남극해
바다는 정복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현장이다. 이 소설은, 전인미답의 거친 해역 ‘남극해’를 무대로 선원들과 ‘남극이빨고기’ 두 생명체간 치열한 사투와 응전을 그리고 있다. 뭍에서의 상처와 기억을 버리고, 자본의 욕망에 포획된 인간 군상들이 대자연의 힘에 굴복해 바다에 묻힘으로서, 역설적으로 영원한 삶을 얻는 지난한 과정을 긴박하게 서사화 한다. 유용한 기초해양상식과 조업현장 선박운항기술들이 전편에 깔린 이 소설은 말한다. 생명과 죽음, 그 양가성(兩價性)이 공존하는 문제적 장소인 바다, 그럼에도 인간들의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