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
“남자들은 정말 변할 수 없는 존재일까?”
페미니즘의 대표 지성 벨 훅스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에 이어 선보이는 또 하나의 명저!
미국에서 2004년에 출간된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벨 훅스의 숨은 명저다. 흑인 여성운동가로서 백인 여성들의 페미니즘 운동이 지닌 한계를 지적하며 페미니즘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던 훅스는 계급과 여성에 초점을 두었던 앞선 저서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남성과 남성성이라는 주제에 다가선다.
가히 ‘페미니즘의 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여성들의 목소리가 뜨거웠던 2016년부터 페미니즘 책들이 우리 서점가에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페미니즘이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열렬한 지지와 환호를 받은 반면, 대다수 남성들과 일부 여성들에게는 아직 페미니즘에 대한 여러 오해와 편견이 있는 듯하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사람에 대해 남성을 적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 훅스는 그동안 수많은 페미니즘 책들에서 남성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표현되긴 했어도 여성과 남성이 화해하는 법을 생각해보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는 점을 꼬집는다.
페미니즘 논의의 중심에 여성들만 있어야 할까? 이에 대해 훅스는 단호히 아니라고 말한다. 페미니스트 저항에 남성들이 깊숙이 참여하지 않는 한 성차별, 성착취, 성적 억압은 분명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다수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들에 대해 논의하는 일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남성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사실은 남성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다고 훅스는 지적한다.
훅스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여성과 남성이 한데 어울려 살 수 있는 세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은 남성이란 존재가 아니라, 가부장적 남성성을 형성해온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가부장제다. 훅스는 우리 문화 속 모든 가부장적 원칙과 성차별적 개념, 남성중심주의를 겨냥해 시종일관 날선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