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취미가 절실해서
로봇 장난감 수집 생활 7년 차의 고백
“취미가 있어 얼마나 행복한가!”
플라스틱 조립 로봇을 좋아한 아이는 로봇 프라모델 만들기를 좋아하는 어른이 되었다. 좋아함을 멈춘 적이 없지만, 어느 순간 그 마음을 감추었다. 어쩐지 유치해 보이는 것 같아서다. 그런데 이제는 동네방네 로봇 장난감을 좋아한다고 떠들고 다닌다. 이 취미가 가져다준 유익이 크고, 무언가에 진심일 수 있는 인생이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되어서다.
거침없이 결제하는 물품 중엔 로봇 장난감이 있다. 어른이 됐다고 경제적 사정이 늘 자유로울 순 없지만, 적어도 몇만 원 정도인 장난감에선 상당히 자유로울 수 있다. 장난감을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고, 도착한 택배를 까는 단계 단계마다 어른 됨의 참된 자유를 깨닫는다. 거듭되는 구매 경험에도 살 때마다 짜릿하게 자각한다. 아 이게 어른이구나. 그래, 나는 이것을 위해 돈을 벌어 온 것이었다. (p.6)
“너는 몇 살인데 아직도 장난감을 갖고 놀아?”에서 ‘너’를 맡고 있는 수집 생활 7년 차, 사회생활 8년 차 직장인. 워라밸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 중 하나로 여기며 정장 입는 직장은 쳐다도 안 보고 살아왔다. 본업은 글쓰기와 영상 제작. 취미는 장난감 조립, 특기는 시간 낭비, 장래희망은 에세이스트…였으나 이 책으로 이뤘기 때문에 스토리를 창작해 써 보는 걸로 바꿀 예정.
프롤로그: 어른의 ‘돈쭐’을 보여 주마 005
누구나 낭만은 하나쯤 017
인생 첫 프라모델은 구멍가게에서 024
〈로봇수사대 K캅스〉를 아세요? 032
내 취향을 닮은 나의 물건들 039
찐따는 중앙선을 넘을 수 없어요 046
다시 만난 500원짜리 장난감 053
취미가 절실한 인생 059
조립의 완성은 사진 067
디테일 올리는 건 어려워 068
지루한 부분을 견디는 일 077
취미는 ‘장비빨’ 088
너무 리얼한 건 매력이 없다 096
일부러 좀 망가뜨렸습니다 103
로봇 얼굴 생긴 걸로 싸우는 사람들 104
흥분한 오타쿠를 보는 머글의 시선 113
뉴비의 취미도 취미인 걸 118
세트로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127
중고가 훨씬 비싼 이상한 시장 131
중고거래 사기 참교육 시전하기 139
직장인 2대 허언 146
끔찍한 경험으로 남은 덕업일치 156
로봇도 조연이 있죠 165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나요: 그레이트 합체 로봇 166
25년 전의 나는 몰랐지, 이런 장난감을 갖게 될 거라고 175
먼지가 쌓이더라도 괜찮아 183
에필로그: 타인의 세계 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