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하는 나날들
파멸의 질병도 허물지 못한나의 서사, 나의 삶한 소설가가 조현병이라는 파멸적인 정신질환으로 고군분투하는 세계로 친절히 이끄는 책이다. [타임], [NPR], [시카고 트리뷴] 등 20여 개 주요 매체에서 2019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조율하는 나날들』은 정신질환으로 아스러진 일상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꿰매고 엮은 나날들을 이야기한다. 저자 에즈메이 웨이준 왕은 예일대에 입학했으나 정신병동에 입원했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한다. 이후 스탠퍼드대를 들어가 졸업 후 스탠퍼드대 뇌 영상 연구원으로 일했고, 2016년에는 『천국의 국경』으로 소설가로 데뷔해 문학잡지 [그랜타]에서 선정한 ‘40세 미만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21인’에 뽑혔다.이 책에는 양극성장애를 진단받고 8년 만에 조현정동장애라는 새로운 진단을 받기까지의 여정, 정신질환자로서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것에 대한 서글픈 고뇌, 병에 따라 계급이 결정되는 정신병동의 현실 등 정신질환이 저자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생생한 고통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또한 개인적 서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비자발적 치료 논쟁, 조현병과 범죄 사건, 정신질환을 겪는 학생을 위한 대학 시스템 부재, 정신의학의 바이블 DSM에 따른 진단과 그 한계 등 정신질환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지식을 본인이 직접 경험한 맥락에서 부드럽게 녹여 내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숱하게 배제되고 소외된 정신질환자의 목소리를 크고 또렷하게 들려줌으로써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 준다. 내면의 고통이나 삶의 장애물로 신음하는 사람들이라면, 정신질환에 맞서는 저자의 단단하고 의연한 태도를 목격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고 포용하는 법을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