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베란다에서 이불 털다 창밖으로 추락함. 후유장해 진단금 3억” 주인공 ‘김지섭’은 보험조사원으로 (손해보험사의 위임을 받은 손해사정 회사의 보험조사원) 보험금 지급 결정을 위해 사고 현장이나 병원을 방문하여 사고의 고의성 여부를 조사하는 일을 한다. 그는 고객에게 뇌물을 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조사 결과를 조작해서 보고하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물. 어느 날 고객 ‘박연정’의 사고를 조사하면서 김지섭은 묘한 의문에 빠진다. ‘박연정은 이불을 털다 창밖으로 떨어진 것일까? 스스로 뛰어내린 것일까?’ 사고를 조사할수록 김지섭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섬뜩한 진실에 한발씩 다가서게 되고……. 이후 걷잡을 수 없는 일들이…….더욱 지능화된 ‘보험사기’ 1조 원 시대 도래숨소리조차 빨아들이는 긴장감 넘치는 범죄 미스터리로맨틱 판타지 『은하수의 저주』 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작가 김정금의 변신은 여러 면에서 신선하다. 2023년 현재 보험사기 1조 원 시대.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보험사기’란 꽤나 굵직하면서도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우리 사회의 치부를 입체적이고도 리얼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거액의 보험금을 향한 인간의 탐욕과 잔혹함을 철저하게 고발한다. 물론 범죄 미스터리 소설답게 독자들의 숨소리조차 빨아들이기 위한 고급 장치들도 여럿 숨겨두었다. 독자들은 숨겨진 단서들을 하나씩 모아 퍼즐을 맞춰가는 내내 이야기에 푹 빠져 끝없이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라. 당신 주변에 보이는 이는 누구인가. 끊임없이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참. 사람이 돈 때문에 저러고 싶을까도 싶고, 한편으론 딱하기도 하더라니까.”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