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
점쟁이가 되고 싶었던 점쟁이!
창광 김성태는 ‘점쟁이가 되고 싶었던’ 점쟁이다. 역술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이 명리 공부를 시작한 그는 이론과 실전 능력을 겸비한 몇 안 되는 명리학자 가운데 하나다.
정밀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을 들여다보고 탐문해 가는 그에게는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 이는 35년 이상 명리학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갈고닦은 내공이 일신에 정갈하게 갈무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그의 여정을 담고 있다. 1장에 실린 젊은시절 신기 어린 경험들, 가림들과 동행하며 길 떠나는 장면들, 유명 법사였던 아버지에 대한 얘기들은 아련하고 신비롭다. 이성과 논리로 선뜻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많다.
2장에는 점을 치고 굿판의 법사가 되어 경을 읊으며 만난 뭇사람들, 무당들의 얘기가 펼쳐진다. 벼랑 끝에 선 듯한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고 위로하며 함께 길을 찾는 이야기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3장에 실린 창광 자신의 얘기는 현실과 신비를 오간다. 혼자混自, 창광猖狂, 나로 구분하여 현실 너머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그만의 세계를 궁구한다. 각각의 역할을 보며 현재의 저자를 유추해볼 수 있다. 생략과 함축이 많아 일견 선문답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대가다운 기운도 물씬 풍겨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