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금 베트남에서 가장 주목받는 도빅투이 작가의 대표작, 한국 최초 번역!
베트남 산악지대 소수민족인 몬족의 악랄한 영주, 그 아래 자유와 평등을 꿈꾸는 여성들…
몬족의 문화와 관습, 역사를 섬세하게 그려낸 매혹적인 명작!
2021년 국내 최초로 동남아시아 근현대문학 출판 사업을 시작한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를 발간한다. 동남아시아문학총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호평받은 근현대문학 명작을 선별해 우리말로 번역한 도서로,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공통의 정서를 담고 있다.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로 출간된 베트남 소설 『영주』(원제 Chua đat, 2015)는 베트남의 최북단인 하장성 옌민현 드엉트엉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몬족의 영주(領主) ‘숭쭈어다’에 대한 전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약 200년 전 인물인 몬족의 포악한 우두머리 숭쭈어다는 여성을 소유물로 삼고,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을 돌기둥에 매달아 공개 처형을 일삼는 등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흉악한 영주였다. 그의 삶은 사형을 집행하는 돌기둥에 얽힌 사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소설 『영주』는 숭쭈어다가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중심으로, 그에 매어 살면서 자유와 평등을 갈구한 여성들의 삶,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민중의 봉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쉴 틈 없이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 속에서 몬족의 문화와 관습, 역사와 함께 ‘파멸을 부르는 인간의 탐욕’과 ‘여성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저자소개
1975년생.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 최북단 지역인 하장성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94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해 소설에서 에세이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 중이며, 베트남 주요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베트남 국민 작가다. 베트남 국방부 정치총국 산하 [군대문예] 잡지사에서 부편집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창작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다. 1994년 19세 때 단편소설 『회색 구슬 목걸이』가 [띠엔퐁신문]에 게재되며 문학의 길로 들어섰다. 이듬해인 1995년 띠엔퐁신문 신춘문예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1999년 [군대문예] 단편소설 1등상, 2012년 베트남소수민족예술문학회 산문 1등상, 2014년 하노이예술문학연합회 소설 1등상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유수의 문학상을 다수 받았다. 소설 『영주』 이외에도 산문집 『꽃이 노랗게 피어 있을 때』, 단편집 『돌 울타리 뒤쪽에서 울린 피리 소리』, 소설 『심연의 고요함』 등을 발표했다.
목차
작가의 말
1. 7월 장맛비는 나무 끝을 적시는데
먼 길 떠날 몬족의 새색시는 상념에 잡혀…
2. 몬족 사나이는 몬족 아가씨와
둘이 서로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을…
3. 내 발걸음은 집으로 향하고 있으나
영혼은 너의 허리춤에 아직 잠들어 있다네
4. 하늘이 컴컴해져도 무슨 일로 컴컴해지는 줄을 모르는데
하늘이 컴컴해지니 덩치 큰 소도 하늘이 어둡게…
5. 몬족 사나이는 산꼭대기에서 몬족 아가씨와 사랑을 나누고
발아래 구름은 해님을 스치듯 지나가니…
6. 나는 너에 대한 사랑을 멈추고
너는 나에 대한 사랑을 멈추네
너는 잡았던 내 손을 놓고 내 등을 껴안지 않으니…
7. 네 집 대문 앞에 다 자란 아마초가 있는데
벌이 방금 찾아왔다네…
8. 등을 돌려 땅에 대항하고
가슴을 돌려 하늘에 대항한들
언제 사랑하는 마음을 알 수 있을까?
9. 날이 밝았다더니 어디가 밝더냐
지붕 틈바구니만 겨우 밝은 것을…
10. 나는 너를 버리지 못했건만
너는 쯔쯔새가 새 집에서 울듯 나를 버렸으니…
11. 서서히 죽고 나면 몸이 굳어질 것이니
응온나무 마른 잎사귀 아래서 바로 죽을 것이니…
12. 나는 너를 좋아하지만 너와 결혼할 수 없고
너는 나를 좋아하지만 나와 결혼할 수 없으니…
13. 산은 오빠와 저를 오랫동안 갈라놓을 수 없으나
땅은 오빠와 저를 수년간 갈라놓을 수 있다니…
14. 내 너에게 작별을 고하나 네가 모를까 걱정이나
네가 나에게 작별을 고하면
난 너를 나무둥치를 휘도는 시냇물처럼 보내주리라…
15. 만약 이 몸이 이슬방울이라면
나는 낭자의 손바닥에서 녹게 해달라고 하리다…
16. 나는 남고 오빠는 떠나니
벌레가 갈댓잎으로 집을 지을 때 오빠는 떠나요…
17. 부모는 삼일장을 치르고 나서
너를 가져다가 동산에 묻을 것이라니…
18. 내일은 아침밥을 빨리 해 먹고
내 동생을 잔디 언덕에 갔다 파묻으려니…
19. 곧게 솟은 좋은 길에는 신발을 신고
평평한 길은 줄 엮는 데 편리하니…
옮긴이의 말
도빅투이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