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내게 안아봐도 되냐고 물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서서히, 그러나 철저하게 앗아가는 조현병과의 사투상실 후 찾아온 겹겹의 슬픔과 자매애, 그리고 회복의 섬세한 기록* 출간 즉시 아마존 조현병 분야 1위 에세이 *이 책은 조현병 환자인 언니를 둔 한 여동생의 회고록이자, 의료 사회복지사로서 우리 사회가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방식을 탐구한 에세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언니의 조현병 증세를 겪었던 저자는 조현병의 징후와 증상의 심화, 그리고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를 당사자로서 이야기한다. 한때 작가를 꿈꾸었던 저자는 언니가 사라지면서 그 꿈을 접었지만, 이제 글로서 사라진 언니를 되살리고, 조현병 환자의 가족으로 사는 것의 의미를 진솔하게 풀어내는 것이다.카일리 레디의 언니 케이트가 실종된 것은 2014년 1월 8일, 카일리의 생일을 사흘 앞둔 날 밤이었다. 언니가 사라졌다는 전화를 받은 카일리는 그 소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언니는 늘 사라졌고, 엉망이 된 모습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마지막 순간, 언니가 남긴 것은 필라델피아의 벤저민 프랭클린 다리에 서 있던 보안 카메라의 사진뿐이었다. 10대부터 조현병으로 고통받아온 언니는 한때 카일리의 세상 그 자체였지만, 동시에 카일리의 삶을 위협하는 가장 두려운 존재이기도 했다. 조현병이 발현되기 전 언니는 누구보다 인기가 많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사춘기를 겪으며 서서히 변해가다가 두부 외상이라는 결정적인 사건을 겪으며 완전히 낯선 사람으로 변했다. 카일리는 언제나 언니처럼 되기를 꿈꾸면서도, 언니가 이성을 잃고 난동을 피울 때면 문을 의자로 막고 그 시간이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랐다.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유행을 선도할 정도로 자신감 넘치던 언니를 동경하면서도, 언니가 혹시라도 자신의 지인을 해코지할까 봐 두려워하기도 했다. 애정과 공포라는 양가성을 띤 두 사람의 자매애는 “한번 안아봐도 되냐”라는 언니의 마지막 부탁조차 두려움을 품고 받아들여야 했던 저자의 경험에 뚜렷하게 각인되었다.언니가 떠나고 9년, 사라진 언니보다 나이가 많아진 저자는 불안정했던 언니의 삶을 되돌아보며 언니가 왜 조현병에 걸렸는지를 절박하게 탐구하며, 결정적인 순간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자책하며 정신질환 환자들을 보살핀다. 또한 시신조차 찾지 못한 “모호한 상실”을 겪으며 조현병 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 임상 실습 과정에서 직접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사례와 최신 연구들을 소개한다. 조현병이라는 정신질환의 의료적, 사회적 의미를 탐구하며 자매 사이의 애틋한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이 책은 정신질환자의 가족은 물론 상실을 겪은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