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만약 생식 과정에서 더 이상 남성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면?
논쟁적이고 도발적인 소재가 ‘사회학적 과학소설’의 형태로 태어나다
1978년 처음으로 인공수정을 통해 루이즈 브라운이라는 여성이 태어난 지도 벌써 40년이 흘렀다. 그사이 인공수정은 보편적인 난임 시술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 외 인간 배아에 대한 연구는 논쟁만 분분한 채 투자도, 법규도 머뭇거리고 있는 분위기이다. 어쩌면 세상은 과학의 발전보다 사회의 발전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생명과학을 다룬 소설과 영화들도 과학 자체보다는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결과에 더 주목할 때가 많다.
영국에서 출간된 장편소설 『XX』 또한 간단해 보이는 생명과학 신기술에 대한 인간 사회의 대응을 상상한다. 두 명의 여성에게서 추출한 난자를 서로 결합시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기술이 가능해졌을 때, 현실은 어떻게 소용돌이치기 시작할까? 역사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남자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논쟁적이고 페미니즘적인 소재가 ‘사회학적 과학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다각도로 예리하게 형상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