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복잡성에 빠지다

복잡성에 빠지다

저자
지용구
출판사
미래의창
출판일
2019-05-03
등록일
2019-05-17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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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복잡성에 빠져 갈 길을 잃은

한국 사회에 던지는 통렬한 비판!



우리는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급격하게 2, 3차 산업혁명을 완수했으며, 대량생산 체제하에서 빠른 추격자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아울러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현실은 4차 산업혁명에서 독일, 미국, 일본 등에 밀리고 새로운 추격자인 중국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성장은 정체되고 빠른 추격자에서 시장 선도자로의 태세 전환은 요원하기만 하다.

우리나라가 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까? 연세대 산업공학과 지용구 교수는 신간 ≪복잡성에 빠지다≫을 통해 그 핵심적인 원인을 우리 사회와 경제 곳곳에 쌓인 ‘복잡성’에서 찾는다. 즉, 우리 기업들이 창의적인 지식과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낮은 인건비와 기존 기술이 통용되는 시장에서 빠른 속도만 추구하는 성공 방정식에 취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의 빠른 추격자로서 그동안 우월적 효율성을 통해 거둔 성공과 동시에 축적된 복잡성이 오히려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복잡성은 우리를 외부 환경 변화에 무감각하게 만들고, 프로세스의 노예로 삼아 어리석음에 빠지게 하며, 눈을 멀게 하여 나쁜 이익에 빠지게 만들고, 보이지 않는 비용을 증가시켜 수익성을 떨어뜨리며, 이미지를 망쳐 놓아 가치를 떨어뜨리고, 카리스마가 리더십인 줄 알게 하며, 창의적인 사람을 일상의 업무에만 몰두하게 해 바보로 만든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우리 내부에 쌓인 복잡성의 실체와 폐해를 분석하고, 복잡성과의 전쟁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제시한다.



복잡성의 덫에서 벗어나 생존하는 법,

빼고 줄이고 단순화하라



우리는 너무나 많은 복잡성에 빠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복잡성이라는 두꺼운 옷들에 겹겹이 둘러싸인 채 세상의 온도 변화에 무감각해져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 책에서 복잡성은 “시스템의 구성 요소 수와 그 구성 요소 간의 다양한 관계, 그리고 구성 요소와 관계들의 변화”를 말한다. 복잡성의 반대되는 말은 단순성(simplicity)이다. 단순한 시스템이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꼭 필요한 구성 요소와 관계들로 이루어졌다면, 복잡한 시스템은 다양성, 상호 의존성, 불확실성이 높아 목적 달성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에 따라 복잡성은 흔히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거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저자는 복잡성이 커져서 서로 다른 요소와 상호 작용하여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혼란 상태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복잡성은 이익을 낮추고 조직 내부의 동기를 저해하며 불필요한 자원을 쓰게 만들지만, 성장 지향적인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은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복잡성이 주는 이러한 폐해에 눈감거나 아예 인식하지 못한다. 이는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복잡성에 사로잡혀 직무상 불필요한 업무를 과도하게 처리하는 상황을 당연시한 장시간 노동 관행과, 1945년 이후 18번의 큰 변화 속에 그 누구도 정체성을 알 수 없을 만큼 복잡하게 변해버린 대입 제도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이러한 복잡성의 폐해들을 기업의 전략(2장), 다다익선에 갇힌 제품과 서비스(3장), 기업 조직과 커뮤니케이션(4장), 프로세스(5장)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마지막 6장에서는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해 이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전략의 복잡성은 명확한 전략을 통해 고객에게 어떻게 제대로 된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된다.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도 기업들은 기존 전략에 대한 집착, 불안감, 확신의 부족으로 인해 복잡한 전략을 고집한다. 이는 고객에게 잘못된 가치를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자동차 ‘아슬란’이라는 모델의 실패다. 고객은 새로운 디자인도 아니고 기능이 월등히 뛰어난 것도 아닌 이 차에서 새로운 경험적 가치를 찾을 수 없었고, 소유를 통한 의미적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 이는 내부의 눈으로만 시장을 바라봐도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고, 고객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의 성공 방식을 답습하는 문화가 만들어낸 복잡성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의 원클릭, 애플의 노 버튼, 넷플리스의 원폴리시(모든 것은 단 하나 ‘넷플릭스에 가장 이로운 방향으로 행동하라’는 정책)까지 복잡성을 이기고 살아남은 기업들의 비결



이와 달리 아마존, 애플, 넷플리스처럼 복잡성의 폐해를 일찌감치 깨닫고 이를 제거함으로써 성장과 혁신을 이룬 기업들도 있다. 아마존은 고객 가치 전달 과정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그 이익이 고객에게 돌아가도록 최저가의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경영 전략을 추구했다. 또한 원클릭 주문이라는 단순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했다. 스티브 잡스는 파산 직전에 몰렸던 애플을 부활시킨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순화를 통해 핵심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모든 곁가지를 없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나온 아이팟, 아이폰 등의 제품에서 우리는 단순화의 가치를 보게 된다. 넷플릭스도 미디어 공룡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여전히 파괴적 혁신으로 미디어 시장을 흔들고 있는데, 그 파괴적 혁신을 이끄는 핵심 운영 원칙은 기업 내의 복잡성 증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창의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복잡성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들에 대한 예방이나 해결 방법론이 수많은 논문과 책을 통해 제시되어왔다. 조직에 대한 방법론들은 주로 인사, 조직, 리더십, 혁신 분야에서 제시되었으며, 제품/서비스와 프로세스는 생산성 향상과 최적화를 위한 산업공학 분야에서 제시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방법론들을 복잡성의 관점에서 증상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데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복잡성의 여러 증상을 통합적으로 다루어야 함에도 국지적인 증상들만 개별적으로 다루었다. 그에 따라 문제점들을 실제보다 작게 보거나 원인 파악을 잘못해서 그릇된 대응 방안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는 그 복잡성으로 인해 문제점을 무시하는 현상들도 나타났다. 따라서 이제는 복잡성과의 전쟁을 즉각적으로 펼치는 것이 중요하며, 복잡성의 정도에 대한 진단과 올바른 자각이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거의 의식하지 못하거나 의식하더라도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복잡성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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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여전히 투입에 대한 고민은 적고 산출만 증가시키라는 요구가 팽배하다. 그 결과 노동의 질적인 측면이 떨어져 낮은 효율성으로 줄어든 산출을 장시간의 노동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결국 모든 것이 직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상이 당연시되고 그 속에서 여전히 삶의 여유가 없다. 따라서 투입을 줄이고 산출을 늘리는 것이 노동생산성 향상의 답이며, 이를 위해 우리 사회 내에 쌓인 ‘복잡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본문 17쪽)



개별적인 전형들의 전체 집합체인 대학 입시 제도는 지나친 복잡성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변모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가속화시키고 입시 학원이라는 불가사리 괴물을 양성하며 다양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한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다시 말해, 현행 대학 입시 제도가 추구하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인재 선발이라는 목표는 복잡성 폐해 때문에 이제는 달성할 수 없는 것이 되었고 제도의 타당성마저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본문 19쪽)



21세기에도 여전한 우리 사회의 장시간 노동은 기업들이 고객 해결 과제(jobs to be done)를 위한 직무보다 부가적인 일들에 지나치게 중독되어 기업 내에 쌓인 복잡성에 근본 원인이 있다. 즉, 복잡성에 사로잡혀 직무상 불필요한 업무를 처리하는 상황을 당연시한 것이 바로 장시간 노동이다. 복잡성은 늘어난 일 처리와 다양해진 업무들에 스며들어,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자에게 불필요한 장시간 노동 강요를 통해 직무착취(job impoverishment)를 하고 기업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과 손해를 발생시킨다. (본문 35쪽)



전략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원인은 지나친 전략 변화, 너무 많고 불명확한 전략(우선순위의 혼선), 복잡한 전략 계획 프로세스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는 우리 기업이나 조직들에서 익히 봐온 것들이다. 현재 많은 기업들에서 연차 전략 수립(계획과 예산)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고 있으며, 심지어 16주(1분기)의 시간을 전략과 관련된 계획을 준비하는 데 사용할 때도 있다. 즉, 1년에 4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을 앞으로 해야 할 행동들을 미리 정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데 정작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본문 52쪽)



팬택이 법정관리에 도달하게 된 것은 제품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고, 제품이 팔리지 않은 것은 고객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팬택의 스마트폰 가격이 고객의 기대 가치에 비해 시장에서 과도하게 높았던 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며, 이러한 고가 정책은 제품 개발 시 고객 가치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부족한 데서 비롯됐다. 기술 중심의 벤처 제조 기업으로서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룬 과도한 자신감으로 인해 개발자 관점에서만 고객 가치를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쌓인 복잡성 때문에 제대로 시장을 바라보지 못한 것이 결국 팬택의 발목을 잡았다. (본문 84쪽)



이익 추구 전략에 복잡성이 쌓이면 기업은 좋은 이익과 나쁜 이익에 대한 고려 없이 무분별하게 이익을 추구하여 결과적으로 나쁜 이익에 중독되고 만다. 왜냐하면 이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에 따라 눈앞의 이익을 위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비용으로 간주하여 취소하거나 뒤로 미루며 무분별한 원가나 비용 절감 정책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이익 달성 과정에서 고객 배려는 없어지고 목표 이익만 남아 고객 가치의 훼손이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이로 인해 기업 이익이 일시적으로 증가하지만 그것에 취해 더욱더 나쁜 이익에 빠져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본문 96쪽)



기업의 기술 전략에 복잡성이 증가할 때 나타나는 현상들은 먼저 지나치게 많은 연구 인력을 보유하면서 그 인력과 기업의 기술력을 동일시하려는 경향이다. 또한 개발자들이 고객의 니즈를 넘어서는 지나친 성능의 기술이나 변화하는 고객 니즈와 상관없는 기술 개발에 치중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들이 반복됨에 따라 점차 기업은 기술 중심적 문화로 변화하여 혁신 그 자체만 추구하고, 현재 목표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수익성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기술만 보유하게 된다. (본문 108쪽)



조직 내 복잡성이 증가하면 전략적 우선순위에 의해 자원을 할당하는 게 아니라, 조정과 타협을 통해 조직 전반에 걸쳐 자원을 얇고 넓게 분산시키려는 경향이 팽배해진다. 이것은 복잡성으로 인해 개별 프로젝트 또는 과제 간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 어렵게 된 점도 있고, 개별 프로젝트를 검토하면서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좋은 활동은 모두 추진한다는 식의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문 166쪽)



리더는 자신이 판단하기에 조직 내외에 충분히 리더십을 제시하고 조직을 이끌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직 구성원들은 리더가 보여주는 리더십이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복잡성의 측면에서도 리더는 조직의 내외적인 복잡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줄이기 위한 명확한 리더십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낡은 리더십으로 스스로가 복잡성이 되어서 조직의 혁신을 방해하고 궁극적으로 쇠락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본문 180쪽)



유교적 기업 문화 속에서 하향식(top-down) 경영 방식을 통해 성장한 현대자동차는 시장 내 추격자로서 효율성과 생산성 극대화 전략으로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고, 이는 유교적 리더십의 유효성을 어느 정도 증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에어런스는 글로벌 시장의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입장이 바뀐 지금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십이 기존 리더십과 계속 충돌하는 문제를 지적한다. 상명하복의 유교적 문화와 자율 속 혁신을 추구하는 문화 간 충돌이 기업 내 리더십에 의해 조화롭게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불명확한 리더십에 의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본문 182쪽)



21세기 기업은 현실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그런 임무를 수행하는 동력은 우수한 인적자원들이며, 그들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 평생 학습 능력, 지적 호기심과 자발성, 협업 능력, 디지털 역량 등이다. 이러한 능력을 갖춘 인재들은 복잡한 입시 제도가 아니라 양질의 대학 교육을 통해서만 배출될 수 있다. (본문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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