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아트, 분필로 꿈을 그리는 여자
아이가 잠든 10시 엄마의 꿈은 펼쳐진다!
일과 육아 사이에 끼여 전쟁 같은 하루를 사는
평범한 대한민국 아줌마가 고무장갑 벗고 창업한 리얼 스토리!
마흔의 여자는 두 부류로 나뉜다.
마라톤 출발선에서 ‘탕!’ 소리와 동시에 뛰기 시작하는 여자,
뛰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여자.
나는 어디에 서 있는 여자인가?
가장의 정년이 빨라지고, 청년도 취업하기 힘든 대한민국에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재취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주부들은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도 창업 한 번 해볼까?’ 주부들은 창업이라고 하면, 프랜차이즈 업종을 떠올리거나 남들 눈에 고상해 보이는 디저트 카페, 꽃집, 공방 등을 떠올리지만 사실 창업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프랜차이즈 업종은 본사의 횡포에 휘둘리는 게 현실이며, 고상해 보이는 업종은 사실 막노동과 다름없다. 게다가 주부의 창업은 가사와 육아가 어느 정도 병행할 수 있을 정도의 일이어야 가능하다. 이 책 《초크아트, 분필로 꿈을 그리는 여자》는 공방 창업의 허와 실, 그리고 제대로 창업을 준비하는 방법과 9년 차 저자의 베테랑 운영 노하우를 담았다.
그리고 육아. 워킹맘이 힘든 이유는 육아 콤플렉스 때문이다. 아이 소풍 날, 김밥 전문점 표 김밥을 정성스럽게 세팅하고, 예쁜 포크를 꽂아 최대한 ‘엄마표 김밥처럼 보이게 하기’ 내공을 지닌 저자는, 저자에게 최적화한 가장 효율적인 육아를 하고 있다. ‘우리 엄마 정말 멋져요!’라는 말을 들은 엄마라면, 반은 성공했다고 감히 말해도 될까? 저자의 육아 노하우가 이 시대의 워킹맘들에게 즐거운 육아 비법이 되길 희망한다.
불안한 워킹맘, 다시 일하고 싶은 경단녀…
내가 과연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이 시대의 경단녀와 워킹맘에게 전하는,
초크 아티스트 김소현의 당당하게 사는 법
언제나 내 품에 있을 것 같은 작은 아이들도, 때가 되면 둥지를 떠난다. 그때를 허망해하기보다, 지금 바로, 잊고 있던 내 꿈을 찾아보자.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 내가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일에 망설이지 않길 바란다.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며, 초크아트 공방 창업에 도전해 현재 9년 차 베테랑 사업가가 되었다. ‘이 짓을 계속해야 하나?’워킹맘이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은 그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아줌마 특유의 당차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인생을 채워가는 서른아홉의 여자, 김소현의 이야기가 마흔 앞에서, 또는 경력 단절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탕 소리와 함께 뛰기 시작하는 여자로 만들어줄 것이다.
〈책 속으로〉
책을 출간하면 여성들의 작은 창업을 지원하는 봉사도 하고 싶고, 지금 배우고 있는 줌바 댄스 강사 자격증을 따서 재능 기부도 하고 싶다. “그런 건 20, 30대에나 하는 거 아니야?”라고 물을 수 있겠다. 하지만 팔다리 잘 움직이고, 음악에 맞춰 춤출 수 있는 지금 늦은 건 없다. 어르신들에게 나는 젊은 40대 강사가 될 수 있으리라. 최근에 초크아트와 워킹맘을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초크아트를 배우고 싶어 하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누구나 와서 즐겁게 배우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아들과 미국 여행을 하고 싶다. 이렇듯 나에게는 아직도 수많은 꿈이 있다. 지금의 내 도전과 노력이 미래를 만든다. p.23
결혼 전에는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 러나 결혼의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결혼 3년 만에 두 아이 출산, 끝이 없는 육아와 살림. 게다가 밤늦게야 퇴근하는 남편은 내가 집에서 말도 안 통하는 아이와 얼마나 씨름했는지 알턱이 없었다. 양가 경조사를 챙기는 것도 오로지 주부인 내 몫이었다. 그러나 분명히 주위에는 나처럼 아내로, 엄마로, 딸로, 며느리 로 살면서도 당당하게 경제 활동을 하는 여자들이 있었다. 나는 그녀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 모든 역할을 해내면서 돈도 버는지, 부럽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 그녀들도 나와 같은 아이 딸린 주부일 텐데 말이다. p.28
시대가 변해도 육아는 여전히 엄마의 몫이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하던 일과 꿈을 내려놓은 여자는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로 살게 된다. 종일 육아와 집안일에 힘을 쏟고 나면, 정작 나만을 위한 시간은 사라지고 없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정체성이 흔들리고, 나답게 사는 건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되고 만다. 예쁘게 화장을 하고, 하이힐 신고 출근해서 회의록을 작성하던 최 대리, 김 과장, 박 팀장은 이제, 정신없고 육체노동뿐인 집안일을 하며 내 이름을 불러주는 건 택배기사뿐인 일상을 산다. 내가 이러려고 힘들게 공부하고 취직해서 아등바등 살아왔나? p.42
초크아트를 배울 때는 내가 사업까지 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배울수록 초크아트의 매력에 빠져들며 사업적인 확신이 생겼다. 그러다 내 초크아트 사랑은 곧 7개월의 큰아들을 두고 3주 간 호주로 떠나게 했다. 이미 초크아트 전문가 과정을 마치고 공방까지 운영하고 있었지만, 호주에 있는 모니크 선생님의 수업을 꼭 듣고 싶었다.
왕복 200만 원에 가까운 비행기 값, 400만 원이 훌쩍 넘는 수업료 그리고 생활비까지 하면 천만 원가량의 비용이 들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결국 큰아들을 시어머 니께 맡기고, 더 큰 꿈을 위해 호주의 ‘모니크 캐논 초크아트 스쿨’에 등록했다. p.64
집안일을 끝내고 혼자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 이젤 앞에 앉아 컴퓨터로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맥주 한 캔을 탁 뜯 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나는 주로 떡볶이, 우동, 돈가스, 삼겹살 등을 그린다. 맛있는 음식을 그리다 보면 야식의 욕망 앞에 무릎 꿇고 새벽에 라면을 끓여 먹기도 하는데, 경험상 잠이 쏟아질 때 라면을 먹으면 잠이 확 달아난다. 그리고 나처럼 새벽에 밀린 일을 처리하며 사는 워킹맘 친구에게 새벽 시간을 이용해 메신저로 안부를 주고받기도 한다. p.73
엄마는 힘들다. 아이 둘도 키워보고, 일도 해봤지만, 밖에서 돈 버는 게 제일 쉽다. “아이 볼래, 일할래?”라고 물으면 “일할래요.” 라고 답할 만큼, 육아는 힘들다.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물 온도 맞춰 시간마다 분유를 먹이고, 다시 젖병을 씻어 말리고 소독하는 것도 힘들고, 툭 하면 토하고 뱉어내는 바람에 쌓인 빨랫감을 보면 한숨이 나온 다. 아이가 돌 즈음이 되면 안 그래도 형편없는 요리 실력에 레시피 검색해가며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고, 안 먹으면 ‘맛이 없나?’ 싶어 다시 만들어도 본다. 그러다 문득 거울을 보면 이마에 기름 기 줄줄 흐르는 초라한 여자가 나를 보고 있다. p.84
망하기 직전에 살고자 한 노력이 지금의 ‘위즈 초크아트’를 만들었다. 요즘에는 키워드 광고나 홍보용 전단을 돌리지 않아도 일이 많이 들어온다. 개인 블로그와 SNS를 보고 찾아와 주시니 감사 할 따름이다. 또 왕복 8시간의 부산에서도 초크아트를 배우러 오는 수강생이 있으니, 그때 버티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몸 편한 일, 스트레스 없는 일을 찾으면서 미래가 보장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 지금 당장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고 해서 그만둘 수도 없다. 힘든 상황을 얼마나 지혜롭게, 잘 견디고 버티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 p.100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예쁘다, 신기하다, 금 손이다.”라고 하면 정말 감동스럽다. 사이판에서 높은 사다리에 올라가 그림을 그리는데, 한 외국인이 “베리 나이스!” 하며 웃었다.
그 순간, 사다리에서 중심을 잡느라 아팠던 허벅지도, 올려다 보느라 뻐근했던 뒷덜미도 더는 아프지 않았다. 이게 바로 칭찬도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칭찬의 힘? 작업 후 반나절 정도 바다를 구경한 건 내 노동에 대해 스스로 주는 보상이었다. p.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