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다음 세대가 묻다
“왜 글을 써야 할까요?”
박민영이 답하다
“글을 쓸수록 자신을 알게 되고 자발성을 키울 수 있으며
사회는 건강함이 유지됩니다. 글을 쓰는 자신이 길이 됩니다.”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서른일곱 번째 주제는 ‘글쓰기의 가치는 무엇일까?’이다.
지금 글쓰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쓰기가 왜 필요할까?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별로 필요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의 내용은 2050년엔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지식을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탐구하지 않은 채 사회인이 되어 혼란에 빠지곤 한다.
글쓰기를 10년 넘게 강의한 박민영 작가는 글쓰기가 자기를 발견할 수 있는 길이자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글쓰기는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인 ‘어떻게 나로 살 것인가’와 ‘생각하기’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왜 글쓰기가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글쓰기가 어떻게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살펴본다.
저자의 글쓰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 이 시대에 왜 글쓰기가 더 필요한지, 읽기는 어떻게 쓰기가 되는지, 글쓰기는 왜 몸으로 하는 것인지,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글쓰기가 왜 지력을 높일 수 있는지 그 의미를 자연히 깨닫게 된다. 글을 쓰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글 쓰는 방법도 싣고 있다.
이 책은 글쓰기 테크닉보다 글쓰기의 효용과 가치를 해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글쓰기 테크닉을 익히는 것보다 올바른 자세로 글을 쓰는 것이 더 힘든 일이다. 글쓰기도 사람이 하는 일이어서, 그 태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글쓰기의 효용과 가치를 알고 도전할 때 글을 쓰고자 하는 의지가 더 단단해진다. 자신을 발견하고 사람다움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인문적 글쓰기가 필요하다.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
사람다움을 길러주는 글쓰기의 힘
우리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팟캐스트 등에서 보고 듣고 읽을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왜 지금 다시 쓰기를 생각해야 할까? 저자는 우리가 지식이 아니라 정보가 만연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꼬집는다. 그리고 정보의 바다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할 수 있는 지력을 갖고 있는지 묻는다. 저자는 그 답이 바로 글쓰기에 있다고 한다. 현대문명은 생각하는 손, 즉 글쓰기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공부란 습득을 의미합니다. 거기에는 아무런 의심, 상호작용, 갈등이 없습니다. 그런 공부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수동적입니다. 사실 ‘앎 없는 지식’이란 말은 모순입니다. 앎이 없으면 결국 지식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 ‘정보’라고 해야 옳지요.”
글쓰기는 애기애타(愛己愛他)다. 나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기대나 주어진 의무에 맞춰서 살다가 지친 이들이 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관찰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요즘이다. 저자는 글을 쓰면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이 생기고, 타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세계에 대해 나름의 관점으로 독해하고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글쓰기는 글을 쓰는 사람의 독립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힘이 강력하다. 글쓰기처럼 자발성을 키우는 활동을 많이 해야 자신과 타인을 알게 되고 사랑하고 자신에 대해 만족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을 잘못 읽으면 자칫 남의 생각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글쓰기는 그럴 수가 없다. 쓰려고 읽는다면 읽는 것도 종전과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새로운 생각은 길 위에서 태어난다. 글은 몸으로 쓰는 것이다. 글쓰기는 흔히 정신노동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서 머리만 쓰면 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글쓰기에도 ‘신체성’이라는 것이 있다. 저자는 이 신체성이 정신성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글쓰기는 다리와 손으로, 온몸으로 하는 것이다. “걷다 보면 머리가 스스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방금 쓰다 만 문장들, 논리들이 머릿속에서 복기된다. 두뇌가 어떤 방향으로, 어떤 얘기를 어떻게 풀어 가면 좋을지 검토한다. 그러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나기도 하고, 막혔던 문로(文路)가 뚫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