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해석
꿈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칼 융의 지론이다. 꿈은 당신에게 당신의 삶의 진정한 의미와 당신의 적성, 당신의 운명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당신이 곤경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까지 제시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꿈을 분석하면 당신이 행복에 이를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한다.
무의식의 세계를 처음 발견한 이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였지만, 그 후 무의식의 세계를 더욱 깊이, 더욱 광범위하게 파고든 인물은 오히려 칼 융이었던 것 같다. 융은 그와 동시에 정신분석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강연이나 세미나를 통해 전문가나 일반인에게 가까이 다가서려고 애를 썼던 것이다.
그 일환으로 융은 1919년부터 영국과 알제리 등 세계 각국을 돌면서 강연과 세미나를 자주 했다. 그런 기회를 통해 자신의 심리학 이론은 물론이고 사회와 개인, 종교, 역사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편안하게 털어놓았다.
1925년에 융은 스위스 취리히 심리학 클럽에서 각국의 지식인을 상대로 영어 세미나를 시작했다. 15년 동안 이어진 이 세미나의 일부로 1928년 11월 초부터 꿈 분석이 다뤄졌다. 1930년 6월까지 계속된 꿈 분석 세미나 중 전반부는 『꿈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번역 소개되었고, 나머지 부분을 옮긴 것이 『꿈 해석』이다.
꿈 분석 세미나는 융의 어느 남자 환자가 꾼 일련의 꿈들을 분석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말하자면 분석 치료의 과정을 말로 쉽게 설명하는 식이었다. 45세 기업가인 이 환자는 지적이고, 교양 있고, 점잖은 사람이었다. 신경증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신경질적인 사람이다. 짜증을 잘 내고, 다른 사람의 비판을 극구 피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또 성 생활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 감각 유형인 이 환자는 감정 기능이 열등한 편이었다.
이 환자가 꾼 일련의 꿈들을 분석하면서, 꿈의 상징 세계와 꿈이 환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아낸다.
프로이트의 이론과 다른 부분도 설명된다. 프로이트는 꿈에 나타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융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예를 들어, 융의 어떤 여자 환자가 가족 주치의 존스 박사에 대한 꿈을 꾼다고 가정하자. 이런 경우에 프로이트라면 이 여자 환자의 꿈에 나타난 존스 박사는 바로 여자 환자의 심리 치료를 맡은 융 박사라고 해석할 것이다. 융의 이론은 완전 반대다. 무의식은 말하려는 바를 위장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한다는 것이 융의 주장이다. “자연은 절대로 외교적이지 않다. 자연이 나무를 길러 낸다면, 그것은 한 그루의 나무이지 개를 기르려다가 잘못 기른 나무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은 위장을 하지 않는다. 소변에서 알부민이 검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알부민이 설탕을 위장하고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이 책은 당신이 추구할 인생의 길까지 제시한다. 인격적으로 완성을 이루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정신세계를 더 잘 알게 함으로써 타고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쪽으로 당신을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