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웨덴에서
"날것 같은 시간들도 언젠가 무르익을 것임을 알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엘리가 전하는 스웨덴 라이프
일러스트레이터 엘리는 자신이 살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스웨덴에 남편을 따라 우연히 이주한다. 미디어로 접했던 북유럽의 복지국가 스웨덴은 환상의 나라였다. 그 환상의 나라에 발을 들이면서 느낀 매일매일의 새로움과 인간적인 외로움을 모조리 기록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사진으로 남겼다. 그 오롯한 스웨덴에서의 기록이 한 권의 책 『나의 스웨덴에서』로 묶여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북유럽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엘리가
지구 반대편의 낯선 나라 스웨덴에서 남긴 치유와 사랑의 기록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불리는 스웨덴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몇 가지 키워드가 있다. 최고의 복지국가, 평등한 나라, 세련된 인테리어, 호수, 자연 경관, 피카Fika, 워라밸 등등….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북유럽의 훌륭한 사회복지 시스템과 인권 의식, 그리고 예쁜 인테리어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대해서 종종 듣지만 실제로 그곳에 가서 살리라고 마음먹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엘리는 자신이 살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스웨덴에 남편을 따라 우연히 이주한다. 미디어로 접했던 북유럽의 복지국가 스웨덴은 환상의 나라였다. 그 환상의 나라에 발을 들이면서 느낀 매일매일의 새로움과 인간적인 외로움을 모조리 기록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사진으로 남겼다. 그 오롯한 스웨덴에서의 기록이 한 권의 책 『나의 스웨덴에서』로 묶여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엘리는 원래부터 그림을 직업으로 삼던 사람은 아니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집을 꾸미고 예쁜 소품을 만드는 등 소소한 작업의 과정을 블로그에 올리며 입소문을 타 팬들이 늘었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려보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에 선뜻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선택하지 못했다. 그러다 현재의 남편과 결혼해 우연히 스웨덴에 정착하면서, 완전히 낯선 언어와 풍경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복지나 평등 같은 광범위한 개념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개개인의 습관에서 탄생한다
처음 살게 된 스웨덴은 추운 나라였다. 더없이 길고 혹독한 겨울에 비해 터무니없이 짧아 아쉬운 봄과 여름. 무엇보다 끝날 것 같지 않은 긴 밤. 따뜻하고 포근한 사계절에 익숙한 사람에게 가혹한 환경에 낯선 언어와 풍경들이 외로움을 부추겼다. 고국에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며 언제나 홀로 동떨어진 이세계에 와 있는 기분을 느끼던 저자는 소박하고 담백한 주변의 사람들을 찬찬히 살피고 관찰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이 나라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스웨덴에 와서 저자가 느낀 것은 복지나 평등 같은 광범위한 개념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개개인의 습관에서부터 왔다는 사실이다. 나와 다른 타인의 행동을 섣불리 평가하거나 어떤 일면을 이유로 전체를 속단하지 않는 것. 스웨덴으로 이주한 작가의 주변에는 온몸에 문신을 한 유치원 선생님도 있고, 전남편과의 이혼 기념일을 챙기는 어학교 선생님도 있으며 열여섯 살 연상의 이혼녀와 사랑에 푹 빠진 청년도 있다. 그러나 아무도 그들에 대해 수군거리거나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평가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다. 작가는 혼자 놀라거나 두근거리고 신기해 하다가 깨닫는다.
“사람들은 모두 다 다르다. 그래서 다 다른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이 사실을 인지하면 다른 사람이 무슨 선택을 하든 놀라거나 걱정하거나 간섭할 이유가 없다. 그동안 내가 다른 사람이 조금 다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놀라거나 걱정한 이유는 습관적인 것이다. 환경이 바뀌어도 내 마음의 습관이 똑같이 작용했던 것이다.”
당신은 행복하게 살고 있나요?
이곳에서 알게된 것은 내 삶과 행복을 직접 꾸며나가는 방식
평균 나이가 서른여섯 살인 사람들이 모여서 피자 한 조각씩을 들고 나무토막 맞추기 게임을 하고, 신나고 떠들썩하게 함께 술을 마시다가도 “피카Fika 시간!”이라는 말 한마디에 모두 조용하게 커피와 달콤한 빵을 즐긴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이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번화가는 없지만 호숫가로 스프를 싸들고 놀러 가거나 버섯을 따러 가는 담백하고 건강한 일상이 있다.
이 책에는 스웨덴의 자연 풍경을 담뿍 담은 정취 가득한 사진과 수많은 인스타그래머들의 사랑을 받은 유니크한 감각이 돋보이는 예쁜 소품들의 사진, 그리고 작가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직접 담아낸 스웨덴의 그림 작품들이 알차게 담겼다. 이 책에 실린 저자의 이야기는 개인적인 에세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행복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책장을 덮으면 밀려오는 뭉클한 감동과 소장 가치는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