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수록 빠져드는 생각독서
호기심에 답하고 기록하며
경계를 넘나드는 12권의 책읽기
★★★★★
저자의 지적 호기심은 우리를 책 내용뿐 아니라 연관된 다양한 세계로 안내한다.
― SK 와이번스 주식회사 사장 류준열
단순히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통찰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 한국맥도날드 사장 조주연
독서의 맛, 발견은 유쾌하고 통찰은 흥미롭다
다른 사람들은 책을 어떻게 읽을까? 나는 제대로 읽고 있는 걸까? 그런데 왜 읽고 나서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는 걸까. 어떤 사람들은 너무 재미있어 밤새 읽었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에 빠져들어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느라 만사가 뒷전이라는데…….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떻게 읽는 것이 잘 읽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책을 선택하는 방법, 하나의 주제를 여러 채널을 통해 읽는 방법 등에 관해 이야기하며, 읽고, 찾아보고, 메모하고, 자신의 느낌을 끄적거리면서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을 볼 때 세게 펼치지도 않고 조심스럽게 읽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자는 일단 책을 펼치면 책 표지를 넘겨 가운데 부분을 꾹꾹 누른다고 한다. 편하게 보면서 책과 실컷 놀아보겠다는 의미로 말이다. 눈으로만 읽어 흘려보내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책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저자의 특별한 독서법과, 그렇게 읽은 열두 권의 책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촘촘하게 담겨 있다.
지적 호기심에 답하고 기록하며 ‘생각해낸’ 사실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책이 말해주는 씨앗이 지식을 넘어 삶의 지혜로 발전하는 독서법
책을 읽다가 중요한 단어가 나오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스마트폰을 들고 인터넷을 검색해본다. 그러다 알게 된 이야기들이 더해지고, 그렇게 한 권을 읽고 나면 책이 말하는 것 위에 내가 찾아본 호기심의 결과물들이 얹어져 나만의 책이야기를 얻게 된다.
책이 말해주는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호기심을 발동시켜 보는 것이다. 호기심을 가지면 궁금함이 생기고, 궁금함이 생길 때 잠시 책을 내려놓고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더 알게 된다. 그 이야기들이 책의 이야기와 만날 때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는데, 바로 ‘아하’가 나오는 순간이며 유쾌하고 즐거움에 짜릿해지는 순간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작은 실마리를 붙잡고 관심을 기울여 이리저리 해석해보는 것이다. 이 책은 독서의 맛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들이 좀 더 자신만의 것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책을 읽기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책읽기에 정답은 없지만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를 자신이 정하고 만들어갈 수 있어야 좋은 독서다. 자신만의 책읽기를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독서인데, 책을 대할 때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다면 책을 읽는 방식이 달라져 얻는 것도 달라진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삶의 지혜를 얻는다거나, 인간에 대한 통찰을 얻는다거나, 또는 지금 당면한 어떤 문제를 이해하는 관점을 얻는다거나 하는 저마다의 목적이 있다. 그리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느냐에 따라, 어떤 책인지 파악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며 읽느냐에 따라 읽는 재미와 얻어지는 것이 달라진다. 이런 능동적인 독서가 익숙해지면 스스로의 성장에 놀랄 것이며, 한 권 한 권 쌓일수록 깊어지는 통찰은 진정 독서로만 얻을 수 있는 기쁨이다.
삶의 위로와 이정표가 되는 책읽기
책에 몰입하게 되면 문득문득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다. 호기심을 잔뜩 유발하여 알아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하기도 하고,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주어 행동으로 옮기게도 한다. 이렇게 문득 떠오른 것을, 찾아보고, 뜬금없이 빠져든다.
책을 읽다 보면 내용과는 무관하지만 어떤 단어가 문득 떠오르고, 그 단어를 검색해서 찾아보고 하나씩 알게 되면서 빠져들어 책에 대한 관심이 폭발한다. 속도는 조금 느릴 수 있지만 더 많은 흥밋거리가 있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 책장을 빨리 넘기고 싶어진다.
사실 어떤 책들은 빠져들기까지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배경을 찾아보며, 책에 나온 인물과 사건을 더 알게 되면 책의 내용이 풍부해지고, 책을 통해 얻는 것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렇게 책을 읽는다면 어떤 책이든, 무슨 이야기가 나오든 그것을 재미있게 즐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궁금증은 지식이나 정보를 통해 답을 얻을 수도 있고, 어떤 궁금증은 생각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것도 있다. 분명한 것은 뜬금없는 질문과 호기심에 대한 답을 찾느라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찾아보거나 다른 책을 찾아보다 보면 끝내 그 답을 얻든 그러지 못하든 간에 책에 대한 흥미는 배가된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딴 길로 새어 놀다놀다 돌아온 책은, 지금까지 읽던 그 책이 아니다. 훨씬 더 나의 마음에 가까워지고 주제 외에도 대화를 나눌 것이 많아진 책이 되어 있다. 이렇게 책읽기를 통해 자신만의 통찰을 만나게 되면, 그 통찰이 때로는 삶의 위로가 되고 때로는 삶의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이런 재미를 책에 메모라도 해둔다면 그 책이 온전히 나만의 책으로 재탄생하는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다.
책이 말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생각을 널리 펼쳐볼 수 있다면 그것이 자신만의 책이 되는 것이다. 한 권을 완독하거나,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거나, 유명한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겠지만, 책을 읽기 전의 자신에게 없던 생각이 책을 읽는 동안 생겨나서 커지고 통찰이 되어 삶에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독서일 것이다.
■ 추천사
책을 통해서 인생을 배운다고 한다. 저자는 인생이 직선이 아니라 곡선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책에서도 똑같이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의 지적 호기심은 우리를 책 내용뿐 아니라 연관된 다양한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의 감성적 감각으로 쓰인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내면에는 책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어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 SK 와이번스 주식회사 사장 류준열
내가 알던 저자는 궁금한 것도 참 많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끝까지 파헤쳐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그 성격 그대로 글을 썼으니 쉽게 나온 책은 아닐 것이다. 흔히 취미에 독서라고 적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그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궁금해졌다. 저자는 본인만의 스타일로 책읽기에 대한 과감한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책을 단순히 지식의 습득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통찰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마치 집에 누워서 휴대폰을 검색하듯 편안하게 알려준다. 책의 한 구절이 저자의 생각을 가장 잘 말해준다. “궁금하다고 그것이 꼭 답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궁금함은 질문이 아니라 관심이기 때문이다.” 같은 책을 읽어도 저마다 느낀 점이 다를 수 있듯이, 이 책은 어떻게 읽느냐도 또 다른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나는 어떻게 책을 읽을까가 궁금하다면 이 책이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이 될 수 있다.
― 한국맥도날드 사장 조주연
■ 책 속으로
궁금하다고 그것이 꼭 답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궁금함은 질문이 아니라 관심이기 때문이다. 알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책에서 작은 단서라도 보이면 그것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알아낼’ 태세를 갖춘다. 그래서 책에 더 쉽게 빠져들게 된다. 간혹 궁금함이 궁금함의 꼬리를 물고 질문하고 답하기를 반복하다가 스스로 답을 찾을 때도 있다.
-23쪽, 조선시대의 북경 출장 보고서 《북학의》
예리함은 모두 내려놓은 듯이 깔깔거리면서 책을 보다가 이 부분에서 잠시 조용해졌다. 여러 생각이 든다. ‘중년은 그런 거야’가 아니라 ‘중년에는 이렇게 스스로 보완하는 거야’가 들린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자기 생각만’ 하게 되니 남을 생각하도록 ‘스스로 잔소리를’ 하라는 것이다.
-55쪽, 모든 인생의 경유지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교황청이 먹지 말라고 금지령을 내린 버터를, 면죄부를 사면 먹을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버터가 일찍부터 일상의 식재료였던 독일, 헝가리, 보헤미아 등지에서는 면죄부를 사서라도 버터 넣은 식사를 하려고 했고, 버터 홀릭 북부 사람들 덕에 사제들은 돈을 두둑이 챙겼던 것이다. 면죄부를 한탄하던 의식 있는 한 대학교수가 ‘하느님이 언제부터 사람들의 먹고 입는 것까지 관여했느냐’라고 타락한 교회를 꾸짖는 대자보를 써서 교회에 붙였던 사건은 유명하다. 그 교수가 루터다.
-72쪽, 달콤하고 위험한 역사 《18세기의 맛》
바퀴가 달린 높은 가마를 집 안에 주차하느라 대문이 높았으니 솟을대문은 자연스럽게 ‘대감’집의 상징이었을 것이다. 이마저도 양 반 비율이 10퍼센트 미만이던 조선 초기와 달리 조선 후기에는 70퍼센트가 양반이라 솟을대문은 유행처럼 지어졌을 것이다. 더 이상 솟을대문이 아니고 대문이 되었을 것이다. 솟을대문에 수레가 드나드는 것을 상상하니 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105쪽, 삶에 쉼표가 되는 공간 《나는 한옥에서 풍경놀이를 즐긴다》
흥미로운 발견을 눈으로만 보기가 아쉽다. 책을 보다가 곁길로 새어 만난 이야기는 반가움의 표시로, 공감의 표시로, 꼭 기억해두겠다는 표시로 줄을 긋거나 추임새 같은 낙서를 하면 책 읽는 맛이 제법이다. 하지만 빌려서 보는 책은 그것이 어렵다. 아무래도 책과 주고받을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서 ‘내’ 책으로 읽어야겠다. 휴일 아침 서점 문이 열리기를 기다려 책을 사서 나온다.
-122~123쪽, 인류의 낯선 고향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사람들은 서로 닮아가고 있다. 명품 브랜드를 사고, 유명한 대학과 기업을 목표로 하고, 면접시험을 위해 동일한 토론의견을 준비한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곳에 가고, 같은 말을 한다. 남들이 보는 영화를 보고 남들이 가는 카페에 간다. 너무 비슷해져서, 닮아간다는 말보다 복제되고 있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자발적으로 같은 사람이 되고 그것을 안정이라고 느낀다.
-155~156쪽, 산업자본주의의 거짓말 《이카루스 이야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볼까? 어떻게 볼까? 책장 가까이 가 본다. 내 책장에 있는 책도 있고, 낯선 책들도 있다. 이런 책도 있구나, 사람들은 이런 책을 보는구나 하며 책 구경을 한다. 그러던 중 제목 하나가 눈에 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언젠가 들어본 것도 같고 낯설지 않은 제목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주고 상처받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해줄 것 같다.
-163쪽, 병 주고 약 주는 돈의 힘 《상처받지 않을 권리》
학은 다리가 긴 이유가 있고 오리는 다리가 짧은 이유가 있는데 어설프게 상대를 위한다고 똑같은 다리를 만들려 하면 안 된다는 것, 천리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릴 수 있지만 쥐를 잡지는 못한다는 것,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라는 것, 무위(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것…….
-201쪽, 삶의 속도를 늦추는 시간 《그때 장자를 만났다》
마음속 감정이 40개의 얼굴 근육을 움직여 1만 개의 표정이 된다. 한 사람의 1만 개 표정이 친구를 만나면 수만 개의 표정이 되고, 그 표정이 세월을 만나서 셀 수 없는 표정이 쌓인다. 경이롭다. 사진 속 여인들의 웃는 얼굴을 다시 보니, 또 웃음이 난다. 여인들의 마음속 즐거움이 웃는 표정을 만드는 모든 얼굴 근육을 움직이게 하나 보다. 서로의 인생을 안아주는 평온함이 느껴진다. 웃음소리가 들릴 듯한 맑은 사진을 뒤로하고 몇 장 넘겨본다.
-241쪽, 친구네 집에 가는 길은 먼 법이 없다 《FRIENDSHIP》
사람들은 친해질수록 ‘친해 졌으니까’라는 빌미로 상대방에게 일상의 지친 감정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이해하고 수용하도록 요구하는데 오래되고 편한 관계에서도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는 만큼의 거리를 챙겨야 한다는 것(공야장편), 자기가 바라는 것으로 미루어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유추하고 그것을 이루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이 사람다움을 행하는 방법이라는 것(옹야편),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주저 없이 고치는 것은 아무나 못하니 실수하거든 곧장 고치도록 노력하여 고치는 습관을 들이라는 것(학이편), 윗사람이 잘못하는 것을 너무 자주 지적하면 된통 당하는 일이 생기고 친구에게도 너무 자주 충고하면 멀어진다는 것(이인편)…….
-276~277쪽, 생각의 프레임을 바꾸다 《군자를 버린 논어》
책은 왜 그렇게 사냐고 말한다. 왜 굳이 스스로 시간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느냐고, 시간을 더 작은 단위로 쪼개어 쓰는 것을 시간을 잘 다스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호되게 한방 얻어맞은 기분이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빼곡하게 살던 생활은 숨이 가빴다.
-303쪽, 나를 만나다 《오두막 편지》
책이 말해주는 것은 그저 생각의 씨앗일 뿐이다. 책이 말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생각을 널리 펼쳐볼 수 있다면 그것이 자기만의 책이 되는 것이다. 한 권을 완독하거나,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거나, 유명한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겠지만, 책을 읽기 전의 자신에게 없던 생각이 책을 읽는 동안 생겨나고 커지고 통찰이 되어 삶에 조그만 힘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생각독서이리라!
-319쪽, 에필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