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발견
170여 년 전 삶의 참된 진리와 마주하고자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간 이가 있다. 생태문학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불후의 명작 〈월든〉을 낳으며, 간디와 마틴 루서 킹을 움직인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이다. 1817년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태어난 소로는 현대에 이르러 19세기를 대표하는 자유로운 사상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소로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후, 1845년 7월부터 월든 호숫가에서 2년 2개월간 자급자족의 생활을 한 바 있다. 사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 동식물의 생태, 독서와 사색의 시간 등 그곳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소박함과 평화로움 그 자체였고, 방대한 사유를 이끌어내는 데 충분했다.
그는 수많은 저서를 남겼는데,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는 월든 호숫가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월든〉과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 권력의 의미를 성찰한 〈시민의 불복종〉이 있다. 이 책은 이렇듯 많은 독자에게 깊은 감명과 울림을 선사한 소로의 대표 작품을 비롯해,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에세이를 한데 모아 현대인의 시선과 온도에 맞추어 새롭게 엮었다. 세계를 변혁시킨 위대한 말과 사상은 숲에서 생활하는 ‘고독한 시간’을 통해 태어난 데에 주목한 것이다.
이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소로의 말과 사상을 전한다. 각각의 장은 그가 몸소 실천한 고독을 즐기는 삶의 방식, 정직한 노동을 통한 자급자족의 생활, 풍요로운 사색과 절대적 자유의 추구, 소유하지 않는 것에서 맛보는 기쁨, 경이로운 자연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인생의 원칙을 다룬다.
사상가이자 작가이며, 환경운동가이자 시민운동가로서의 삶을 향유한 소로의 깊은 사색과 성찰은 혼탁한 세상을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간소하고 현명한 삶의 방식에 깨달음과 안식을 건넨다. 진정한 지식은 오로지 자유롭기 위해 존재한다며 소로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가 자랑하는 자유란 노예가 되기 위한 자유인가, 아니면 자유로워지기 위한 자유인가.”
소로야말로 개인과 사회를 바꾸고자 노력한 진정한 혁신가며, 보다 나은 사회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 여기저기서 분투하고 있는 ‘소셜 앙트프레나’의 원조라 해야 하지 않을까.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150개의 문장은 몽롱한 하루를 살아가는 대신, 새로운 힘과 내면에서 솟구치는 커다란 욕망으로 더욱 고양된 생활을 꿈꾸며 깨어날 것을 권유한다. 독자는 책장을 여는 것과 동시에 숲 속을 걸으며 상쾌하고 숭고한 고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