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단칸방
◎ 도서 소개
오늘도 괜찮은 척
혼자 버텨낸 우리를 위한 그림 동화
‘2017 인디게임의 열정을 플레이하라’ 선정, 구글플레이 누적 다운로드 80만 건을 기록한 인디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주인공 ‘우울한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구성의『비 내리는 단칸방』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느껴본 감정인 외로움과 일상의 권태감에 대한 이야기다. 작고 낡은 단칸방에서 찾아오는 친구 하나 없이, 외출도 거의 하지 않은 채 혼자 살아가는 우울한 친구에게 ‘당신’이 방문하면서 일어나는 106일간의 에피소드를 따스하고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담아냈다.
“수줍음이 많아서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게 어려워” “상처받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어” “남들과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가끔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 “특별하진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있어 나도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어” “진짜 내 모습을 알아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조금은 덜 외로울 거야”…
책은 우울과 외로움을 애써 버티고 위로받아야 할 감정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삶이란 우울하면 우울한 대로,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저마다의 의미가 있다고 담담한 말투로 써내려갈 뿐이다. 외롭고 권태로운 일상 속에서도 곳곳에 작은 기쁨이 존재하며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은 괜찮을 거라고, 책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어렴풋하게나마 믿게 될 것이다.
◎ 추천사
가끔씩 찾아와서 이야기할 친구가 생긴 기분이었어요.
곽두*
인생 게임. 처음엔 그냥 신기해서 시작했고 점점 달라지는 게 재밌어서 했는데, 어느새 위로받고 있네요.
상동**
주인공이 점점 밝아지는 모습에 같이 행복해지는 기분입니다.
리엉***
게임을 하면서 너무 많이 울었습니다. 불 꺼진 방 안 야광별과 함께 잠든 주인공에게서 어느 순간 저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어요. 저도 빗물과 마음을 모아 행복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RGB DIRT *******
◎ 출판사 서평
‘2017 인디게임의 열정을 플레이하라’ 선정,
80만 플레이어가 공감한 게임을 책으로 만나다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며, 외롭거나 고독한 감정이 불행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유난히 고달픈 하루를 보낸 날의 귀갓길 예고 없이 찾아드는 서러움, 며칠째 울리지 않는 휴대전화를 들여다볼 때의 외로움,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 속에서 불쑥불쑥 솟아나는 공허함마저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비 내리는 단칸방』은 바로 그 외로움과 우울에 대한 이야기다. 구글플레이 누적 다운로드 80만 건 이상을 기록한 인디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을 스토리라인으로 하여, 게임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주인공 ‘우울한 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구성과 섬세한 문체, 따스한 일러스트가 독자들의 감성을 어루만진다. 특히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가는 우울한 친구의 대사는,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위로를 받았다”며 후속 게임 제작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유저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다.
“마음 내키는 날 언제든 찾아와.
권태와 외로움이 너를 삼키지 않도록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게”
작고 낡은 단칸방에서 찾아오는 친구 하나 없이, 외출도 거의 하지 않은 채 혼자 살고 있는 ‘우울한 친구’가 있다. 이 친구에게 어느 날 ‘당신’이 방문한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데면데면, 그저 어색하게 인사만 나누는 사이였다. 소심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의 우울한 친구와 ‘인생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당신이 마음을 연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 공유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게서 위로를 얻게 된다. “매일 먹는 배달 음식 말고 다른 것도 먹어보고 싶어” “수줍음이 많아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게 어려워” “비바람 불고 천둥이 치는 밤에 커다란 인형을 껴안고 잔다면 무서움이 사라질 것 같아” “특별하진 않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어”… 사소한 일상을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고민과 우울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단칸방을 떠나는 날, 우울한 친구는 말한다. 자신이 필요한 날이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변함없이 여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 또한 별다를 것 같지 않은 일상이지만
그래도 당신을 살아가게 해줄 이야기
책은 106일간의 대화, 총 7장으로 구성된다. 우울한 친구는 독자들에게 외롭고 우울한 하루를 버티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삶에서는 행복과 슬픔이 끊임없이 복되며 그런 날들은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저마다의 의미가 있다는,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사는 진리에 대해 약간의 힌트만을 줄 뿐이다.
책장을 한 장씩 넘길수록, 우울한 친구가 당신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갈수록 느끼게 될 것이다. 외로움과 우울은 비단 나만이 가진 고민이 아니며, 그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세상에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하기만 한 인생은 없다. 다만 이 책이 유난히 우울하고 외로운 날, 당신의 마음을 지탱해 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 책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이렇게 사는 내가 잘못된 걸까? 나는 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이게 맞는 걸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어느 것이 정답인지 모르겠어.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그래서 불안해.
불안한 마음을 감추려고 노력해.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혼자서 다독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불안함을 없앨 수가 없어.
그럴 땐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 집중해.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기분을 느껴. 잠시뿐일 수도 있고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지만 지금 마음이 편해진다면 괜찮다고 생각해.
- CHAPTER 1_나는 할 말이 없어
바람에 창문이 세차게 흔들릴 때가 있어. 방안이 조용해서 그런지 더 크게 들려와. 예전이나 지금이나 무서운 건 마찬가지야. 나이가 많든 적든 같은 마음이야.
어릴 때 천둥만 치면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두려움에 떨었어. 어서 빨리 지나가길 바랐지. 그런 기억 때문인지 천둥이 치는 밤이 찾아오면 잠들기 힘들어져. 깨지 않도록 깊이 잠들고 싶어.
맞벌이로 저녁때가 되어야만 돌아오는 부모님. 부모님의 빈자리가 커서였을까. 저녁까지 쏟아지는 폭우 속 천둥소리는 폭탄이 터지는 소리처럼 들렸어. 부모님이 언제 돌아오실까 숨을 죽이며 이불 속에서 잠든 어린 날의 내 모습을 달래주고 싶어.
- CHAPTER 2_내가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
기다리는 것은 지치는 일이야. 나도 그렇지만 상대방도 그렇지. 기다림 끝에 보상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어. 어떻게 되든 결정을 내려야만 해.
계속 기다리기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의미 없는 세월만 흘러가.
하지만 가끔은 기다림이 필요할 때도 있어. 기다리는 건 지루하고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누군가 나를 끝까지 기다려준다면 기쁠 것 같아.
- CHAPTER 3_정말 잘 지내?
기분전환을 하려고 문방구에 가서 스티커를 사 왔어. 그리고 창문 여기저기에 붙였더니 좀 나은 거 같기도 해. 칙칙한 창문만 바라보며 사는 건 지루하니까 이렇게 살고 있어도 가끔은 기분전환도 해봐야지. 귀찮게 붙어 다니는 지루함은 의욕을 떨어뜨리니까.
스티커가 눈에 띄어서 그런지 새들이 종종 찾아오는 것 같아. 창문 밖에 참새가 앉았다 가는데 잠시 비를 피하러 왔나 봐. 가끔 찾아오는 작은 손님 덕분에 기분전환도 되고 삶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몸속 어딘가가 두근두근 뛰는 기분이야.
- CHAPTER 3_정말 잘 지내?
나도 언젠가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 하지만 지금의 난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이런 내가 과연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래도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아. 하지만 특별하진 않더라도 소중한 사람이 될 수는 있지.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와 함께일 수도 있고 혼자일 수도 있어.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지, 정해진 답은 없다고 생각해.
- CHAPTER 4_내가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지난번에 멍하니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풀숲에서 고양이가 나타나 내 무릎 위에 올라왔었어. 나갈 때마다 마주쳐서 날 알아본 걸까. 무릎 위에 웅크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따듯하더라.
동물에게서도 이렇게 온기를 느낄 수 있는데 왜 사람에게 온기를 느끼는 건 어려울까. 직접 닿지 않아도 말과 행동에서 냉정하고 차가운 시선이 느껴질 때가 많아.
나는 고양이에게 따뜻하 사람으로 느껴지고 싶어. 떠올리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 CHAPTER 5_과연 문 밖에는 어떤 세상이 있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건물에 붙어 있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봤어. 잠깐 스치듯 봤을 뿐이지만 표정이 즐거워 보여서 깜짝 놀랐지. 상상도 못 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바뀐 걸까. 작은 변화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내 모습을 바꾸었나 봐.
- CHAPTER 6_바쁘게 어디로 가는 걸까?
살다 보면 잊고 지낸 사람들이 떠올라. 무엇을 하면서 지낼지 궁금하기도 하고.
다들 요즘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네. 잘 지낼 거라 믿어.
나는 비록 잘 지내지 못한다고 말하고 싶더라도 상대방이 걱정하기를 바라지는 않으니까, 너도 내가 잘 지낸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 CHAPTER 7_언젠가 그런 날이 올 거라고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