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말했잖아!
그 아비는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를 꺾고 그 아들은 꺾인 봉우리를 짓밟았다.
사랑아 울지마!
그때 내가 말했잖아!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상처투성이 꽃송이를 보듬었다.
*소미는 그렇지 않아도 속이 상하고 살맛이 안 나는데 뜬금없이 비난을 받으니 마음이 상했다.
“이 병신아! 넌 용기도 없고 꿈도 없고, 한쪽 발도 없는 그야말로 병신이잖아, 절룩절룩...거기다, 공부도 안 하겠다고 학교에도 안 나오는 거야? 그럼 그냥 죽어야지 뭐, 그래 그게 좋겠다. 괜히 너희 부모님 애태우고 고생시키지 말고 죽어라. 그냥,
“허 참, 어이가 없어서.. 이 자식을 그냥, 너 뭐라는 거야?”
“왜 아니꼬우냐? 신경질 나지? 그럼 쫓아와 봐! 얼마든지 상대해 주마!”
“도대체 이 미친놈이 왜 그러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은학이 자신에게 이렇게 해야 할 만큼 어긋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평소에 은학은 너무도 괜찮은 모범생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하는지 소미는 오기가 생겼다.
“그래, 이 병신이 나가 줄게, 너희 앞에서 절룩절룩 춤을 춰 줄게, 나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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