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삶과 죽음은 한조각 구름이다
물 흐르듯이 꽃이 피듯이 그냥 그렇게
욕심없이 한 세상을 살아라"
큰 스님들의 열반송은 스님들이 가시는 길에 대중을 위해 남겨놓은 이 지상의 마지막 법문이다. 속박과 번뇌, 미망과 아집 속에서 살아온 일생을 더듬고 마지막 입멸의 순간에 던지는 ‘깨달음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불교인이 아니더라도 한두번은 들어봤음직한 훌륭한 고승들이 남기신 마지막 노래들을 정리해둔 책이다. 속세와 인연에 대한 엄격한 절제와 부드러운 화법이 시구에 녹아 있다.
밤에도 눕지 않고 앉아서 하는 수행법인 장좌불와를 20여년 동안 행한 성철스님의 열반송, 제 8대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서암 스님의 열반송 등 93인의 큰 스님들의 마지막 노래가 수록되었다. 살을 깎는 치열한 두타 수행 끝에 남긴 주옥같은 이 노래들에는 재가인과 범인의 마음으로서는 읽을 수 없는 높은 정신이 담겨져 있다. 스님의 짧은 약력도 실어 두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저자소개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어릴 때부터 ‘영원에서 영원으로’라는 인생의 궁극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철학, 의학, 문학 등 동서고금의 책을 두루 섭렵하였으나 그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영가대사의 『증도가』를 읽은 후 머리 긴 속인으로 화두참선을 시작했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제7대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36년 봄, 스물다섯의 나이에 당대의 선지식인 동산스님을 인사로 ‘이영주’라는 속인의 옷을 벗고 ‘성철’이라는 법명을 얻어 세속의 모든 인연을 끊고 수행의 길에 들었다. 출가한 지 삼 년 만에 깨달음을 얻어 눈부신 법열의 세계로 들어간 스님은 마하연사, 수덕사, 정혜사, 은해사, 운부암, 도리사, 복천암 등으로 계속 발길을 옮기면서 많은 선사들을 만나 정진을 했다. 장좌불와 팔 년, 동구불출 십 년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였고, 그 독보적인 사상과 선풍으로 조계종 종정에 오르면서 이 땅의 불교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 퇴설당 자신이 처음 출가했던 그 방에서 “참선 잘 하거라”는 말을 남기신 채 법랍 58세 세수 82세로 열반에 들었다. 성철 큰스님은 속인으로 이 땅에 태어나서 부처의 길을 택했다. 오직 진리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용기, 그 결의를 평생토록 지킨 철저한 수행, 무소유와 절약의 정신은 바로 ‘우리시대 부처’의 모습이었다. “자기를 바로 보라” “남을 위해 기도하라” “일체 중생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라”고 이르시던 그 참되고 소박한 가르침은 오늘도 가야산의 메아리가 되어 영원에서 영원으로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