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져서 웃다”
?데뷔 20년차, 생계형 소설가
김종광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나날의 기록들
작가정신의 ‘슬로북(slow book)’은 ‘마음의 속도로 읽는 책’으로, 자신의 속도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능동적인 삶의 방식이자 일상의 혁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에세이 시리즈다. 김종광의 『웃어라, 내 얼굴』은 ‘슬로북’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김종광은 “웃는 모습이 예쁜” 소설가다. 여느 소설가들처럼 진지하고 고뇌하는 표정이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몸과 마음을 무장 해제시키는 환하디 환한 웃음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1998년 《문학동네》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첫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부터 『모내기 블루스』,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된 요소는 풍자와 해학, 그리고 유머일 것이다. 김종광이 소설에서 그려온 웃음은 때론 능청스럽고 걸출한 입담으로, 서슬 시퍼런 아이러니로, 유쾌하고 짠한 페이소스로 끊임없이 변이해왔다.
‘작가의 말’에서 밝힌 것처럼, 짧은 소설의 성격이 강했던 앞선 산문집과 비교해볼 때 ‘진정한 의미’의 첫 산문집이기도 하다는 『웃어라, 내 얼굴』은 그가 일평생 추구해온 웃음의 결정체이자 그 진면목을 확인하게 한다. 이 책은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는 소설가 김종광이 그동안 쓴 1500여 개의 산문 가운데 가려 뽑은 126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 그 이상, 소설의 원천과도 같은 가족이라는 존재와 관련된 일화들로, 사사롭지만 파란만장한 일상다반사를 다룬다. 2부는 공자의 괴력난신(怪力亂神)이라는 말에 비추어 사회의 구석구석을 예리하게 살핀다. 3부는 어버이의 날, 어린이날, 법의 날, 근로자의 날, 환경의 날 등 법정기념일에 관한 고찰이다. 4부는 읽고 쓰고 생각한 것들에 관한 기록으로, 당대를 살아가는 소설가로서 풍부한 단상들을 엿볼 수 있다.
김종광에 따르면 우리는 극심한 괴력난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괴력난신이란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존재나 현상’을 가리키는데, 가장 기본적인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를 해봐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위대한 생활인들은 왜 제자리만 맴돌 뿐인지 분하고 서럽다. 총선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자들 중에서, 도둑이 될 가능성이 가장 적어 보이는 분에게 한 표를 주겠다고 다짐해야 할 정도다. 그럼에도 이성적 설명과 판단을 계속하여 괴력난신에 저항하는 것이 곧 사는 즐거움이 될 거라고 김종광은 믿는다. 공자가 괴력난신에 대해 말을 삼갔다는 것은, 괴력난신을 수수방관하자는 게 아니라 가능하면 줄여보자는 뜻이 아니겠는가, 하고.
『웃어라, 내 얼굴』은 스스로 생계형 소설가라 칭한 김종광이 괴력난신 공작소 같은 세상 속에서 영위해간 나날들에 대한 진솔한 기록이자, ‘천생 이야기꾼’으로서의 작가적 소신과 세계관이 담겨 있다. 낙천과 천진을 오가는 맑은 성정(性情)을 지닌 작가가 들려주는 126편의 이야기는 웃음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안식을 되찾아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김종광
1971년 충남 보령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했다. 1998년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로 등단했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해로가」가 당선되었다. 신동엽창작상과 제비꽃서민소설상을 받았다.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낙서문학사』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 중편소설 『71년생 다인이』 『죽음의 한일전』, 청소년소설 『처음 연애』 『착한 대화』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장편소설 『야살쟁이록』 『율려낙원국』 『군대 이야기』 『첫경험』 『왕자 이우』 『똥개 행진곡』 『별의별』 『조선통신사』, 산문집 『사람을 공부하고 너를 생각한다』 등이 있다.
목차
1부 가족에게 배우다
석탄박물관 11 | 바늘 13 | 단추 16 | 아낌없이 주는 나무 19
아이의 외박 22 | 열심 24 | 안경쟁이 26 | 등록금 28
숙제 30 | 참가상 32 | 형보다 나은 아우 34 | 욕 36
마개 따기 38 | 퇴소식 40 | 계산 42 | 물가 상승 44
대출 세계관 46 | 왜 싸워? 48 | 컴퓨터 방출 50 | 예능 프로 52
깜찍이 54 | 배드민턴 56 | 큐빅 맞추기 58 | 불량 가게 60
변신 62 | 샤브샤브 64 | 열쇠 빌리기 66 | 동심이 된 것처럼 68
더불어 노는 재미 70 | 가시와 취미 72 | 어머니는 야담가 74
찜질방 76 | 바둑 가르치기 78 | 불안 속의 평균 80
참는다는 것 82 | 진짜 꿈 84 | 덜 미안해할게! 덜 고마워할게! 86
2부 괴력난신과 더불어
괴력난신 91 | 일하라고 가난한 겨 93 | 노가다와 삼계탕 97
수캐 99 | 도배값 101 | 바쁜 소년 103
넉넉했던 105 | 풀 구경 107 | 나쁜 기억 109
게임의 한계 111 | 실수와 자학 113 | 롤 모델 115
뒤풀이 풍경 117 | 승부의 관건 119 | 어떤 계획 121
사탕 123 | 우표 126 | 기억의 책을 넘기며 129
실수는 재미있다 133 | 스스로 반짝이는 별 137 | 소수의 힘 141
3부 무슨 날
부담스러운 날 145 | 삼일절 149 | 거짓의 날 151
투표 153 | 또다시 투표를 155 | 식목일 158
벌금 160 | 법의 날 162 | 법은 잘 모릅니다 164
근로자의 날 166 | 어린이날 168 | 어버이날 170
스승의 날 172 | 부부의 날 174 | 환경의 날 176
슬픈 태극기 178 | 주말 180 | 광복절 182
대이동 스트레스 184 | 우스운 날 186 | 체육의 날 188
학생독립운동기념일 190 | 농업인의 날 192 | 순국선열의 날 194
입시 날 풍경의 변화 196
4부 읽고 쓰고 생각하고
돼지띠 소설가의 새해 바람 203 | 그분은 해내셨다! 207 | 계륵 210
비릊다 212 | 헌책 사냥 217 | 싸대기 219 | 저널리즘 221
아쿠타가와상 223 | 칙칙한 세대 225 | 국방부 불온서적 227
진짜 돈키호테 229 | 독서와 글쓰기의 애증 231
후배 독서가들은 외롭지 않기를 233 | 독창성 237 | 지원금 239
생각 241 | 이야기 243 | 논술 245 | 기행문 247 | 하극상 실세 249
기억 저장 251 | 알파고에게 묻다 253 | 굶주림 255
위대한 독서 씨앗들에게 257 | 재미는 발견되는 것 259
책 놀이공원 261 | 책을 많이 읽으면 263
요즘 드라마는 누가 왜 볼까 265 | 부끄러움을 가르쳐주는 객지 274
「껍데기는 가라」 읽기 276 | 나는 삼국지 가 재수 없다 278
옛이야기에 담긴 교육·수련·연대·협동 281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세상 286 | 이기적인 선생님! 291
죄와 벌 은 왜 그토록 읽혔을까? 296 | 낮잠 찬미 301
고전소설 전傳의 위대함 307 | 소설은 빈곤 탐구 중 313
소설 씨와의 인터뷰 319 | 독서하는 때가 가을이다 325
낙서를 해라! 329 | 소풍을 떠나자 333 | 웃어라, 내 얼굴 338
작가의 말 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