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상점. 2
한 소녀의 죽음에 당대 석학은 뜨겁게 논쟁한다. 오스카 와일드도, 버나드 쇼도, 체스터튼도 논쟁에 끼어들었다. 당대 최고의 석학이자 이성적인 비평가로 이름을 날리던 프랜시스 제프리는 책상에 머리를 누인 채 가까운 집안 아이가 죽은 것처럼 구슬프게 흐느끼고, 엄격하기로 소문난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마저 깊은 슬픔에 빠졌다. 빅토리아 여왕은 1841년에 읽고서 “매우 흥미롭고 탁월한 작품”이라 칭찬했으나, 아일랜드 정치지도자 데니얼 오코넬은 책을 열차 창문 밖으로 내던지며 “여자애를 왜 죽여!”라고 소리쳤다. 영국만 이런 건 아니었다. 마지막 호를 싣고 영국에서 배가 들어올 때 사람들이 뉴욕 항구로 몰려들어, 그러면서 “넬리가 죽었나요?”라고 커다랗게 물었다. “하늘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곳은 지상이 아닙니다. 지상이 어떤 곳인지 생각해 보세요. 넬리가 어린 영혼으로 가녀린 날개를 펴고 일찍 날아간 세상이랑 비교해 보세요. 이 침상에 대고 간절하게 기도하면 넬리가 살아난다 해도, 감히 누가 그럴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