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끌벅적했던 세상과의 전투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으나 자연적인 화해에 도달한 노장의 일상!
미키 루크 주연의 영화 《술고래》의 탄생을 다룬 찰스 부코스키의 장편소설 『할리우드(Hollywood)』. 부코스키의 분신인 헨리 치나스키가 할리우드에서 보낸 한 시절을 생생하게 그려 낸 실화 소설로, 성공한 작가로서 시나리오 집필 의뢰를 받고 할리우드에 입성한 헨리 치나스키의 인생 황금기를 다뤘다. 떠돌이, 잡역부, 술꾼, 경마꾼, 호색한 헨리 치나스키. 작품 활동을 펼치며 빈민가의 계관 시인으로, 언더그라운드의 우상으로 부상한다.
스위스계 프랑스 영화감독 종 팽쇼는 영화 《짐 빔의 춤》을 구상하며 헨리 치나스키에게 시나리오 집필을 의뢰한다. 헨리는 자신의 삶 자체였으나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은 술꾼의 삶을 쓰기로 마음먹고 아내 세라와 함께 할리우드에 입성한다. 소설은 총 46개의 짧은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다. 제작 착수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영화 팀이 겪는 난관은 지독하리만치 계속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제작이 무산됐다는 비보를 전하는 종 팽쇼의 전화를 덤덤하게 받을 수 있게 된 무렵, 헨리의 시나리오도 완성된다. 뒤통수를 친 투자자에게 전기톱을 들고 한달음에 달려가는 감독, 게토에 터를 잡고 강도들로부터 자신의 닭을 지키는 데에만 열중하는 배우, 가진 돈이 없다고 목 놓아 우는 투자자, 음침한 얼굴로 구석을 서성이며 천재인 척하는, 한마디로 우스꽝스러운 영화판 사람들. 복잡다단하고 진입 장벽이 높은 세계에서 위축되기는커녕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당당히 나아가는 작가 헨리 치나스키가 있기에, 영화와 소설 모두 괜찮은 결말을 맞이한다.
저자소개
저자 : 찰스 부코스키
한때 미국 주류 문단으로부터 외면당한 이단아, 전 세계 독자들의 열광적인 추종을 받는 작가 찰스 부코스키(1920~1994). 1920년 독일 안더나흐에서 태어났고,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살았다. 대학을 중퇴하고 잡지에 첫 단편을 발표하지만 꾸준히 창작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하급 노동자로 창고와 공장을 전전했다. 그러다 우연히 우체국에 취직해 우편물을 분류하는 사무직원으로 12년간 일했다. 잦은 지각과 결근으로 해고 직전이었던 그가, 전업으로 글을 쓰면 평생 매달 1백 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들인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직장에서의 경험을 쓴 장편 데뷔작 『우체국』(1971)을 펴냈다. 부코스키의 소설은 그의 분신인 주인공 헨리 치나스키가 이끌어 간다. 치나스키의 일대기는 유년을 담은 『호밀빵 햄 샌드위치』(1982), 글쓰기를 포기하고 방랑하던 때의 『팩토텀』(1975), 『우체국』을 거쳐 전업 작가로 자리매김한 50대의 일상이 담긴 『여자들』(1978)과 60대에 접어든 『할리우드』(1989) 순으로 이어진다.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책이라는 부코스키의 작품은 수많은 예술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미키 루크가 주연을 맡은 「술고래Barfly」(1987)를 비롯하여 그의 작품과 생을 다룬 10여 편의 영화가 제작되었다.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편 소설 『할리우드』(1989)를 집필했으며 평생 60권이 넘는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다. 마지막 장편 소설 『펄프』(1994)를 완성하고 1994년 3월, 백혈병으로 삶을 마감했다.
역자 : 박현주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수필가,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2018년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의 『하우스프라우』로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찰스 부코스키의 『호밀빵 햄 샌드위치』, 『우체국』, 『여자들』,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석』, 『죽음본능』, 페터 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경계에 선 아이들』, 마이클 온다치의 『잉글리시 페이션트』, 존 르카레의 『영원한 친구』, 트루먼 커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 『차가운 벽』, 도로시 L. 세이어즈의 『증인이 너무 많다』, 『맹독』, 켄 브루언의 『런던 대로』, 하워드 엥겔의 『메모리 북』,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여섯 권 등 다수가 있으며, 지은 책으로 에세이집 『로맨스 약국』, 소설집 『나의 오컬트한 일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