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있는 집
완벽한 것 같았던 남편은 살인자인가?
김진영의 데뷔작 『마당이 있는 집』. 행복한 일상을 의심하기 시작한 여자와 불행한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분투하는 두 여자의 삶이 교차하며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의사 남편에 똑똑하고 잘생긴 아들, 모자랄 것 없는 풍족한 가정. 주란의 가족은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집’으로 이사한다. 주란은 이 행복한 가정 속에서 완벽한 아내이자 주부, 어머니로서 행복을 누리며 산다. 단 한 가지 신경을 거스르는 것은 마당에서 나는 냄새. 남편은 금방 사라질 거름 냄새로 치부하지만 예쁜 수채화에 찍힌 기름 얼룩처럼 좀처럼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일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란은 상은을 만난다.
결혼을 후회하며 이혼할 기회만을 시시때때로 기다려온 상은은 결국 곤궁한 삶과 남편의 치졸함에 치이며 사는 일상에서 탈출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삶이란 좀처럼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주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일은 자꾸 벌어지고, 탈출할 구멍도 점점 작아지기만 한다. 그러다 주란을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의 대척점에 선 듯 적대감을 드러내며 만나지만, 같은 비밀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협력하게 된다. 주란은 상은의 빈궁함을, 상은은 주란의 허영을 혐오하면서도, 주란은 상은이 갖고 있는 결단력을, 상은은 주란의 부유함을 이용하여 각자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