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죽었던 날의 기억을 모두 잃은 채 다시 살아 돌아온 남자!
1998년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일식》으로 데뷔한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로 자리매김해온 히라노 게이치로의 여덟번째 장편소설 『공백을 채워라』. 저자의 작품 가운데 제1기에 해당하는 초기 로맨틱 3부작과 실험적인 단편 창작에 몰두한 제2기를 거쳐, 2008년 《결괴》부터 범죄소설의 형식을 빌려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를 조명해온 저자가 제3기 작업 중 마지막에 해당한다고 밝힌 작품이다.
제관회사에서 일하던 평범한 삼십대 가장 쓰치야 데쓰오는 어느 날 회사 회의실에서 눈을 뜬 뒤, 자신이 삼 년 전 회사 옥상에서 뛰어내려 죽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맞닥뜨린다. 아내와 어린 아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신제품 개발에 여념 없던 그는 왜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렸는가? 만약 타살이었다면 범인은 누구이고 동기는 무엇인가? 죽은 자들이 되살아나는 전 세계적인 기현상 속에서 데쓰오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아 나서고, 스스로도 몰랐던 내면의 목소리를 마주하는데…….
저자소개
저자 : 히라노 게이치로
1975년 아이치 현 출생. 교토 대학 법학부에 재학중이던 1998년 문예지 『신조』에 투고한 소설 『일식』이 권두소설로 전재되고, 다음해 같은 작품으로 제120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1999년 메이지 시대를 무대로 젊은 시인의 탐미적인 환상을 그려낸 두번째 소설 『달』을 발표해 연이어 화제를 불렀고, 2002년 19세기 중엽의 파리를 배경으로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삶을 그려낸 대작 『장송』을 완성했다. 2003년 작품의 배경을 현대 일본으로 옮겨 실험적인 형식의 단편 네 편을 수록한 『센티멘털』을 발표했다. 2004년 현대사회의 여러 테마를 아홉 편의 단편으로 그려낸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을, 2006년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소재로 삼아 현대인의 정체성을 파헤친 『얼굴 없는 나체들』을, 2007년 소설집 『당신이, 없었다, 당신』을 잇따라 내놓으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2008년 또하나의 장편 대작 『결괴』를 발표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떠올리게 하는 걸작’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다시금 문단과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그후 현대인의 정체성을 분석한 ‘분인주의’ 사상을 본격적으로 제시한 근미래 SF 『던』,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설정으로 독특한 사생관을 펼친 『공백을 채워라』 등 다양한 성격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그외 작품으로 『문명의 우울』 『책을 읽는 방법』 『소설 읽는 방법』 『나란 무엇인가』 『쇼팽을 즐기다』 『형태뿐인 사랑』 『마티네의 끝에서』 등이 있다.
역자 : 이영미
아주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과 『캐러멜팝콘』으로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주관하는 보라나비 저작·번역상의 첫 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공중그네』 『불타버린 지도』 『화차』 『솔로몬의 위증』 『약속된 장소에서』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