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문. 2
떼려야 뗄 수 없는 악연의 고리로 엮인 두 남자!
친구에게 철저히 인생을 농락당해 온 한 남자의 처절한 자기고백 『살인의 문』 제2권. 사회파 작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부조리한 사회 속에 놓인 갖가지 인간 군상의 심리와 프로세스를 소름 끼치도록 리얼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서서히 침몰해가는 주인공이 불타는 복수심과 살인 충동을 증폭시키는 심리적 과정을 주인공 일인칭 시점의 섬세한 필치로 묘사한 문제작이다.
유복한 치과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다지마 가즈유키와 가난한 두부 가게 아들 구라모치 오사무. 소꿉친구인 두 소년은 가정 형편만큼이나 성격도 대조적이다. 어려움 없이 자란 다지마는 우유부단하고 내성적인 반면 구라모치는 삐딱하지만 세상 물정에 밝고 말재주도 뛰어나다. 다지마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구라모치를 만난 이후 점차 걷잡을 수 없는 불행과 어둠의 나락에 빠져든다.
할머니의 죽음 이후 다지마 엄마가 자신의 시어머니를 독살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동네에 나돌고, 이로 인해 부모와 친척, 동네 사람들 간에 의심과 불신이 번져간다. 다지마 역시 학교에서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낙인이 찍혀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아버지의 병원은 환자들의 발길이 끊긴다. 결국 다지마의 부모는 이혼에 이르고, 낙담한 아버지는 술집 여자에게 빠져 재산마저 탕진한 채 폐인이 된다.
외톨이가 된 다지마는 구라모치가 보여주는, 부도덕하지만 흥미로운 세계에 빠져든다. 구라모치에 이끌려 찾아간 도박판에서 다지마는 가진 돈을 몽땅 털리게 된다. 그 후 구라모치는 다지마가 고등학교 시절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첫사랑을 가로채 자살에 이르게 하고, 다단계 판매 조직에 끌어들여 잘 다니던 첫 직장에서 잘리도록 만드는 등 번번이 다지마를 농락하고, 구라모치에게 이용당하면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다지마는 마음속으로 구라모치에 대한 증오와 살의를 키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고뇌하는 다지마 앞에 수수께끼의 한 인물이 나타나 다지마와 구라모치의 악연에 관한 놀라운 비밀을 털어놓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