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잭슨에서 데리다까지
일상적인 사건들을 포스트 구조주의 현대 철학으로 해석하다!
박정자의 노마드 강의
문화와 예술에 관련된 글에 자주 등장하는 아우라, 키치, 시뮬라크르, 해체 등의 뜻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누구나 안다는 듯 아무런 설명 없이 쓰는 이런 용어들은 막연히 이해되고 있지만, 가끔은 그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그 용어들의 기원은 무엇이며, 어떤 철학적 근거를 갖고 있는지를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설명으로, 그러나 권위 있는 전문가로부터 듣고 싶다.
『마이클잭슨에서 데리다까지』는 ‘노마드 강의’라는 제목으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인터넷신문 <뉴 데일리>에 연재되어 호평을 받았던 글들을 모은 교양인문서이다. 하찮거나 일상적인 다양한 사건들을 포스트구조주의 현대철학으로 해석했으며, 그 최신의 현대철학 이론들이 실은 플라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은 TV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이나 박찬욱의 영화 <박쥐> 또는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러운 죽음 등이 최신의 미학 이론으로 넘어가기 위한 일종의 도약대 역할을 한다. 인문학 이론과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TV 드라마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나 프로프의 민담 서사 이론, 혹은 프로이트의 ‘가족 소설’ 이론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영화 홍보 중 송강호가 쓴 ‘숭고’라는 단어에서 요즘 최고의 미학 이론으로 부상한 ‘숭고’의 개념을 칸트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살펴본다.
☞ 왜 노마드인가?
‘유목민’이라는 뜻의 노마드는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끊임없이 이동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평생 길 위에서 산다. 길은 한 중간이며, 그 어떤 체계의 틀에도 얽매여 있지 않다. 또한 길 한 중간은 이쪽으로 혹은 저쪽으로 갈 수 있는 유연성과 자기 결정성을 갖고 있다. 저자가 ‘노마드 강의’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와 같은 자유에 대한 선망에서이다.
☞ 왜 강의인가?
이 책에는 브뢰겔, 한스 홀바인, 카스퍼 프리드리히, 윌리엄 터너, 바네트 뉴먼, 카지미르 말레비치, 제프 쿤스, 제프 윌리암스, 애니시카푸어, 하우메 플렌사, 앤디 워홀, 구스타브 메츠거 등의 미술작품이 등장한다. 옥타비우스 힐과 외젠느 아제의 사진들 그리고 프랭크 게리의 건축과 레이 가와쿠보의 패션도 포함되었다. 그림들은 단순한 삽화가 아니다. 텍스트의 내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텍스트의 방향을 정하고 텍스트를 보완한다. 이것들은 모두 강의의 효과를 최고로 높이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