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실로도 어둠을 짤 수 있지
* 이 콘텐츠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은 어둡도록 커튼을 치지 않고 두어볼까불행이라는 배역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는 나를 보여주어야지”차가운 어둠에서 자아낸 부드러운 털실로거짓 없이 보여주는 가장 정확한 삶의 민낯조혜은의 너덜너덜한 사랑 삼부작 완결편문학동네 시인선 237번으로 조혜은 시인의 네번째 시집 『털실로도 어둠을 짤 수 있지』를 펴낸다. 2008년 『현대시』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첫번째 시집인 『구두코』(민음사, 2012)에서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한 경험을 시로 형상화하여 ‘노약자’라는 단어로 묶이는 이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폭력을 짚어냈으며 두번째 시집인 『신부 수첩』(문예중앙, 2016)에서는 결혼 제도의 폭력성을 지적하며 결혼하는 순간 ‘아내’나 ‘어머니’라는 보통명사로 불리게 되는 여성들의 삶에 주목했다. 세번째 시집인 『눈 내리는 체육관』(민음사, 2022)에서 시인은 가부장제의 폭력을 지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겪은 고통과 마주하며 고통 속에서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기 위해 분투했다.그로부터 삼 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가부장제 하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을 날카롭게 인식하고 고통을 마주하는 한편 사랑과 폭력의 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출간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인은 “그간 펼쳐놓았던 ‘사랑’과 ‘폭력’이라는 양가적 관계의 서사를 제 나름대로 완결하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고 밝히며 이번 시집을 “조혜은의 너덜너덜한 사랑 삼부작의 완결편”이라 일컬었다. 『털실로도 어둠을 짤 수 있지』에서 시인은 폭력이 만들어내는 어둠에 스스로를 재차 단련시키고 그 결과로 새 사랑을 틔워냄으로써 삼부작의 피날레를 인상적으로 펼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