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미미의 ‘치유 노트’
루비를 떠나보낸 후
나는 모든 것을 멈추었다.
하지만 계절은 흘러갔고
감정들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처음에는 그 파도를 막으려 했다.
댐을 쌓듯, 벽을 세우듯.
하지만 막을수록 더 거세게 밀려왔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
다르게 해보기 시작했다.
막지 않고, 그냥 느끼기로.
슬픔이 오면 슬퍼했다.
분노가 오면 화를 냈다.
불안이 오면 떨었다.
저항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감정들이 머물다가 떠나는 것을 보았다.
흐르는 물처럼
내 안을 통과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이를 위해
나에게는
아홉 번의 계절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