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배우는 덴마크 학교 이야기
구글과 UN까지 주목한 덴마크식 행복법,
여유와 긍정, 웃음과 지혜가 넘쳐나는 덴마크 자녀교육의 결정판!
◎ “안 돼!” 대신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라!
◎ 아이들이 친절하게 행동하고 타인에게 공감할 때 칭찬하라
◎ 잘못된 과제물이나 실수를 수업의 좋은 사례로 활용하라
◎ 방관자에서 기사로 거듭날 수 있는 용기를 길러줘라
미국 저널리스트의 눈으로 본 덴마크 자녀교육의 진실. 저자는 한국교육처럼 경쟁적인 미국 교육 문화 속에서 성장했고, 덴마크인과 결혼하여 덴마크에서 두 아이를 키웠다. 선생님과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학년마다 참관수업까지 진행하면서, 저자는 행복이 스스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익히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책은 14년간 덴마크에서 아이를 키우며 경험한 저자의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행복의 주요 주제인 신뢰와 공감, 진솔함과 용기, 그리고 휘게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감정 읽기와 접촉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서로를 신뢰해나가는 과정,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씩씩하며, 친구를 괴롭히는 일들에 방관자가 되지 않는 방법을 알아가기 위해 토론하는 모습, 그리고 행복은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기에 타인을 믿고 신뢰하며 튼튼한 우정을 만들어 가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그뿐만 아니라 삶의 중요한 주제들인 성과 죽음에 대해 진솔하게 배우면서, 자기 생각을 더 깊이 키워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끝으로 팁 부분에서는 자녀와 함께 쉽게 행복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어서, 부모와 교사에게 유용한 지식을 담고 있다.
구글과 UN이 주목하는 덴마크식 행복법은 일상 속 삶을 바꿀 수 있는 여러 가지 힌트를 제공한다!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 덴마크인들, 행복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2019년 4월,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가 주관한, 한국인들의 행복도를 살피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104만 명을 대상으로 227만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행복도 조사였다. 이 조사에서 한국인들은 행복도조차도 양극화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도를 8점 이상으로 매긴 사람이 20% 정도인 반면, 불행의 기준이 되는 4점 미만도 23%였다.
세계 각국의 행복도를 따질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유엔 세계행복보고서다. 유엔에서 발표한 ‘2019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95점으로 전체 156개국 가운데 54위다. 지난해 57위보다는 3계단 올랐지만 최근 5년간 줄곧 50위권을 맴돌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한편, 무려 40년간이나 행복도 순위에서 단 한 번도 3위 바깥으로 내려가본 적이 없는 나라가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덴마크다. 덴마크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어떤 요소들이 덴마크 사람들에게 꾸준한 행복감을 선사하는 것일까?
이 책 〈행복을 배우는 덴마크 학교 이야기〉의 저자는 미국에서 성장하여 대학을 졸업하고 저널리스트가 된 제시카 조엘 알렉산더이다. 그녀는 덴마크인과 결혼하여 14년간 덴마크에서 아이를 키우며 경험한 ‘행복’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무엇보다 저자가 아이 둘을 덴마크에서 직접 키우며 선생님과 다른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각 학년마다 참관수업까지 진행하면서 얻어낸 통찰이라 매우 깊이 있다.
행복만큼 풍요 속 빈곤이라는 의미에 적합한 단어가 있을까?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지만 행복은 너무 뻔하게 들린다. 도대체 행복이 무엇일까?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그토록 높다는데, 그 비결은 무엇일까? 덴마크가 복지국가이기 때문에,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편견은 잠시 접어두자. 저자는 덴마크인들이 행복한 이유가 다름 아닌 ‘학교’에 있다고 단언한다. 또한 덴마크인들이 경험하는 행복은 감각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배우고 익히는 것이라고, 그녀의 체험기를 통해 증명한다. 그렇다면 덴마크에서는 행복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배우는 것일까?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행복 점수를 고민하다
- 덴마크의 행복은 학교에서 시작된다!
‘행복’마저도 ‘학교에서 배운다’는 제목이 우리에게는 낯간지럽게 들릴지도 모른다. 행복도 배워야 하는 걸까? 우리는 행복을 종종 각자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충족감, 혹은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만나는 편안함으로 해석한다. 예컨대 무라카미 하루키가 작품에서 언급한 뒤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소확행’이란 말에서도 (작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행복을 개인의 내면적인 문제로 한정짓는 경향이 보인다. 학창 시절 내내 각자의 책상에서 문제를 풀어온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는 행복도 혼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덴마크에서는 새 학기의 풍경이 특이하다. 덴마크는 매년 첫 학기에 학생의 행복 점수를 기록하고, 1년간 행복점수를 높이기 위해 아이와 부모, 담임선생님이 만나 면담을 진행한다. 행복을 고민하느라 공부를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겠지만, 덴마크 사람들은 아이들의 ‘기분이 좋아야 공부도 잘 된다’라는 믿음을 놓지 않는다. 덴마크에서는 성적이 아니라 행복이 아이들의 인생을 좌우한다.
덴마크의 학교에서는 성적을 매기는 대신 신뢰와 공감을 가르치고, 실패에 씩씩하고, 친구를 괴롭히는 일들에 방관자가 되지 않도록 토론하게 한다. 교실에서 함께하는 친구들이 적이 아니라 나를 이해해주는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확신이 들 때, 학교는 어떤 곳이 될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삶의 중요한 주제를 가르치면 어떻게 될까? 실패할 용기를 갖고, 친구를 괴롭히는 모습에 비겁하게 눈감지 않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이 아이들은 자라서 어떻게 될까?
이 책은 부모와 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직접 실행해볼 수 있는 행복 증진법으로 가득 차 있다. 또한 이 책은 한국 최고의 덴마크 교육 전문가이자 아이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들이 가야 할 길을 고민해온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고병헌 교수가 번역하여, 우리에게 덴마크 학교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여주고, 한국에서 어떻게 응용해볼 수 있을지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 그리고 행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 책을 통해 덴마크 교육 현실을 따라가며 살펴보자!
행복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신뢰와 공감을 통해 나와 함께하는 세상을 생각하다
- 덴마크인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행복 원칙 1 ‘접촉수업’ ‘감정 읽기 수업’
미국에서 태어나 공부를 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한국교육과 닮아 있다. 미국은 한국보다는 자유로운 교육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 공교육 체제에서도 최소 112가지 시험을 치르고 거기서 좋은 점수를 얻어야 유명한 대학에 갈 수 있다. 물론 한국의 입시 교육은 더하다. 저자가 놀랐던 것은 덴마크에서는 중학교 졸업자격시험을 제외하고는 어린 시절에 어떠한 시험도 치르지 않고, 심지어 숙제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는 책에서 줄곧 행복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덴마크인들이 말하는 행복의 우선 순위이다. 그들은 ‘사회적 행복’의 중요성을 먼저 이야기한다.
덴마크에서 말하는 행복은 자기만족이나 충족감과는 다르다. 덴마크인들에게 행복은 자기 혼자만의 것일 수 없다. 친구가 불행하고, 이웃이 슬픔으로 비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혼자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덴마크인들의 행복은 이웃과 함께해야 만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사회가 안정되었을 때, 그제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덴마크인들에게 행복은 개인의 지향이면서 동시에 공동체의 문제다. 나 홀로 행복할 수 없으며 항상 공동체의 행복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덴마크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삶의 태도일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나만의 행복이 아니라 우리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 덴마크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 유심히 지켜본다. 저자의 시선을 붙든 것은, 신뢰와 공감을 가르치는 교사와 그것을 배우기 위해 토론하는 아이들이었다.
신뢰는 덴마크 학교에서 가르치는 첫 번째 덕목이다. 그러나 이들은 말로 ‘타인을 신뢰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독특하게도 덴마크 사람들은 신뢰를 몸에서 비롯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덴마크 학교에서는 10분 정도 모든 학급에서 ‘접촉수업’을 진행한다. 선생님이 보여주는 영상에 맞춰 친구들의 어깨를 토닥이고, 등을 쓸어준다. 장난을 친다고 폭력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아이들은 없다. 무엇보다 함께하는 친구가 접촉수업에서 자신을 때릴지도 모른다는 긴장감도 교실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매일 덴마크 전역에서 진행되는 접촉수업은 덴마크 교실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다. 덴마크에서 행동 장애가 있는 아동들을 위해 접촉수업을 실시한 결과, 공격성이 줄어들고 사회적응력도 매우 좋아졌다고 한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책을 읽히기 위해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그러나 덴마크에서는 책 읽기 대신 친구의 ‘감정을 읽는 수업’을 진행한다. 친구의 표정을 읽고 어떤 감정인지, 왜 그렇게 느꼈는지를 서로 나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친구의 감정을 듣고 나누며, 서로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과 친구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끝없이 대화를 나눈다. 감정을 읽을 수 있고, 친구의 감정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들은 다시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관계로 이어진다.
‘성’과 ‘죽음’을 숨기지 마라!
투명할수록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명확해진다
- 덴마크인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행복 원칙 2 ‘성교육’, ‘죽음교육’
저자는 덴마크 교육만의 특이한 사례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적나라하다고 느껴질 만큼 진솔하게 가르치는 성교육과 죽음교육이고, 두 번째로는 아이들에게 실패를 권장하는 면학 분위기, 세 번째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에 대응하는 덴마크만의 시스템이었다.
한국은 사실상 금욕지향적 성교육을 채택함으로써 아이들이 성에 대해 눈뜨지 못하도록 막아 왔다. 성기만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해부학적인 용어를 말하기보다 완곡어법으로 돌려 말하는 경우가 많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성’은 인간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다. 덴마크 사람들은 살면서 경험해야 할 중요한 주제라면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저자는 우리가 속한 현재를 직시하라고 말한다. 소셜미디어 속에서 보정되고 다듬어진 이미지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다. 포토샵을 통해 가공된 이미지는 아직 몸에 대한 기준이 없는 아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덴마크는 매년 2월 둘째 주마다 대대적으로 성교육을 실시한다. 덴마크의 성교육은 급진적으로 보일 만큼 과감하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소셜미디어에서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는 법을 토론하게 하고, 고학년들은 각 반마다 콘돔을 누가 가장 빨리 씌우는지 릴레이 경주를 한다. 성과 관련된 여러 가지 딜레마를 제시해 최선의 답을 찾는 법을 배운다. 덴마크들에게 성 문제는 음지에서 숨겨야 할 일이 아니다. 성은 결국 나와 나 아닌 것들의 경계를 찾아가는 일이다. 덴마크의 성교육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십대 임신율로 그 효과를 방증한다. 이 놀라운 효과 때문인지 덴마크의 ‘급진적인’ 성교육은 많은 다른 국가들의 벤치마크가 되고 있다.
덴마크 학교에서는 ‘행복한 삶’뿐만 아니라 ‘죽음의 슬픔’에 대해서도 함께 배운다. ‘죽음의 슬픔’은 행복한 삶에서 떼놓을 수 없는 동전의 이면과도 같다. 인생에 해피 엔딩만 있을 수는 없다. 살면서 가까운 누군가가 죽고, 누군가와는 헤어지며, 아이들도 다양한 경로로 슬픔과 비통함을 경험한다. 지인의 죽음은 적지 않은 아이들이 겪게 되는 일이다. 덴마크의 모든 학교는 ‘슬픔과 비통함에 대응하는 실행 계획’을 가르친다. 동물의 사체를 발견하면 회반죽 통에 넣고 사체가 부패하는 과정을 기록한다. 또한 공동묘지를 산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우리 곁을 떠난 누군가를 애도하는 법까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알아간다.
성교육과 죽음교육은 생명의 생성부터 소멸까지 배우는 과정이다. 마치 색상환의 색채에 좋고 나쁨이 없고, 색채가 다양할수록 세상을 풍성하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덴마크인들은 다양한 감정을 배울수록 삶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쾌감이나 충족 안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죽음이라는 삶의 한계를 만날 때 뜻깊은 행복감을 배울 수 있다.
‘더 실패하고 더 실수하라!’
실패를 통해 가능성을 배우다
- 덴마크인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행복 원칙 3 ‘창의 교육’
덴마크에서는 두 가지 용기를 가르친다. 그들에게 용기는 실패 앞에서 당당하고, 또 새롭게 시도해볼 수 있는 씩씩함이며 동시에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에 대처하는 단호함이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모든 문제에 ‘모범 답안’이 있다. ‘모범 답안’은 곁가지를 허용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향만을 제시한다. 그러나 덴마크에서는 모범 답안보다는 오답과 잘못된 풀이가 적힌 친구의 노트를 보며 함께 답을 찾아간다. 틀렸다는 이유로 친구를 놀리거나 무시하는 일은 없다. 친구가 어떤 생각으로 문제에 접근했는지 그 경로를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더 많이 배운다. 틀렸다는 이유로 실패자로 낙인찍히는 일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틀린 답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친구들과 논의한다.
NASA에서 가장 창의적인 직원을 선별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안했던 두 학자는 아이들을 추적하며 창의성이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연구한 바 있다. 어릴 때는 98퍼센트의 아이들이 창의적이었지만, 정답 위주로 교육되는 시스템 안에서 아이들은 오직 정답만 말하기 위해 다양한 생각을 스스로 제한한다. 결과적으로 98퍼센트의 창의적인 아이들은 성인이 되자 결국 2퍼센트만 남게 된다.
덴마크의 한 학교에서는 틀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학생에게 ‘더 실패하고, 더 실수하라’는 학습 목표를 세우게 한다. 창의적인 생각은 틀릴 가능성이 주어질 때, 발현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덴마크는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더 실패해보라고 권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바보로 보일까 걱정하며 침묵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의견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며 성장해간다.
비겁자가 아닌 친구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라!
폭력 없는 학교는 아이들이 만들 수 있다
- 덴마크인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행복 원칙 4 ‘왕따 예방교육’
완벽해 보이는 덴마크 학교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로 인해 덴마크에서도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덴마크는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에 관해서도 그들의 방식대로 정면돌파를 진행한다.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드는 덴마크만의 프로그램은 사후 처방문이 아니라 사전 예방에 가깝다.
덴마크는 왕따 문제를 가해자가 못된 아이라서 생기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또래 집단의 내부 역학에 주목한다. 반마다 인기가 많은 친구가 있고, 인기가 없는 친구가 있다. 중간에 있는 친구들은 인기가 없는 친구와 놀면 인기가 많은 친구가 놀아주지 않을까 불안해한다. 덴마크에서는 행복 설문조사지를 돌리고, 아이들의 인기가 어떻게 편중되는지 소시오그램을 만든다. 선생님은 행복 설문조사지와 소시오그램의 결과를 보며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조별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 아이에게 인기가 몰리지 않고,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조정한다.
집단 따돌림 문제는 아이들이 직접 대면하도록 한다. 왕따 문제로 상담 전화를 걸어온 친구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어떻게 대답해줄지 아이들끼리 토론하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친구의 문제를 모른 체하지 않고 어떻게 도울지 고민한다. 아이들은 비겁해지는 것을 싫어한다. 모두가 비겁해지지 않겠다고 생각할 때, 괴롭힘의 방관자가 아니라 친구를 보호하는 정의의 기사로 거듭날 수 있다.
휘게, 행복을 배우는 시간!
모두의 행복을 만들어가다
- 덴마크인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행복 원칙 5 ‘휘게 시간’
한때 전 세계적으로 휘게 열풍이 불었다. 심지어 콜린스 영어사전에도 등재되었다. 사람들은 휘게를 좋은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휘게에 대한 우리들의 오해를 바로잡는다. 휘게는 불평과 불만을 뒤로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행위다. 모두가 함께하면서 아늑함과 평안함을 느낀다. 혼자 있을 때도 평안하지만, 휘게는 함께 있는 편안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휘게야말로 행복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덴마크의 아이들은 숙제를 하지 않는다. 숙제 대신 가족들과의 휘게 시간을 보낸다. 매일 휘게 시간을 보내면서 ‘나’라는 개인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들과 함께하며 ‘서로가 되는 충만함’을 경험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만 휘게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학급 시간’이라는 이름의 휘게 시간을 보낸다. 휘게 시간에는 친구가 선한 일을 한 것들을 종이에 적어 전체가 나누기도 한다. 왕따나 괴롭힘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할지 함께 논의한다. 학급 시간에 함께 나눠 먹는 ‘학급 케이크’는 덴마크 휘게 문화의 핵심이다.
전 세계에 덴마크식 행복 교육을 전파하는 저자가 이 학급 시간을 미국 뉴저지주의 학교에 도입해봤다. 미국에서도 덴마크와 같이 일주일에 단 한 시간을 배정했다고 한다. 그 한 시간이 만들어낸 변화는 대단했다. 행복 설문조사 당시 대부분의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던 학급이 몇 개월 지나지 않아 화합하는 문화로 바뀌었다. 서로에 대한 긴장으로 팽팽했던 학급 분위기는 부드러워지고, 아이들은 학교를 오고 싶은 곳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학교는 매우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아이들의 정서와 지능이 성장하는 학교가 가기 싫은 곳 대신 가고 싶은 곳으로 변하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배우고 노는 곳이라면 어떻게 될까?
구글과 UN까지 주목한 덴마크식 행복법,
우리는 행복을 배워야 한다!
인간이 자신의 삶을 판단할 때 첫 번째로 고민하는 요소가 바로 ‘행복’과 ‘불행’이다.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기준은 주관적이면서 또 사회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행복’에 대한 논의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철학적 논쟁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행복한 삶을 위한 물적, 지적 토대가 무엇인지 덴마크 사람들은 가정과 학교의 일상에서 보여준다. 그 일상은 아주 소소한 실천으로 채워져 있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시키는 대신 어른들이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스스로의 몸을 긍정하는 법을 익히는 것,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주는 것, 혼자하는 성취뿐 아니라 함께하는 행복도 가르치는 것. 아이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부모와 선생도 배워가는 것이다.
학교에서 행복을 가르치고 배우는 덴마크인들의 문화는 구글과 UN까지 주목하고 있다. 덴마크인들의 행복 원칙은 이제 보편성을 띠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을 덮을 때면 우리는 행복을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행복을 전하기 위해서는 사회 시스템 이전에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행복을 배우기 위한 노력들이 이 책의 장이 끝날 때마다 팁으로 담겨 있다.
◎ “안 돼!” 대신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라!
◎ 아이들이 친절하게 행동하고 타인에게 공감할 때 칭찬하라
◎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존중되어야 할, 성과 관련된 아동의 권리에 대해서 토론하라
◎ 아이들이 본보기로 삼는 사람은 바로 어른이다
◎ 죽음을 포함해서 터놓고 대화하기가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는 영화 같은 영상물을 활용하라
◎ 잘못된 과제물이나 실수를 수업의 좋은 사례로 활용하라
◎ 방관자에서 기사로 거듭날 수 있는 용기를 길러주라
덴마크인이 가르치고 배우는 행복을 담은 이 책은 경쟁적인 한국사회에서 편안한 행복을 알려주며 아이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덴마크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정해진 일과처럼 접촉수업을 한다. 접촉수업이 교실에서 아이들의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이 검증되면서부터 덴마크의 많은 학급에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 활동을 한다. 접촉수업 활동은 신선도의 측면에서도, 효과의 측면에서도 놀라웠다. 접촉의 긍정적 영향이 나에게는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덴마크 사람들은 흔히 “쓰다듬으며 괴롭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접촉하고 만지고 쓰다듬는 행위는 신뢰감은 높이고 공격성은 억제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의 분비를 촉진하여 교실 속 아이들의 행복감을 향상시킨다. 어찌 보면 참 단순한 원리지만, 정말 효과 만점이다.
- 〈1장 신뢰 : 스스로를 믿는 아이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69쪽
덴마크에서는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길러준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에겐 그림을 보여주고 어떤 감정이 읽히는지를 묘사하고 토론하게 한다. 그러면서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도 함께 생각해보게 한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공감의 언어’를 계발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고학년 학생들에겐 놀이터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 격렬하게 축구를 하는 아이, 혹은 놀림을 당하는 아이 등 다양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의 그림과 영상을 보여준다. 그 얼굴 표정을 세심하게 ‘읽고’ 어떤 감정이 읽혔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읽었는지를 여럿이서 토론하게 한다.
- 〈2장 공감 : ‘너’의 입장에 설 수 있는 힘〉, 101쪽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한 것. 이것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전해줄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다. 즐겁고 행복한 삶은 자기 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감정을 바꾸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면, 적어도 당신이 사용하는 표현만큼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말만 바꿔도 상황은 달라진다.
아이들에게 뭔가 중요한 변화를 주고 싶은가? 그렇다면 거울을 쳐다보면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그 시선을, 그리고 자신에게 건네는 그 한마디를 바꾸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3장 진솔함-성: ‘허세’와 ‘수치심’ 없이 성을 이야기한다는 것〉, 169쪽
어른들이 죽음이나 슬픔, 비통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아이들은 어른을 배려하기 위해 그런 주제들에 대한 자기들의 감정을 숨길 것이다. 아이들도 어른처럼 슬픔과 열망을 느끼며, 중병이나 죽음, 혹은 깊은 정신적 상처에 대한 감정을 가진다. 죄책감 또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그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결국 부적절하고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터져나올 것이다.
죽음은 명백히 삶의 한 부분이다. 그래서 덴마크 사람들은 죽음을 매우 중요한 교육 주제로 생각한다
- 〈4장 진솔함-죽음: 생명의 한계를 알 때 만나는 풍성한 삶〉, 216쪽
아말리에는 지독한 학구파로 학교에서 틀리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했다. 담임선생님은 아말리에에게 실수하지 않으려고 너무 노력하지 말라고 했다. 아말리에가 모든 것을 정확하게 해내려는 걱정에 짓눌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아말리에는 좋은 삶을 위해 덜 완벽해져야 해요.”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아말리에의 학습 목표에 덜 완벽해지기를 포함시켰다. 학교에서 아이에게 덜 완벽해지고 더 실수하라고 말하는 것이 상상이 되는가? 실제로 덴마크엔 “사람은 실수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다”라는 속담이 있다. 덴마크 사람들은 이 말을 믿고, 일상생활과 학교 교육에 그대로 적용한다.
- 〈5장 씩씩함: 실패할 용기와 오답의 힘〉, 250쪽
■ 추천사
이 책은 미국인 저자가 직접 덴마크 수업에 참석하며 접했던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덴마크인의 교육관과 자녀교육의 원칙을 소개하고 있다. 부모와 교사,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하는 교육. 덴마크만큼이나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주한덴마크 대사로서 이 책이 양국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출간된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 ‘2019년 덴마크-한국 상호 문화의 해’에 펼쳐질 많은 문화 교류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덴마크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가 싹틀 수 있도록 이 책이 충분한 자양분이 되어주길 바란다.
- 주한덴마크 대사, 토마스 레만
이 책은 덴마크 학교에서 가르치는 원칙, 즉 신뢰?공감?진솔함?용기?연대를 실제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또한 ‘튼튼한 자아’를 형성하기 위해, 성교육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밝혀주어 책의 미덕을 더한다. 한국교육부에서 제시하는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절차적 가치인 자율?존중?연대를 학교에서 풀어낼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좀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학교 시민교육의 기본을 다져줄 입문서로 추천한다.
- 전국사회교사모임 (전)대표, 학교시민교육연구소 소장 김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