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혀
오랫동안 이어져온 한중일 증오의 역사에 화해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무대!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의 붉은 땅 만주를 배경으로,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와 그를 암살하려는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인 여인 길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중일의 역사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세 나라 간의 공존가능성을 타진하고 그것을 예술적 경지로 끌어 올렸다는 평을 받으며 혼불문학상 7년 만의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제7회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체구가 작고 깡마른 중국인, 손에는 무수히 불과 싸운 흔적이 남아 있는 천재 요리사이자 비밀 자경단원 첸.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의 암살 계획을 세우고 황궁 주변을 서성거리던 첸은 헌병대 간부에게 붙잡히고, 궁정 주방에서 일하기 위해 온 요리사라고 항변하는 첸 앞에 사령관 모리가 나타난다. 총살형으로 죽게 될 거라는 헌병대 간부의 위협과 달리 뜻밖에 사령관 모리는 첸이 광둥 제일의 요리사라는 걸 증명하도록 목숨을 건 불가능한 요리 시험을 내린다.
첸은 단 1분의 제한시간 동안 칼과 한몸이 되어 구운 송이버섯 요리 ‘향식(餉食)’을 만들어 대령해 죽음을 면하고 장교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첸은 점점 비밀 자경단원이 아닌 요리사로서 모리에게 궁극의 맛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런 첸의 요리에 자신도 모르게 점점 길들여져가는 모리는 군 위안부 생활을 하다가 풀려나 첸의 아내가 된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조선인 여인 길순을 궁으로 들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