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나르의 딸 상권 (한글판)
책 소개
<새로이 발굴한 작은 명작>
-최초 번역판을 내며 (번역자 이 제순 씀)-
잡신을 믿는 이교도 바이킹들에게 기독교가 퍼지기 시작할 무렵이었으나 아직 기독교의 타협과 관용은 바이킹들에게는 먼 이야기였다. 바이킹들의 시대는 사소한 충돌에도 이웃을 살해하고, 영아 살인이나 부녀자의 겁탈이 흔히 있는 과격하고 기이한 사회로 모욕과 원한은 때로는 대를 물려가며 갚고 마는 시절이었다.
아이슬란드의 서사적 영웅 전설의 필치를 차용하며 현대인이 읽기 쉬운 간결하고 서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 시그리드 운세트의 1909년 작품이다. 그러나 서사시처럼 가르치려 하지도 않고 말도 많지 않은, 군더더기 없는 대단히 뛰어난 작품이다.
북구의 영웅 전설 (saga)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독자들은 처음에는 그 문체로 인하여 다소 어색하고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나 몇 페이지를 지나면 빠르게 작품에 빠져들게 되고, 고전이지만 결코 지루함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처음 한두 페이지는 마치 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비극을 서로 자초하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은 사실은 과거와 현재를 넘어서 너와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인간은 1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스스로의 행복을 희생하고 과거를 보상할 기회도 저버려가면서까지 고통을 가중시키는 인간들의 모습은 현재나 과거나 별로 변한 것이 없고, 인간들 사이의 운명이란 것이 얼마나 가혹할 정도로 서로 연결되어있는가를 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운세트의 이 작품 군나르의 딸 (Gunnar’s Daughter)은 대하 소설 크리스틴 라브란스다테르(Kristin Lavransdatter)를 (9월 발간 예정) 시도하기 전에 읽어 볼 만한 기본 입문서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작자는 훗날 대하소설 3 부작 크리스틴 라브란스다테르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