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사랑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 많은 밤이다.
무수히 많은 고민 탓에 자꾸 새벽을 목도한다
벌써 네 번째 에세이다. 마음과 마음 사이의 간격을 노래한 한 권의 시집, 나를 챙김의 연장이었던 한 권의 요리 레시피 책, 그리고 세 권의 에세이를 합하면 벌써 여섯 번째 글모음이니, 공사다망했던 한 해를 빼고는 매년 한 권씩 책을 펴낸 셈이다. 『누군가는 사랑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자화상, 2023)는 특히 그 의미가 깊다. 백가희 작가는 꾸준한 글쓰기의 연장선, 동시에 그간 책과 인스타로만 소통했던 독자들과 더 긴밀한 소통을 하기 위해 블로그 연재를 시작했다. 새벽에 배달되던 메일링 연재는 책 한 권 분량을 훌쩍 넘어섰다. 작가가 쓴 이전 모든 책이 그렇지만, 이 블로그 연재를 엮은 『누군가는 사랑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는 보다 진솔하고, 더 넓어진 시야를 체감하게 한다.
‘하는 자유’를 통해서는 타인의 시선에 작아졌던 과거를 회고하며 지지받지 못한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오픈 유니버시티’에서는 하늘하늘 청춘 같은 중장년의 배움터에서 느낀 촘촘한 결속과 다정함을 이야기한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는 열정과 끈기 같은 것보다 다정과 사랑을 말하고, ‘더 늦기 전에 답장을’에서는 지구와 환경에 대한 소회를 부드럽게 풀어낸다. ‘선생님에게’에서는 작가의 신념이, 반성과 다짐이라는 형태로 드러난다.
출간을 거듭할수록 나 자신과 개인에서 바깥으로 시선이 확장되면서, 글에서도 여유와 따뜻함이 묻어난다. 보다 마음 넉넉한 문장으로 읽는 이를 감싸는 『누군가는 사랑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는 분명 독자들에게 한결 편안한 마음을 선사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