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계속 쓰기』 대니 샤피로의 신작 소설 『별들이 우리를 발견하기를』(Signal Fires)이 출간되었다. 샤피로가 오래전에 집필하다 만 미완성 원고를 팬데믹 시기에 다시 꺼내 15년 만에 완성한 역작으로, 샤피로의 소설을 기다려 온 한국 독자에게 마침내 도착한 첫 소설이다. 이 책의 원제는 Signal Fires, 직역하자면 “신호의 불꽃”이다. 한국어판 제목 “별들이 우리를 발견하기를”은 눈 내리는 밤 가출한 소년 월도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노부인 미미를 길에서 만나 나누는 대화에서 온 표현이다. 『별들이 우리를 발견하기를』은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힐링’ 소설이거나 거침없이 통과할 수 있는 ‘쉬운’ 소설이 아니다. 독자들은 때로 덜커덩거리고 움찔하면서, 한쪽 가슴이 뻐근해지거나 느슨해지는 것을 수시로 느끼면서, 소설의 시간을 따라 여름밤과 겨울밤을 넘나들며 시시각각의 온도를 체감하는 독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196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유대교 율법을 엄격하게 따르는 코셔(kosher) 가정의 외동딸로 자랐다. 그의 집에선 안식일인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 라디오와 텔레비전, 전등을 켜지 않았고, 자전거를 타거나 피아노를 칠 수 없었다. 집은 늘 말끔하고 조용했다. 통제가 중요한 집에는 먼지 대신 가족의 비밀이 공기처럼 떠다녔다. 침묵과 비밀 아래서 대니 샤피로의 ‘문학 수업’이 시작되었다. 문간에 숨고, 계단참에 웅크린 채 부모의 대화를 엿듣고 엿보고 염탐하면서, 밤마다 이불 밑에서 손전등을 켜고 책을 읽으면서, 책에서 발견한 단어들을 그러모으면서, 상상하는 법을 익히면서, 거짓말로 가득한 편지를 끄적거리면서.
집에서 필사적으로 나오고 싶었던 그는 고등학교 2학년에 대학에 지원해 뉴욕시 인근의 예술대학 세라 로런스에 입학한다.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방황해야 했다. 대학 중퇴, 파괴적인 관계, 부모의 사고, 아버지의 죽음을 겪고 술에 의존하며 지내다가 그는 결국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학교로, 글쓰기로.
1990년 뉴욕의 조그만 방에서 쓴 첫 소설로 데뷔한 후 베스트셀러 『가족사』(Family History, 2004), 『흑백』(Black&White, 2007) 등 다섯 권의 소설과 『슬로모션』(Slow Motion, 1998), 『헌신』(Devotion, 2010) 등 다섯 권의 회고록을 썼다. 컬럼비아 대학교, 뉴욕 대학교 등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뉴요커』, 『뉴욕타임스』, 『보그』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한다.
2019년에 출간한 아버지에 대한 회고록 『상속』(Inheritance)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는 오랫동안 숨겨진 가족의 비밀을 발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팟캐스트 ‘Family Secret’을 제작해 여섯 번째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도시 생활을 접고 가족과 코네티컷주로 이사했다. 한적한 동네의 언덕 위 이층집에 그의 작업공간이 있다. 그는 매일 맨발에 독서용 안경을 쓰고 빈티지숍에서 구입한 장의자에 앉아 글을 쓴다. 다시 소설로 돌아가 여섯 번째 책을 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