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내 편, 돼 줄래요?

내 편, 돼 줄래요?

저자
이수정
출판사
슬로래빗
출판일
2019-03-22
등록일
2019-04-15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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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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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약 0

책소개

세상에 내 편 하나 없는 것 같다는 이들에게 전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뜻밖에 보편적인 ‘내 편’의 기록.

‘내 편’ 만드는 방법은 없어도 바로 곁의 ‘내 편’을 알아보게 하는 책.



이 책은 삼성그룹 사보 기자, 카피라이터, 잡지사 편집장, 번역 작가로 20년 넘게 ‘이야기’를 다루며 살아왔으며, 단편 소설로 미주 문단에 등단한 이수정 작가의 첫 책이다.



누구나 한 번쯤 ‘세상에 내 편 하나 없다’고 말해본 적 있을 것이다. 진짜 ‘내 편’이 없어서가 아니다. 뜻대로 풀리지 않는 세상살이에 ‘내 편’의 존재를 잊고 푸념하기 일쑤일 터. 그런 우리에게 작가는, ‘내 편’은 만드는 게 아니라 쌓아가는 것이며, ‘내 편’은 찾는 게 아니라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후에 풀어놓는 작가의 ‘내 편’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뜻밖에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낸다.



작가가 말하는 ‘내 편’을 살펴보자. 먼저 가족은 우리를 숨 쉬게 하며, 친구는 우리를 기대게 해준다. 심지어 적(敵)이라는 ‘내 편’을 말한다. 우리를 자라게 해주는 존재로서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내 편’이어야 할 ‘나’를 빼놓지 않는다. 작가에게 가장 특별한 ‘내 편’은 아들 저스틴이다. 의학적으로 발달이 느리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스페셜 키드, 말 그대로 특별한 아이다. 작가에게뿐 아니라, 저스틴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예상컨대, 이 책의 독자들은 책장을 덮으며 늘 곁에 있어 무심했던 ‘내 편’을 떠올릴 것이다. 이제라도 ‘내 편’을 알아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그래서 나는, 많이 가진 엄마보다 등이 넓은 엄마가 되어 주고 싶다. 언젠가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엄마 얼굴을 떠올리면 그리움에 콧등이 시큰해질지언정, 처졌던 어깨가 올라가고, 떨리던 가슴이 고요해지고, 두 다리에 바짝 힘이 들어가도록 해 주는, 그런 등 말이다. -27p



우리는 가족의 귀를 ‘늘 열려 있는 귀’라고 마음대로 생각해 버린다. 가족의 귀도 들어 줄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잘 못 한다. 집 밖 사람들에게는 곧잘 하면서 가족들에게는 인색한 말. “지금, 내 얘기 좀 들어줄 수 있어(요)?” 가족이라도 이 정도 ‘최소한의’ 매너는 지켜 줘야 한다. 나부터 오래도록 잊고 살았음을 고백한다. 아니, 생각조차 못 하고 살았다. 이 최소한의 매너를 지킨다면 가족은 누구보다 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 줄 사람들이다. 성가시고 귀찮아서가 아니라 같이 속상해서 한숨 쉬어 줄 사람들이다. 공감의 한숨 말이다. 가족이니까. - 49p



더듬어 보면, 친구는 ‘어딜 같이 가 주는 사람’ 같다. 어딜 가야 하는데 혼자 가기 심심하거나 민망하거나, 어쨌든 뭣할 때 동행해 주는 사람…. 친구는 그렇게 동행해 주기도 하고, 친구 아니었는데 그렇게 동행하다가 친구가 되기도 한다. ‘동행’이란 말 속에는 ‘시간’과 ‘공간’이 공존한다. 친구들은 같은 시간 속을, 같은 공간 속을 같이 간다. 심지어는 함께하지 못한 시간, 공간에조차 친구는 같이 가 준다. 같이 가기로 한

약속만으로도…. -77p



이유를 알 턱 없고, 안다 해도 해결책을 줄 수 없을 게 분명한 꼬마의 한마디에 삽시간에 마음이 고요해졌다. 삽시간에 평온해졌다. 신기한 일이었다. 내가 괜찮아질 거라고 믿어 주는 이가 이 세상에 한 사람은 있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그 사람이 아직 열 살밖에 안 되고 몸피도 아주 작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지 싶다. 내가 괜찮아지는 데,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지 싶다. 힘들고 슬플 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건 실행하지 못할 버거운 행동 지침도 아니고, 귀 언저리만 맴돌다 사그라질 산만한 충고도 아니고, 그저 막연한 이 한마디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괜찮아질 거야.” -109p



우린 정말이지, 자신의 감정을 알고, 인정하기보다는 감추기에 더 급급하다. 슬픈데, 울적한데, 속상한데 내색하지 않으려 한다. 자기 안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안 되는 줄로만 안다. 그러나 머리로는 그리 생각해도, 한번 생겨난 감정은 이성의 힘만으로 썰물처럼 말끔히 빠져나가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든 새어 나온다. 안타깝게도, 자주 꽤 부정적인 방식으로, 고무적이지 못한 내용으로. 별일 아닌 사소한 언행을 구실삼아 자신도 외면하는 어떤 감정을 남에게서 해소하려 들면, 누가 그런 이에게 위로의 선물을 줄 수 있을까? -132p



칠십여 평생, 배우가 될 생각은 꿈에서조차 해 본 적 없던 우리 엄마는 지금 단역 배우로 신명 나는 인생을 살고 있다. 당신에게 딱 맞는 일이란다. 너무 좋단다. “수정아, 좋아하는 일을 찾는 데는 75년이 걸릴 수도 있어.” 엄마는 75년 만에 드디어 좋아하는 일을 찾았지만, 지나간 75년을 원망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찾은 게 다행이라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79세를 살고 있다. -203p





? 추천사



문장을 읽으며 아름답게 일어서는 슬픔을 보았다. 작가가 사람을 자기 쪽으로 당길 때의 바탕은 진정성이다. 과하지 않으나 물러섬 없이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이마를 짚는다. 진솔하게 들려주는 엄마의 손길 같은 세상살이와, 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삶의 틈새를 만지는 작은 속삭임들이 책장마다 색색의 알갱이로 건네진다. 나도 이제, ‘상냥 주머니’를 가진 그녀 편이다. - 채현선 / 소설가, 《207마일》



분주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듣는 별님 같은 이야기. 봄의 길목에서 강가에 앉아 큰누이에게 전해 듣는 삶의 이야기. 오늘에서야 내 편이 있음을 깨닫게 해준 고마운 이야기. 이 책을 통해, 나는 나에게로 한 발짝 더 걸어간다. 한 장 한 장 넘겨 가다 작가의 삶의 지혜와 용기에 내가 위로를 돌려받는다. 이 책은 곧 내 편인 것이다. - 이승한 / KBS 〈다큐 공감〉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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