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가지 레시피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소재의 레스토랑 "셰 파니스"는 패기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디시를 내놓는 미식의 성지로 유명하다. 『열두 가지 레시피』는 이곳의 주방을 22년간 지켜온 셰프 칼 피터넬이 쓴 책이다. 이렇게 소개하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요리책이 아닐까 싶겠지만, 그와 반대로 이 책은 편안하고 친근하게 가정식 요리법을 설명해주는 동시에 요리는 정말 즐겁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자신감을 채워준다.
독립한 지 한참 지났지만 집에서 즐겨 먹던 음식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요리법을 설명해달라고 해본 경험이 있는지? 이 책의 모티프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집을 떠나게 된 피터넬의 큰아들 헨더슨이 아버지에게 수도 없이 걸어댄 장거리 전화였다. 칼은 아들과 통화를 나누며 아이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모든 사람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삶의 기술"을 전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기본적인 요리 몇 종류와 소스 몇 가지를 조리하는 방법 말이다. 『열두 가지 레시피』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집을 떠나는 내 아이들을 비롯한 모든 아들과 딸 들이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요리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잘 먹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요리 매뉴얼"이다.
집을 떠나 독립하는 아이들에게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만들고,
몸에 좋은 음식을 잘 먹는 법을 알려주는 요리 매뉴얼
‘요리 자신감’을 채워주는 레시피북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소재의 레스토랑 ‘셰 파니스’는 패기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디시를 내놓는 미식의 성지로 유명하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슬로푸드의 어머니 앨리스 워터스가 운영하는 곳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열두 가지 레시피』는 이곳의 주방을 22년간 지켜온 셰프 칼 피터넬이 쓴 책이다. 이렇게 소개하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요리책이 아닐까 싶겠지만, 그와 반대로 이 책은 편안하고 친근하게 가정식 요리법을 설명해주는 동시에 요리는 정말 즐겁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자신감을 채워준다. 뛰어난 셰프라는 걸 금세 잊을 만큼 여유 넘치고 친근한 작가에게 요리의 기초를 배워보라는 ‘손글씨 초대장’인 셈이다. 파스타 소스를 만들기 위해 고기를 조리든, 콩 요리를 한 냄비 만들든, 신선한 채소를 간단히 삶든, 피터넬은 어떤 요리라도 해보고 싶고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요리책으로는 드물게 레시피를,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화체 에세이로 풀어내 마치 스승이 제자를 대하는 듯한 인내심 넘치는 태도와 침착하고 명료한 설명을 만날 수 있다.
간단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서양식 집밥 매뉴얼
독립한 지 한참 지났지만 집에서 즐겨 먹던 음식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요리법을 설명해달라고 해본 경험이 있는지? 이 책은 자상한 부모님과의 기분 좋은 전화 통화처럼 술술 읽힌다. 실제로 이 책의 모티프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집을 떠나게 된 피터넬의 큰아들 헨더슨이 아버지에게 수도 없이 걸어댄 장거리 전화였다. 칼은 아들과 통화를 나누며 아이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모든 사람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삶의 기술’을 전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기본적인 요리 몇 종류와 소스 몇 가지를 조리하는 방법 말이다. 『열두 가지 레시피』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집을 떠나는 내 아이들을 비롯한 모든 아들과 딸 들이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요리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잘 먹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요리 매뉴얼”이라 할 수 있다.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또는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 전해지는 레시피에는 따뜻하면서도 중요한 것이 함축되어 있다. 단순한 요리 기술이 아니라 요리와 레시피를 통해 전달되는 가족의 편안함, 처음 제 발로 서서 어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아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위로 말이다. 『열두 가지 레시피』는 토스트, 달걀, 파스타, 채소, 로스트 치킨, 그릴 구이, 세 가지 만능 소스 그리고 케이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흔히 접하며 누구나 좋아하는 보편적 식재료와 레시피로 구성되어 있다. 피터넬에 따르면 각 항목에서 기초적인 간단한 레시피를 하나씩 충분히 습득해두면 이후엔 혼자서도 요리 방법을 익혀나갈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요리들은 피터넬의 생동감 넘치는 문체와 가족의 미각 모험 이야기, 어렵고 복잡한 기술보다 재료를 쉽고 간단하게 손질해 최고의 맛을 이끌어내는 그만의 요리 철학을 통해 생생히 살아난다.
“우리집에서는 양파, 마늘 약간, 토마토 통조림만으로 평범하면서도 맛있는 소스를 만들어 먹곤 한다. 그 레시피를 소개하려는데, 이 소스는 실제로 맛이 아주 좋고 미트볼을 곁들여도 끝내주지만 (……) 만약 계절이 여름이고 뒷마당에 토마토를 기르고 있다면, 혹은 토마토를 기르는 친구가 있거나 시장에서 맛있어 보이는 완숙 토마토를 샀다면, 그 신선한 토마토로 마리나라 소스를 만들면 기가 막히다. 마치 여름의 빛나는 태양이 지구로 내려와 앞치마를 두르고 점심을 만들어준 것처럼.” (144쪽)
요리 초보자부터 경험자까지 모두 아우르는 실용적 로드맵
이 책은 요리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북으로 쓰였지만, 요리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듬뿍 담겨 있다. 피터넬은 열두 가지 주요 레시피뿐만 아니라 기본 요리를 변형한 레시피를 여러 가지 소개하고 있으며, 파스타든, 그릴에 구운 생선이든, 그냥 삶은 야채든, 일단 끼얹기만 하면 음식의 맛이 확 살아나는 마법의 소스까지 알려준다. 이 책의 레시피만 익혀둔다면, 기본적인 서양 요리는 마스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피터넬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면서도 우아하게 조리법을 설명하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독자들이 요리에 자신감을 갖고 더욱 과감하게 여러 가지 요리에 도전해보도록 독려한다는 점이다. 읽으면서 배가 고파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을 다 읽을 즈음이면 틀림없이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한쪽에 치워두었던 오래된 요리책들을 다시 꺼내 훑어보며 여유롭게 이런 생각도 하게 될 것이다. ‘별거 아닌데?’
“나는 언제나 칼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요리의 단순함과 명확함, 뛰어난 풍미를 높게 평가해왔다. 칼은 여러 해에 걸쳐 셰 파니스의 주방에 어마어마한 재능과 창의력을 불어넣었다. 회화를 전공한 예술가답게 그는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발휘해 접시 위에 아름다운 요리를 구현해낸다. 또한 젊은 요리사들을 가르치는 재능도 뛰어나다. 그는 내가 아는 사람 중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은 스승이다. 젊은 요리사들에게 강압적으로 지시를 내리지 않고 끊임없이 격려하며 각자에게 맞는 속도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생동감과 미학이라는 요리의 중요한 원칙을 학생들에게 일깨워준다.” (엘리스 워터스, 「추천의 글」 中)
『열두 가지 레시피』는 이러한 피터넬의 섬세하면서도 편안한 교육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는 예술가다운 미각과 비율 감각을 한껏 발휘해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를 위해 활기차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음식, 모든 사람을 식탁으로 불러모으는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용적 로드맵을 만들어냈다. 피터넬에게 요리는 무궁무진하게 변신이 가능한 존재다. 그는 요리를 하다보면 가끔 실수도 할 수 있고 요리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으며, 이렇게 열린 마음이 놀라운 발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와 함께 하는 요리 여정은 편안하고 즐거우며, 그 끝엔 반드시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