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구왕 서영
집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개인의 분투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즉 가장 먼저 접하는 사회적 집단인 가족부터, 학교, 회사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고 자리를 잡아간다. 하지만 누구나 이 집단에 안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단의 성질과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면, 혹은 집단이 추구하는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안에서 표류하고 마는 것이다.
《피구왕 서영》속 단편들은 집단 속에서 표류하는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연 집단에 적응하지 못해 분투하는 이들이 잘못된 것일까? 오히려 집단이 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은 의문이 이 책의 시발점이다.
우리는 하나의 개인이면서 집단의 한 부분이다. 작가는 글을 쓰면서 집단에 불편함을 느끼는 개인에 주목했다. 다수가 동의하고 묵인하는 상황에서 혼자만 ‘불편하다’고 말할 수 없었던 지난날들과 그런 자신을 예민한 사람이라는 낙인찍었던 과거의 파편들을 떠올렸다. ≪피구왕 서영≫은 개인이 더 이상 스스로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원’과 수없이 선행되었던 불편한 나날들에 대한 ‘공감’을 담은 반성문이다.
이 책은 독립출판으로 시작되었고, 동네서점의 서점지기와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독립출판시장에서 눈에 띄기 어려운 소설이라는 장르적 한계를 넘어 현재도 고통 받고 있는 개인들에게 손을 내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