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배우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최대한의 돈이 아니라 최소한의 철학이다”
현직 금융감독원 실장이자 세계적인 트레이더가 알려주는 돈을 지배하는 프레임의 힘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는 거의 모든 것을 돈이라는 잣대로 평가한다. 그렇다면 돈에 대한 교육은 필수여야 마땅하다. 제일 중요한 주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막상 그러한 과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 과목에서 일부 다뤄지긴 하지만 수박 겉핧기다. 경제라는 과목도 돈 자체하고는 또 다른 얘기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마치 ‘너희들은 몰라도 된다’고 하는 듯하다.(p.6)
이 책은 흔히 보아오던 재테크 책과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이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꾀거나, 보다 은근하게 ‘부자의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접근하며 무책임한 감언이설을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모두 돈에 대해 좀 더 공부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도 지엽적이지 않은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돈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돈을 투자나 재테크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것’, ‘불리는 것’, 그리고 ‘쓰는 것’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돈의 실제 프레임을 제시한다. 즉, 개인 관점에서 돈의 총체적 라이프사이클을 망라하는 기본적인 철학과 원리를 다룬다.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지만 돈에 대해서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해보지 않은 보통 사람들에게 돈을 바라보고 활용하는데 도움이 되는 프레임을 제시하는 책이다.
많은 이들이 ‘돈은 무조건 많으면 좋다’, ‘조물주보다 위대한 건물주’, ‘좋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확실한 투자’에만 귀를 기울인다. 이런 말에 현혹되어 우리가 진정 보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돈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기에 재테크와 투자로만 바라보거나, 자칭 금융전문가들에게만 돈을 맡겨놓지 말라고 강조한다. 돈에 대한 시야를 넓혀야 돈과 인생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은 어느 상황에서도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돈의 네 가지 좌표를 제시하며, 이 좌표를 지도삼아 돈을 벌고 불리고 쓰는 데에 적용해 돈을 제대로 장악할 수 있다고 당부한다. 더불어 돈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전체 판을 짜는 이들을 이해해야 하기에, 현실에서 구조적으로 작동하는 자본주의의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돈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라!”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머니 리터러시에 대해 알려주는 책
불확실성을 가슴속 깊이 새기는 사람은 참으로 드물다. 하지만 돈의 네 개의 좌표 중 가장 중요한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이걸 뽑겠다. 불확실성은 돈에서 그 정도로 중요하다. 돈의 불확실성은 모든 가능성을 겸허하게 인정하자는 의미다. 그 말은 곧 조심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불확실성의 본질은 델피의 신전에 쓰여 있던 저 유명한 문구 ‘그노티 세아우톤(gnothi seauton)’을 닮았다. 그 뜻은 ‘너 자신(의 무지)을 알라’다. (p.67)
‘머니 리터러시’를 쉽게 풀이하면 ‘금융구사능력’이 된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머니 리터러시를 키워주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쓰였다. 핵심은 돈의 기본 프레임을 나누어 지극히 합리적으로 현실을 꿰뚫어보고 , 그 안에서 돈을 벌고, 불리고, 쓸 수 있는 돈의 기본적인 운용원칙과 철학을 알려준다는 데에 있다. 그 과정을 통해 돈을 바라보는 거시적 시각을 키우고, 실제의 돈을 장악하는 기본기를 연마하도록 돕는다.
99%는 부자가 될 수 없는 시대라고 한다. 이른바 ‘재테크’나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된다는 발상은 신기루에 가깝다. 지금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다. 저자는 지난 30년간 금융위기는 매 10년마다 반복돼왔다며, 금융위기를 예측하기보다 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반복적인 금융위기는 오히려 이익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사, 물리, 수학, 통계학의 방대한 지식과 그것을 ‘돈’이라는 키워드로 연결해내면서 지적만족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숨겨진 크나큰 장점이기도 하다. 수익률과 부동산이 전부인 듯 말하는 현실에서 돈을 더 깊이 이해하고, 현명하게 돈을 다루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어떻게 돈을 지배하고 행동을 설계할 것인가
인문학적 사유로 빚어낸 돈에 대한 깊은 성찰
정리해보면 돈에는 세 가지 측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일 먼저 ‘돈을 버는 법’, 그다음으로 ‘돈을 불리는 법’, 마지막으로 ‘돈을 쓰는 법’이다. 이 세 가지 중,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 답하기가 쉽지 않다면, 다시 욕조의 물을 상상해보자. 말할 것도 없이, 셋 다 중요하다.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거나, 다른 어느 하나가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얼마나 물을 새로 채울 수 있느냐, 담겨 있는 물을 어떻게 잘 지키고 늘려나갈 것이냐, 그리고 물이 얼마나 흘러 나가느냐의 세 가지가 합쳐진 결과가 욕조 안의 물이다. 욕조의 물에 대한 세 측면의 영향은 전적으로 동등하다. 따라서 돈 공부는 세 가지 측면에서 행해져야 한다. 벌고, 불리고 쓰는 것을 동시에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p.40)
책은 전체적으로 5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에서는 우리가 돈을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려준다. 돈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기에 자칭 금융전문가들에게만 돈을 맡겨놓지 말고, 돈에 대한 시야를 넓혀야 함을 강조하며 그래야 돈과 인생의 주인으로 살 수 있음을 당부한다. 2장은 어느 상황에서도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돈의 기본프레임을 알려준다. 우리는 흔히 ‘돈이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돈은 수량과 시간, 불확실성과 마찰이라는 네 가지 좌표를 통틀어 바라봐야 돈을 제대로 장악할 수 있다.
3장, 돈을 버는 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현금이 꾸준하게 들어오는 상태’이다. 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생산수단의 확보다. 이게 해결되지 않은 돈은 언젠가는 무너질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하나의 직장을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여기기보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생산수단 확보에 필요한 돈과 시간을 버는 곳으로 여겨야 한다. 저자는 돈의 수량과 시간을 토대로 흔히 간파하기 쉬운 불확실성과 마찰에 대한 시사점을 잊지 않는다.
4장 돈을 불리는 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 둘째는 ‘반드시 첫 번째 원칙을 지키라’는 워런 버핏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저자는 ‘돈을 불리는 것’에 대해 사회에 팽배해있는 여러 관점들, 예를 들면 ‘복리는 힘이 세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평균수익률이 높으면 장기적으로 이익이다’와 같은 이론들에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한다. 한 번에 대박을 노리는 이보다는, 돈을 더 깊고 올바르고 건전하게 운용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5장 돈을 쓰는 법에서의 제1원칙은 제대로 쓰고 싶은 일을 정하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평생을 걸고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내는 것이 궁극의 돈 버는 법일지도 모른다고 강조하며, 써야 한다면 그때는 제대로 쓸 일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자본주의 시스템의 소비마케팅에 대해 속지 않을 것을 당부하며 상품의 소비가 우리의 자유를 증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역설한다.
6장은 돈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의 운용 방법을 알아도 전체 판이 돌아가는 규칙을 모르면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없다. 노동자와 주식회사와 은행을 꼭지점으로 해서 돌아가는 자본주의의 속성을 이해해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게임의 법칙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책 속에서
미리 분명히 말하지만 “어디에 투자하면 돈이 된다”는 식의 얘기는 이 책에 없다. 경매나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주가 되는 방법도 나오지 않는다. 그게 관심이라면 아예 지금 책을 내려놓는 쪽이 낫겠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돈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가를 알고 이러한 돈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다루고 싶은 경우라면 끝까지 읽어보길 권한다. 돈에 대한 기초 이론과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p.9)
결론적으로 제대로 된 돈 공부를 하려면 전체 판을 짜는 이들을 이해해야 한다. 요즘의 돈은 전 세계를 제집 안방 드나들 듯 누비고 다니기에 전 지구적 맥락과 시야는 필수적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의 진급만 신경 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을 이해했다고 해서 갑자기 돈이 벌리거나 내 월급이 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갑자기 뒤통수 맞는 일은 줄일 수 있다. 애써서 돈을 모았는데 뒤통수 맞으면 너무나 분하지 않은가. 신기하게도 지난 30년간 금융위기는 매 10년마다 반복돼왔다. 이제 다가올 2017~2018년에 전 지구적 금융위기가 또 한 번 오 게 될까? 온다, 안 온다를 예측하기보다는 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반복적인 금융 위기는 오히려 이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p. 50)
주목할 만한 사실은 돈이 정말로 많은 사람들은 무턱대고 리스크를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무모한 이익을 보려고 들지 않 는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이익을 보는 것보다 잃지 않는 데에 관심 이 더 크다. 대신 리스크를 아예 지지 않으면 결국 언젠가 뒤처진다 는 것도 안다. 그래서 그들은 질 만한 리스크만 진다. (p.158)
한동안 사람들 사이에 다음과 같은 허탈한 농담이 유행했다. “조 물주보다 더 위대한 것은?”이라는 질문의 답이 건물주란다. 물론 건 물주는 갖고 있는 돈이 많으니 투자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하지 만 조물주 위의 건물주조차도 투자만으로는 돈 문제가 해결되지 않 는다. 아무리 받는 월세가 많아도 그 이상으로 돈을 써버리면 얼마 안 가 건물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많은 건물주의 2세, 3세들이 그런 식으로 건물을 잃곤 했다. 돈을 오직 투자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게 진짜 문제인 것이다. 장님이 코끼리의 꼬리를 만지고선, 코끼리는 뱀처럼 가늘고 구불구불한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진배없다. (p.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