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시나리오 1 (개정판)
2월 28일 전 세계가 주목했던 역사적 만남,
북미회담 결렬에 담긴 진짜 메시지는 무엇인가
15년 만의 재출간, 남북 관계의 뜨거운 이슈를 짚어낸 최고의 역작!
지난해 4월 27일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역사적 순간이었다. 판문점에서 만난 두 정상의 악수는 한반도에서 쏘아올린 평화의 신호탄으로 보기 충분했다. 연이은 각국 정상회담과 유관 국가들의 발 빠른 협력 행보로 올해 열린 북미회담에서는 비핵화 및 추가 협력에 대한 극적인 타결 메시지를 점쳐보기에 충분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예상했던 전개와 달리, 급속하게 냉랭한 분위기로 치달으며 침묵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이 책 『제3의 시나리오』(전2권)는 다시 한 번 대북 정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적절한 계기가 될 것이다.
국제 정세의 움직임과 이면의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달해온 작가 김진명의 작품들은 매 출간마다 독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화두를 담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수세기 동안 열강들의 패권 싸움 속에서 한반도의 운명은 끊임없이 소용돌이에 휩쓸려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선거를 앞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전환기가 필요한 일본의 아베 정권, 수개월째 무역 협약을 조율하고 있는 중국 정부, 그리고 정치적 압력의 배후로 지목되며 막후 스캔들로 언급되는 러시아까지 다양한 이권이 중첩된 상황 속에서 한반도에 훈풍은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동북아시아의 역학 관계를 정리해보고자 다양한 관점의 정치적 견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균형이 무너진 일방의 주장이 표류할 뿐이다. 때문에 이 작품이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고,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전개로 힘의 중추들이 벌이는 은밀한 세계를 엿보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특히, 이 소설의 배경은 故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에 초점을 두고 있어 다소 시대적 괴리를 느낄 수도 있지만 작품 속 실존 인물의 이름만 교체해도 그 역학 관계의 유효성이 여전할 정도로 압도적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의 순간에는 제거 대상 혹은 선제 타격의 시발점은 북한이 아닐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우리는 다시금 주목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유효한 대한민국 제일의 화두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북미관계의 전환기를 다룬 소설
소설가 이정서는 뉴욕으로 떠나면서 청와대 안보보좌관실에 전화 한 통을 건다. 그가 남긴 부재중 전화를 뒤로 하고 이정서는 베이징에서 피살된 채 발견된다. 뉴욕으로 떠났던 평범한 소설가가 왜 베이징에서 살해된 것일까? 베이징 공안과 수사를 벌이던 한국의 검사 장민하는 그의 피살에 얽힌 배후를 찾고자 동분서주하면서 엄청난 정치적 음모와 맞닥뜨린다.
미국은 왜 침묵하는가,
북한은 정말 핵을 포기하고 평화 협정에 손을 잡을 것인가
핵제거의 길에 대해서, 진짜 남북의 경계가 무너진 순간, 대한민국과 미국의 행보가 궁금하다면 김진명 작가의 소설 속에서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 국제 정세는 이권을 나누기 위한 은밀한 약속과 배신이 난무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작은 물꼬가 트이는 것을 계기로 빠른 합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책은 그 작은 가능성에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있다.
국제 정치와 한반도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 새롭게 쓰이고 있지만, 그 움직임의 근원은 바뀐 적이 없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번쯤 내보여야 할 패기와 결연함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책 속으로
장 검사는 수사 개시 보고에 관한 서류를 급히 작성해 부장실 문을 두드렸다.
“그러니까 장 검사는 이 로저라는 CIA 요원이 살인 사건과 모종의 관련이 있고, 따라서 그를 추적하겠다는 얘기군.”
“속단하지는 말게.”
부장은 장 검사가 들고 온 서류가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고등 검찰관인 장 검사도 앞날과 관련해 그렇게나 고민스러웠던 사건인 만큼 부장에게는 훨씬 더 할 것이었다.
_p.180 〈로저의 정체〉중에서
“무슨 얘기요”
“위협의 근원인 북한의 위험성을 제거하는 방법 말입니다.”
“어떻게 제거한다는 거지”
“대화와 교류, 협력을 통해서 말입니다.”
“미군이 병력을 빼는 건 이 정부에 대한 섭섭함의 표시일까요”
장군은 분이 차오르는지 목소리가 격해졌다.
_p.221 〈코리아 커넥션〉중에서
“하여튼 나는 진범을 검거했고, 사건도 종결 처리했소.”
“뭐요?”
“사건을 끝냈단 말이오.”
“안 돼!”
위안은 장 검사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깜짝 놀랐다. 백이면 백, 그냥 종결했다고 하면 좋아라 할 텐데 이 사람 장 검사는 아주 이상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아니, 나는 장 검사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이 사건은 그리 간단한 사건이 아니오.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려 있는 사건이란 말이오.”
_p. 253 〈사건의 종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