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만지는 아이를 보는 서로 다른 시선
한 아이가 땅에서 달팽이 한 마리를 집어서 만지작거리며 요리조리 살펴보고 있었다.
한 사람이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달팽이를 잡았구나? 달팽이를 잡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거 보니 너는 커서 멋진 과학자가 되겠다!”
이 아이는 신이 나서 열심히 달팽이를 조물락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다른 사람이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
“생명은 소중한 거야. 네가 달팽이를 자꾸 만지면, 달팽이가 죽을 수도 있겠지? 어서 빨리 놓아주렴.”
아이는 어리둥절해하며, 달팽이를 놓아준다. 갑자기 달팽이에게 뭔가 잘못한 거 같아 미안해진다.
달팽이를 만지는 아이를 보는 너무 다른 이 두 가지의 관점 중 어느 하나 완전히 옳은 것도 잘못된 것도 없다. 둘 다 맞는 얘기 아닌가? 우리는 살면서, 나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수많은 잘못된 일들과 행동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
- 책을 쓴 동기
정답 찾아내기를 강요받은 세대라서 그런지, 끊임없이 인생의 정답은 무엇일지 자문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각자가 생각하는 정답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한 방향으로 달려가던 우리가 이 길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몇세대가 걸렸다. 나 또한 우리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사회가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틀 안에서 열심히 달렸다. 외국에서 교수가 한번 돼 보겠다는, 야무진 줄 알았지만, 매우 단순했던 꿈을 안고, 이곳 호주 그리고 마카오에서 지낸 지난 10년간…. 우리가 왜 이렇게 애쓰며 살아야만 했는지 많이 생각했고, 고민했다. 인생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20대부터 고민하였고, 신앙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했으나, 30대에 인생을 다각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또 한 번 삶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이러한 인생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면, 난 지금도 마카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열심히 살고 있었겠지? 그렇게 보면, 인생의 의미 따위엔 관심을 두지 않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나는 인생에 대해 고민한 덕분에 이 책을 쓴다.
-〈프롤로그〉 중
- 책 제목을 선택한 이유
한 아이가 땅에서 달팽이 한 마리를 집어서 만지작거리며 요리조리 살펴보고 있었다.
한 사람이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달팽이를 잡았구나? 달팽이를 잡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거 보니 너는 커서 멋진 과학자가 되겠다!”
이 아이는 신이 나서 열심히 달팽이를 조물락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다른 사람이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
“생명은 소중한 거야. 네가 달팽이를 자꾸 만지면, 달팽이가 죽을 수도 있겠지? 어서 빨리 놓아주렴.”
아이는 어리둥절해하며, 달팽이를 놓아준다. 갑자기 달팽이에게 뭔가 잘못한 거 같아 미안해진다.
달팽이를 만지는 아이를 보는 너무 다른 이 두 가지의 관점 중 어느 하나 완전히 옳은 것도 잘못된 것도 없다. 둘 다 맞는 얘기 아닌가?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이 아이는 자연에 호기심 많은 아이로 보일 것이고, 환경 보호가의 입장에서는 자연을 훼손시키는 아이로 보일 수 있는 것일 뿐.
우리는 살면서, 나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수많은 잘못된 일들과 행동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달팽이 만지는 아이를 보는 서로 다른 시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