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개정판)
크라임 스릴러의 마스터 마이클 코넬리 〈시인〉 3부작의 완결판!
최악의 연쇄살인마 ‘시인’을 쫓던 기자 잭 매커보이가 돌아왔다, 이제는 살인마 ‘허수아비’가 그의 뒤를 쫓는다.
한 번 잡으면 손을 놓을 수 없는 걸출한 재미와 함께 현실적이고 진지한 사회 범죄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크라임 스릴러의 마스터 마이클 코넬리는 말이 필요없는 전 세계적인 초특급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에드가, 앤서니, 마카비티, 셰이머스, 네로 울프, 베리 상 등 수많은 추리 문학상을 휩쓸며 작품성 또한 인정받고 있는 보기 드문 스릴러 작가이다. 그의 전작(全作)을 차례차례 소개 중인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시인》, 《실종》, 《시인의 계곡》, 《블러드 워크》에 이어 국내 여섯 번째 번역 출간작으로 2009년 최신 미국 출간작이자 《시인》의 히어로 잭 매커보이의 귀환작인 아마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을 선보인다.
‘시인’ 사건 이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기자 잭 매커보이는 역시 그렇게나 원하던 LA 타임스로 스카우트 되어 경찰출입기자로 몇 년을 보내지만 인터넷 세대에 뒤지는 데다가 연봉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해고 명단에 오른다. 라스베이거스 클럽의 댄서를 살해하고 차 트렁크에 숨긴 16세 소년 알론조 윈슬로 사건 기사를 쓴 적이 있는 매커보이는 우연찮게 사건을 다시 접하고 연쇄살인이라는 단서를 잡은 후, LA 타임스를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대박 기획기사의 조짐을 느낀다. 그러나 신입기자 안젤라 쿡과 연합하여 사건을 파들어가던 도중 진범 ‘허수아비’는 매커보이의 존재를 눈치채고, 매커보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사건 조사를 위해 사막으로 떠난 매커보이의 모든 신분이 허수아비에 의해 지워지면서 매커보이는 난관에 처하게 되는데….
2009년 초 출간되어 많은 스릴러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시인 : 자살 노트를 쓰는 살인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 후 에드가 앨런 포의 시구를 남긴 형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신문기자 잭 매커보이가 치열하게 진범을 쫓는 과정을 다룬 소설로 암울하고도 격조 있는 분위기와 치밀한 사전조사, 그리고 마이클 코넬리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캐릭터의 설득력과 힘이 돋보였던 걸작이었다. 이후 연쇄살인범 ‘시인’과 코넬리의 대표적 캐릭터 해리 보슈의 대결을 다룬 《시인의 계곡》에 이어 많은 독자들이 기다려왔던 기자 잭 매커보이가 《허수아비》를 통해 드디어 주인공으로 귀환했다. 2009년 코넬리의 최신작인 《허수아비》는 뉴욕 타임스 올해의 주목소설, 2009년 아마존 올해의 도서(편집자 선정/독자 선정 2개 부문) 및 수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소설과 올해의 스릴러로 선정되며 그 기대심을 충족시켰다.
‘시인’ 사건 이후 10여 년이 지난 현재, 최고는 아니지만 중간의 실력은 갖추었다고 생각했던 잭 매커보이에게 시련이 다가온다. 인터넷, 블로그, 트위터 등 온갖 온라인 매체에 정통한데다 연봉까지 훨씬 싼 젊은 디지털 세대들에 의해 결국 자신의 위치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것. 보다 넓은 인맥과 보다 깊은 연륜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도 잠시, 매커보이는 남은 2주일 동안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신입기자에게 그 인맥과 연륜마저 가르쳐야 한다. 자신을 이렇게 내친 LA 타임스가 제대로 후회할 한 방을 먹여주며 쿨하게 회사를 나갈 방법은 무엇일까. 매커보이는 깨닫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신문사에는 정말 제대로 된 기사 한 방이라는 걸. 그런 그의 눈에 미심쩍은 살인범 기사가 하나 걸린다. 한편 매커보이와 멀지 않는 그곳에, 일명 ‘허수아비’라 불리는 최고의 컴퓨터 보안 전문가 웨슬리 카버가 있다. 장인과 도제 시스템처럼 움직이는 카버와 프레디 스톤은 보안 회사의 상사와 부하이기도 하지만 짝을 이루어 움직이는 가학적 연쇄살인범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웹에 쳐놓은 일종의 덫 사이트를 매커보이가 건드리면서 카버는 매커보이의 정체를 알게 되고, 매커보이는 현실에서 카버는 인터넷에서 서로가 서로를 쫓기 시작한다.
《시인》의 잭 매커보이는 《허수아비》에서도 예의 그 개성을 잃지 않은 매력을 선보인다. 매커보이는 다소 클래식하다 싶을 정도로 융통성이 없는 꼿꼿한 양심에 현대인 특유의 냉소를 머금은 캐릭터로 놀라운 추리력과 독특한 개성보다는 기자 특유의 꼼꼼한 조사와 직관, 그리고 바로 우리 주위에 흔히 있을 법한 인간적인 모습으로 더욱 정감어린 느낌을 준다. 또한 《시인》, 《시인의 계곡》에 이어 등장하는 FBI 프로파일러 레이철 월링과의 파트너십은 《시인》 때보다 훨씬 더 유려하고 단단해졌다. 감성과 직관에 의지하는 잭 매커보이와 이성과 논리를 우선시하는 월링은 마치 잘 짜여진 한 팀의 탐정 파트너 같은 유연한 추리와 설득력 있는 인간 관계를 보여준다.
디지털 세대와 온라인에 대한 마이클 코넬리에 대한 관심은 2005년작 《실종》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두 가지 방향으로 가닥이 나뉜다. 먼저 온갖 디지털 문화에 뒤지는 아날로그 세대에 대한 연민이 그 하나요, 급속적인 온라인 문화의 발전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및 부작용이 두 번째다. 디지털 문화에 뒤진 매커보이가 첫 번째 가닥을 형성하고 있다면, 두 번째 가닥은 온라인 세상의 지킴이이자 침범자인 ‘허수아비’ 카버의 영역을 보여주는데 작품 속 안젤라 쿡이 큰 의심 없이 올린 트위터나 블로그의 글 한 줄로 그녀의 모든 정보를 알아낸다는 코넬리의 설정은 그저 소설 속의 얘기로 흘려 넘기기엔 꽤 날카롭고 섬뜩한 면이 있다.
현대 크라임 픽션 작가 중 유일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일관된 작품성을 보여주는 마이클 코넬리의 신작 《허수아비》는 한결같은 재미와 깊이, 그리고 “문학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내고 있다(LA타임스)”는 점에서 그의 최고작 중 하나로 포함시켜도 무방할 것이다.
■ 미디어 리뷰
“코넬리는 비단 크라임 픽션 팬들만을 위한 보물이 아니다. 그는 인간을 읽을 줄 아는 작가다.”_크라임스프리 매거진
“우리가 편의상 ‘장르소설’이라 칭하는 소설들이 생각보다 많은 진실과 가치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문학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작가 코넬리는 천천히 정공법으로 자신만의 주제의식을 작품 속에서 펼쳐나간다.”_LA 타임스
“《허수아비》의 이 근사한 시도야말로 마이클 코넬리가 왜 오늘날 최고의 크라임 스릴러 작가로 군림할 수밖에 없는지 상기시킨다.”_퍼블리셔스 위클리
“거의 매일 모든 신물에 실리고 있는 범죄 피해자들의 슬픈 현실을 알고 있는가. 《허수아비》는 바로 그들의 진실을 파헤쳐 간다.”_세인트 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
“보통 스릴러는 다시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작품은 두 번 이상 읽어볼 것을 권한다.”_미스터리 신 매거진
“코넬리의 작품은 기술적으로도 완벽하지만, 정서상으로도 확실히 독자의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다.”_시카고 트리뷴
“코넬리의 오랜 기자 생활로 인해 《허수아비》의 깊이와 질감은 돋보인다.”_시애틀 타임스
“잭 매커보이가 나오는 다른 작품 《시인》도 훌륭하지만, 《허수아비》는 미디어 저널리즘에 대한 보다 깊은 시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인》을 능기한다.”_AP 통신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코넬리는 생생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단연코 10점 만점에 10점이다.”_북로지스트닷컴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에 이어 코넬리의 최신작 중 최고의 날카로움과 기지를 보여준다.”_뉴욕 타임스
“디지털 사회에 뒤처져가는 아날로그 세대에 대한 슬프고 정직한 연민이 드러난 작품.”_밀워키 저널 센티널
■ 책 속으로
나는 전화를 끊고 헤드세트는 그대로 쓰고 있었다. 그러면 편집실에 있는 사람들이 나한테 접근하는 것을 꺼릴 것 같아서였다. 내가 강제퇴직 당했다고 래리 버나드가 다른 기자들한테 입을 나불대기 시작하면 다들 몰려와 애도를 표하려 할 것이 뻔했다. 나는 LAPD 강력반이 체포한 청부살인 모의 용의자에 대한 사건개요를 작성하는 일에 정신을 집중해야만 했다. 그래야만 편집실에서 슬며시 빠져나가 술집으로 이동한 다음 나의 신문기자 생활 마감에 대한 축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내가 하려는 일이기 때문이다. 마흔 살 넘은 경찰 사건담당 기자를 받아줄 신문사는 아무 데도 없다. 안젤라 쿡 같은 병아리 기자 지망생들이 해마다 남가주대와 메딜, 콜롬비아 등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고, 이들 대부분은 기술적으로 정통한데다 최저 임금 수준에도 기꺼이 일하려고 했다. 문서나 인쇄매체 그 자체처럼 나의 시대도 끝났다. 이젠 인터넷 세상이다. 그들은 데이터를 시간별로 온라인 버전과 블로그에 전송한다. 텔레비전 타이인과 트위터로 업데이트한다. 기사를 불려주려고 전화를 거는 것이 아니라 기사를 보내려고 전화기를 사용한다. 조간신문은 ‘뒷북일보’로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다. 거기 실린 기사들은 전날 밤 웹에 모조리 올랐던 것들이다. -본문 중에서
검색 엔진에 잭 매커보이의 이름을 입력하자마자 카버는 새로운 긴장이 몸속을 날카롭게 꿰뚫고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잭 매커보이는 블로그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페이스북이나 다른 어디서도 프로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의 이름은 구글에 수없이 떠올랐다. 카버는 처음부터 그의 이름이 눈에 익다 싶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 10여 년 전에 매커보이는 ‘시인’이란 별명을 가진 살인자에 관한 베스트셀러를 썼는데, 카버는 그 책을 여러 차례 정독했다. 조사를 해보니 매커보이는 단지 살인자에 대한 책만 쓴 것이 아니었다. 그는 시인의 정체를 세상에 드러낸 신문기자이기도 했다. 또한 결과적으로 시인의 목을 조인 장본인이었다.
잭 매커보이는 무서운 자객이야. -본문 중에서
“내가 행동과학실로 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어. 프로파일러들이 가끔 둘러앉아 우리가 사냥한 포식자와 바깥에 돌아다니는 포식자들과의 차이점에 대해 얘기하곤 했지. 연쇄살인범이 표범이나 자칼과 얼마나 비슷한지 알면 당신도 아마 놀랄 거야. 그런데 희생자들도 마찬가지야. 실제로 피살자의 육체적 타입을 지칭할 때 우린 동물 이름을 이용해. 이 두 여자는 기린으로 불러야겠군. 키가 크고 다리가 기니까. 우리 포식자께서는 기린 취향을 지녔어.” 그녀가 말을 이었다.
“또 있어. 이 시점에선 순전히 내 추측에 불과하지만, 피살자들의 다리에 남은 자국이 밧줄로 묶어서 생긴 거라는 검시보고서의 기록은 오류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자국들이 통상적인 것보다 너무 대칭을 이루고 있어. 이게 만약 끈으로 묶어 생긴 자국이라면 발목 주위에 있어야지. 상대방을 제압하거나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면 발목을 묶어야 하잖아. 그런데 발목엔 그런 자국이 없어. 손목엔 있는데 말이야.”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