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
2017년 전미도서상, 2018년 애니스필드울프도서상 수상작. 2011년 『바람의 잔해를 줍다』에 이어 전미도서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 소설가이자 가장 시적인 소설가로 손꼽히는 제스민 워드는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를 통해 오늘날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흑인 엄마 레오니는 열세 살 소년 조조와 어린 여동생 케일라를 태우고 백인 아빠 마이클이 수감된 파치먼 교도소로 떠난다. 위태롭기 짝이 없는 여정 끝에 도착한 파치먼에는 수십 년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리치의 영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고, 조조는 위험한 여정을 되짚어 리치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시적이며 강렬한 로드 소설이자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가족 서사의 탄생
제스민 워드, 오늘날 미국의 대표 작가임을 증명하다!
2017년 전미도서상, 2018년 애니스필드울프도서상 수상작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2011년 『바람의 잔해를 줍다』에 이어 전미도서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 소설가이자 가장 시적인 소설가로 손꼽히는 제스민 워드는 오늘날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열세 살 소년 조조와 어린 여동생 케일라는 할아버지, 할머니인 ‘아빠’, ‘엄마’, 그리고 얼굴을 보기 힘든 엄마 레오니와 함께 미시시피 걸프코스트의 시골집에서 산다. 레오니는 마약에 취했을 때만 나타나는 죽은 오빠 기븐의 환영에 시달리면서도 그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엄마’는 암으로 죽어가고 있고, 과묵하고 늘 한결같은 ‘아빠’가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며 조조에게 어른 남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어느 날, 아이들의 백인 아빠 마이클이 출소한다는 소식에 레오니는 조조와 케일라, 친구 미스티와 함께 미시시피주립교도소, 일명 ‘파치먼’을 향해 길을 나선다. 깨진 가족을 다시 이어 붙이고 싶은 마음과 마약 거래의 꿈을 동시에 품은 레오니의 자동차는 시종일관 불안하게 흔들리고, ‘아빠’와 ‘엄마’가 안전하게 지켜온 조조와 케일라의 일상으로 바깥 세계의 유혹과 올가미들이 끊임없이 달려든다.
드디어 도착한 파치먼. 그곳에서는 또 한 명의 열세 살 소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수십 년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죽은 수감자, 리치의 영혼이…….
한 가족의 내밀한 초상이자 희망과 고투의 대서사시인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는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들 모두 인종차별에, 희망에, 그리고 변함없이 지속되는 역사의 발자국 앞에 온몸으로 마주 선 모습을 힘 있는 문체로 그려낸다.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들 모두……
우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열세 살 소년 조조와 그의 엄마 레오니가 번갈아 화자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멍투성이 삶을 알아채가고 있는 조조는 그러나 척박한 환경에 쉽게 굴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죽음이 뭔지 안다고 생각한다.”라는 소설의 첫 문장은 정말로 죽음이 뭔지 알고 있는 소년의 서글픈 조숙함을 보여준다. 레오니는 때로 제 아이들을 증오하고, 아이들의 요구에 분개하며, 심지어 아이들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기회를 즐기는 모습까지 보이지만, 그녀에게 어떤 기회도 주지 않은 인종차별이라는 벽 때문에 그녀가 겪어온 숱한 실패들을 목도할 때면 어쩔 수 없는 연민이 피어난다.
한편 이들 주변에는 평안을 찾지 못한 두 영혼이 존재한다. 사냥 ‘사고’에서 백인의 총에 맞아 죽은 레오니의 오빠 기븐. 수십 년 전 조조의 ‘아빠’인 할아버지 리버와 파치먼에 수감되었던 소년 리치. 소설의 제목처럼 ‘묻히지 못한’ 채 노래하는 이들은 지나온 역사의 무게를 오롯이 끌고 가는 존재들이다.
비록 불의로 점철된 과거와 절망으로 가득한 현재일지라도, 레오니와 조조 그리고 ‘아빠’와 케일라는 집으로 돌아왔다. 미국 역사에 자리한 추악한 진실을 밝히는 동시에 가족적 유대가 줄 수 있는 힘과 한계에 깊이 천착하는 새로운 대작은 이렇게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