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의 사자
인간과 야생의 경계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곧장 우리의 거실로 걸어 들어온 침입자, 고양이!
미국 자연과학 잡지 《스미소니언》에 뱀파이어 인류학부터 맥주 고고학까지 독특한 주제의 글을 기고해오던 애비게일 터커. 평생 고양이와 함께해온 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이 기르는 이기적이고 식탐 많은 고양이 ‘치토스’에게 헌신하는 스스로가 이상하게 느껴졌고,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에 관한 탐구를 시작해 『거실의 사자』를 통해 인간이 고양이에게 받는 것 없이 함께 사는 까닭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고양이가 어떻게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고 사람들은 어째서 유독 고양이에 열광하는지 살펴본다.
인간은 고기와 공간을 놓고 고양이와 경쟁해왔으며, 큰 고양잇과 동물과는 서로의 먹이를 빼앗고 또 서로의 먹이가 되는 끔찍한 관계였다. 그렇다면 구하기 쉽지 않은 고기를 인간은 왜 고양이와 나눠 먹기로 했을까? 영역동물인 고양이가 왜 인간과 영역을 나눠 쓰기로 했을까? 저자는 인간이 고양이를 받아들인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기 위해 무던히 애쓴다.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한 가지 이유와 마주친다. 바로 고양이의 ‘귀여움’이다.
고양이의 외모에 대한 인간의 호감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고양이는 오스트리아 생태학자 콘라트 로렌츠가 ‘아기 해발인’(baby releaser)이라고 하는 것들을 다 갖추고 있다. 동그란 얼굴, 통통한 볼, 넓은 이마, 큰 눈, 작은 코 등이 여기 속한다. 저자는 이 외에도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살며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자세히 풀어놓는다. 이처럼 의문투성이었던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발로 뛰어다닌 저자는 고양이는 나름의 역사와 전략을 가진 생명체임을, 그리고 고양이를 비롯한 여타 생명체에 대해 때때로 우리가 경솔하게 행동한다는 점을 인정하자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