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살아가는 주제로 늘 새로운 고통을 시로 전하다.
한국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문학동네시인선」일반판 제8권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1994년 <현대시학>으로 데뷔한 성미정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언제나 늘어진 트레이닝복 차림에 맨얼굴,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광화문 일대를 걸어다니며 시인풍 아줌마나 아줌마풍 시인, 혹은 아줌마풍 시민이나 시민풍 아줌마의 인상착의로 보이길 바라는 저자는 이번 시집에서 겪고 느낀 일상의 이야기들을 시로 엮어 냈다. 시인으로서 자신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을 끊임없이 다그친다. 또 엄마로서 자신의 아이와의 이야기들을 마치 편지를 써내려가듯 말하고, 딸의 입장에서 엄마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의 삶과 맞닿아 있는 ‘딱한 사랑의 밥’, ‘주머니가 많은 옷’, ‘그래 의자가 너무 많았어’ 등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목차
시인의 말
김혜수의 행복을 비는 타자의 새벽
녀석과 시인
오늘 밤 나는 고무머리 퐁타로 같습니까?
엄마의 김치가 오래도 썼다
뿔개울 옆 봄나무 사무소 1
뿔개울 옆 봄나무 사무소 2
잔설 위의 고래 둘
이 봄도 나는 헤어진 아가리
무상한 나라의 앨리스
내 눈 아래 더시 생긴 점은 구태여 빼지 않을 작정이다
내 시, 혹은 냄시
아널드 로벨 아저씨께
별로 신기하지 않은 똥화
딸의 온 수저
딱한 사랑의 밥
경계선
소심한 반응의 역사(力士)
잊어 놀이
물방울 둘의 경주
기억빵
주머니가 많은 옷
신기한 토마토
어쩌면 시인이 아닐지도 모르는 증후군
허를 깨물다
아주 쓸쓸하지만은 않은 피공주님의 피공장 이야기
나의 인상 창의
늙가을, 은행 앞에서
팔색조의 아홉번째 스펙트럼
겨자씨보다 조금만 크게 살면 돼
거기에 흰 털이 났습니다
그래 의자가 너무 많았어
돌고래의 퇴화에 대하여
마음은 꽃 든 갸르송
꼼 데 갸르송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아무개씨
미지의 햄스터야 뭐야
재경이 코딱지 엄마 코딱지
재경아 재경아 엄마는 코각 길어지는 밤이 있다
피노키오들 피노키오 둘
뱉을, 부스럭 배틀
감자의 강자
봄비가 왔다
연주는 누굴까
찌무룩한 루카 씨의 일
전복은 날로 해야
상추쌈이나 한 상
김수영씨 어딨소?
영락(榮樂)없다
혹성 204호
거위의 오수(汚水)에서의 아침이다
나는 비약을 사랑하는 시인의 알에 불과할 뿐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