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연암 박지원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모은 산문집. 연암에 푹 빠진 박수밀 교수의 정성스런 번역과 자상한 해제를 따라가면서 연암의 맛깔스런 문장과 혁신적인 사상, 그의 인간적인 숨결까지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산문 가운데 연암의 진면목을 총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제 분류 및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위대한 문장가이자 사상가였으며, 세상을 바꾸려는 개혁가이자 평범한 한 인간이었던 연암의 다양한 면모들을 골고루 균형 있게 담아내고자 했다.
저자소개
저자 : 박지원
저자 박지원(1737∼1805)은 조선 후기의 문인이자 실학자다. 본관은 반남(潘南)이다. 자는 미중(美仲), 중미(仲美), 미재(美齋)이며, 호는 연암(燕巖), 연상(煙湘), 열상외사(冽上外史)다. 박사유(朴師愈)와 함평(咸平) 이씨(李氏) 사이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16세에 처사 이보천(李輔天)의 딸과 결혼했다. 장인에게는 《맹자》를, 처삼촌 이양천(李亮天)에게는 《사기(史記)》를 배워 본격적인 학문을 시작했다. 처남인 이재성(李在誠)과는 평생의 문우(文友) 관계를 이어 갔다. 청년 시절엔 세상의 염량세태에 실망해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고생했으며 이러한 성장 배경을 바탕으로 진실한 인간형에 대해 모색한 전(傳) 아홉 편을 지어 《방경각외전(放?閣外傳)》이란 이름으로 편찬했다. 영조 47년(1771) 마침내 과거를 보지 않기로 결심하고 서울 전의감동(典醫監洞)에 은거하면서 홍대용,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을 비롯한 많은 젊은 지식인들과 더불어 학문과 우정의 세계를 펼쳐 갔다. 정조 2년(1778) 홍국영이 세도를 잡고 벽파를 박해하자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황해도 금천군(金川郡)에 있는 연암협(燕巖峽)으로 피신해 은둔 생활을 했다. 연암이란 호는 이 골짝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정조 4년(1780)에 삼종형(三從兄)인 박명원(朴明源)의 연행(燕行) 권유를 받고 정사의 자제군관 자격으로 북경을 가게 되었다. 이때 건륭 황제가 열하에서 피서를 즐기는 바람에 열하까지 가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연행을 통해 깨달음을 확대한 연암은 기행의 경험을 수년간 정리해 《열하일기》를 저술했다. 정조 10년(1786) 유언호의 천거로 음사(蔭仕)인 선공감(繕工監) 감역(監役)에 임명되었다. 정조 13년(1789)에는 평시서주부(平市署主簿)와 사복시주부(司僕寺主簿)를 역임했고, 정조 15년(1791)에는 한성부 판관을 지냈다. 그해 12월 안의 현감에 임명되어 다음 해부터 임지에서 관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정조 임금이 문체를 타락시킨 장본인으로 《열하일기》를 지목하고는 남공철을 통해 순정한 글을 지어 바치라 명령했으나 직접 응하지는 않았다. 정조 21년(1797) 61세에 면천 군수로 임명되었다. 이 시절에 정조 임금에게 《과농소초(課農小抄)》를 지어 바쳐 칭송을 들었다. 1800년 양양 부사로 승진했으며 이듬해 벼슬에서 물러났다. 순조 5년(1805) 10월 20일 서울 가회방(嘉會坊)의 재동(齋洞) 자택에서 깨끗하게 목욕시켜 달라는 유언만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선영이 있는 장단(長湍)의 대세현(大世峴)에 장사 지냈다. 박지원의 문학 정신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옛것을 본받되 변화를 알고 새롭게 지어내되 법도를 지키라”는 의미다. 그는 문학의 참된 정신은 변화의 정신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글을 쓰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비슷하게 되려는 것은 참이 아니며, ‘닮았다’고 하는 말 속엔 이미 가짜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연암은 억지로 점잖은 척 고상한 글을 써서는 안 되며 오직 진실한 마음으로 대상을 참되게 그려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그는 틀에 박힌 표현이나 관습적인 문체를 거부하고 그만의 독특한 글투를 지향했다. 이러한 그의 글쓰기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연암체’라고 불렀다. 나아가 옛날 저곳이 아닌 지금 여기를 이야기하고자 했다. 중국이 아닌 조선을, 과거가 아닌 현재를 이야기할 때 진정한 문학 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를 일러 ‘조선풍(朝鮮風)’이라고 하는데 ‘조선의 노래’란 뜻이다. 연암의 학문적 성취와 사상은 《열하일기》에 집대성되어 있다. 《열하일기》에서 연암은 이용후생의 정신을 기반으로 청나라의 선진적 문물을 받아들여 낙후된 조선의 현실을 타개하자는 주장을 펼침으로써 북학파를 대표하는 학자로 우뚝 서게 되었다. 그는 《열하일기》 외에도 《방경각외전》, 《과농소초》, 《한민명전의(限民名田議)》 등을 직접 편찬했다. 연암의 유고는 그의 아들 박종의와 박종채에 의해서 정리되었는데 박종채가 쓴 <과정록추기>에 의하면 연암의 유고는 문고 16권, 《열하일기》 24권, 《과농소초》 15권 등 총 55권으로 정리되었다. 《열하일기》 의 경우, 오늘날 완질은 2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암의 작품은 대부분이 문(文)이며 시(詩)는 42편이 전한다.
역자 : 박수밀
역자 박수밀은 경기도 양평 사람이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연암 박지원의 문예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다. 《박지원의 미의식과 문예이론》, 《18세기 지식인의 생각과 글쓰기 전략》, 《글로 만나는 옛 생각 고전산문》 등을 썼다. 분과 학문의 경계를 벗어나 문학을 교육, 철학, 미학 등과 가로지르는 통합의 학문을 지향한다. 인간과 자연
목차
사이에서 생각하기
몸을 보존하는 법 以存堂記
천자문을 싫어한 아이 答蒼厓之三
고라니의 크기 答某
말똥 경단과 여의주 ?丸集序
사물은 본디 정해진 색이 없다 菱洋詩集序
영원한 것은 없다 ?齋集序
공(空)을 보아라 觀齋記
매미 소리와 귤 향기 蟬橘堂記
나를 사랑한다는 것 愛吾廬記
대나무를 사랑한 사람 竹塢記
울음의 역설 好哭場
하룻밤에 강을 아홉 번 건넌 사연 一夜九渡河記
코끼리 이야기 象記
시간와 역사 馹迅隨筆序
백이를 말한다 伯夷論 上
밤에 고북구를 나서다 夜出古北口記
문장가의 마음
글쓰기와 선변(善變) 楚亭集序
글쓰기의 요령 騷壇赤幟引
귀 울음과 코골이 孔雀館文稿自序
습관이 오래되면 천성이 된다 自笑集序
책 읽기의 단계 素玩亭記
천지자연이 독서다 答京之之二
사마천과 나비 잡는 아이 答京之之三
글은 홀로 쓰는 것 答蒼厓
매미 소리가 책 읽는 소리 與楚?
문장의 네 가지, 성색정경 鍾北小選自序
조선의 노래 ?處稿序
몰두해야 이룬다 炯言挑筆帖序
비슷함을 구하지 말라 綠天館集序
속 빈 강정과 개암 旬稗序
생활의 발견
머리 기른 중 髮僧菴記
새벽달은 누나의 눈썹 같고 伯?贈貞夫人朴氏墓誌銘
여름날의 추억 夏夜?記
스승과 제자 酬素玩亭夏夜訪友記
취해서 운종교를 거닐다 醉踏雲從橋記
말 머리서 무지개를 보다 馬首虹飛記
친구 석치를 조문함 祭鄭石癡文
친구를 잃은 슬픔 與人
여행길에서 꿈꾸다 渡江錄 七月六日
유리창에서 고독을 외치다 關內程史 八月四日
현실과 사회
벗을 사귀는 방법 會友錄序
백영숙이 기린협으로 간 까닭 贈白永叔入麒麟峽序
열녀 함양 박씨의 죽음 烈女咸陽朴氏傳
오랑캐란 모함에 대한 변명 答李仲存書
친구는 제2의 나 繪聲園集跋
북학의 참뜻 北學議序
송욱, 미치다 念齋記
진정한 볼거리 壯觀論
요술보다 무서운 것 幻?記後識
민 노인 이야기 閔翁傳
참다운 친구, 예덕선생 穢德先生傳
호랑이의 꾸짖음 虎叱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