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수세보원
사상철학을 집대성한 『동의수세보원』한글세대를 위한 완역 해설서
동무 이제마(1837~1900)는 조선 말기의 철학자이자 의학자로 한국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로 꼽힌다. 『동의수세보원』은 바로 동무 이제마가 자신의 철학을 집대성하고 의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킨 기념비적 저작이다.
『동의수세보원』의 주제는 인간의 몸이다. 「성명론」은 유학의 핵심 문제들을 몸이라는 새로운 기준점 위에서 해결하고 있으며 「사단론」은 희로애락이라는 인간의 감정을 건강과 행복의 비밀을 풀 열쇠로 강조하고 있다. 이 두 편이야말로 동무 철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데 동시에 사상의학을 위한 총론의 성격도 함께 갖고 있다.
한의학의 최고最古 경전인 『황제내경』이 도가 계열의 저술이라면 동무는 사상의학의 베이스캠프로 새롭게 유학을 정초하는 엄청난 작업을 시도한 것이다. 「성명론」과 「사단론」은 바로 사상의학의 『황제내경』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의원론」에서는 동양의학사를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의원론」의 짧은 문장은 경탄을 넘어 경이를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끝으로 사상인 병증약리론에서는 사상인(소양, 소음, 태양, 태음)이라는 초유의 개념을 도입하며 인간의 질병을 획기적인 시각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동의수세보원』은 체질의학의 시대를 견인하며 모든 체질의학의 원조가 되었다. 최남선은 『동의수세보원』을 두고 “조선 의학의 마지막을 찬란하게 빛낸 불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글항아리 동양 고전 시리즈로 나온 『동의수세보원』은 단순히 『동의수세보원』 번역서가 아니다. 이 책은 한의학 박사이자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용재 원장이 지난 20년간 사상의학과 함께 치열하게 고뇌하며 온몸으로 뒹굴어온 결과물이다. 그는 학부 시절부터 사상의학에 매료되어 이제마와 사상의학 관련 자료를 모조리 섭렵해왔으며 그 결과물을 2011년 『이제마, 인간을 말하다』(정신세계사)로 펴내기도 했다. 또한 임상 현장에서 사상의학을 치밀하게 확인하며 연구한 내공은 이 책의 깊이를 더해준 진정한 힘이 되었다.
이 책은 『동의수세보원』 전문을 빠짐없이 번역하고 꼼꼼히 해설했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동무의 철학을 종횡으로 속 시원히 설명해주며 사상의학에 대한 해박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인도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 전문에 걸쳐 조문번호를 새로 설정하여 연구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 한교연의 서문을 앞에 붙이고 누락된 처방과 체질별 식이 분류를 부록으로 실어 명실공히 가장 완벽한 『동의수세보원』 완역해설서가 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