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불안사회가 만들어낸 현대인의 자화상,
자신이 특별하다고 믿는 비뚤어진 자기애가 확산되고 있다!
갑질, 집단 따돌림, 데이트 폭력, 묻지마 범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갑자기 격분하는
우리 자신을 지키고 관계를 유지하는 법!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정신적인 폭군’, 그 정체는 무엇일까?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상상하기조차 힘든 흉악한 사건 소식에 불안은 일상이 되었다. 특히 고층빌딩에서 장난삼아 벽돌을 던져 한 여성의 목숨을 빼앗고, 동급생을 수 시간 동안 잔인하게 고문하고, 같은 동네에 사는 아동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하는 등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날로 흉악해지고 대담해지고 있다. 그러나 범죄의 흉포함보다도 사람들의 간담을 더 서늘하게 하는 것은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가해자들의 태도다. 뚜렷한 범행 동기가 없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피해자의 언행이 마음에 안 들어서, 심심해서, 심지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저질렀다고 하기엔 그 결과가 너무 참혹했다.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비단 청소년만이 아니다.
데이트 폭력, 어린이집 아동 학대처럼 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사건부터 보복 운전, 층간소음 살인 사건, 각종 갑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불만과 분노를 충동적으로 표출하는 행동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이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은 왜, 화를 참지 못하고 공격적으로 돌변하는 것일까?
우리의 일상이 이러한 위협에 노출되기 전에 일찌감치 이상 현상을 눈여겨본 학자가 있었다. 일본 정신의학계와 심리학계의 독보적인 권위자인 오카다 다카시이다. 그는 예전 비행청소년에게는 참작할 만한 비참한 환경이 있었고 그로 인해 발달 장애, 품행 장애, 해리성 장애로 이름 붙일 수 있는 정신 장애가 나타났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는 정신 질환이라고 보기엔 증상이 가벼운 반면 행위는 점점 잔혹해지는 사실에 주목했다. 또한 이와 비슷한 병리가 사회 곳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깨닫고 그 원인을 추적하는 일에 나섰다. 의료소년원 등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임상 사례를 접한 저자가 내린 현대사회의 정신병리는 바로 ‘과대자기증후군’.
그는 이 결론을 얻기까지 일본 사회를 경악시킨 무참한 살인 사건들 가운데 범행 당시 범인의 정신 상태를 알아내기 힘들고 행동 병리를 밝혀줄 단서를 찾지 못한 사건에 집중했으며,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가해자들과 긴 시간 면담하고 그들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았다. 또 사건을 일으킨 뒤에 그들이 보인 행동과 발언 등을 추적해 이들에게 나타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가 발견한 이들의 이상 행동의 공통점은 ① 현실감이 떨어지고 판타지 세계에 빠져 있는 경향(자기애성 공상, 해리성 경향) ② 과도한 전능감과 자신감 ③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결여(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일에 대한 죄책감의 결핍, 책임 전가와 자기정당화) ④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격한 분노 ⑤ 쉽게 상처받고 그런 상처에 사로잡혀 있는 점 등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다카시는 이를 근거로 이들의 증상을 ‘과대자기’에서 비롯된 장애, 즉 ‘과대자기증후군’이라고 이름 붙인다. ‘과대자기’란 하인즈 코헛의 자기심리학에 나오는 개념이다. 코헛에 따르면 ‘과대자기’는 아동기에나타나는 가장 미숙한 자기애 단계를 말하며, 자신을 신처럼 전능하다고 여기며 어머니가 자신의 모든 욕구를 들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심리적 구조를 지닌다. 어린아이의 과대자기는 적당히 성취되거나 단념하는 상황을 통해 좀 더 현실적인 자존심과 자신감으로 변하는데, 성장 과정에서 자기과시성 욕망을 전혀 충족하지 못하거나 과도하게 누리게 되면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과대자기’가 지배적인 힘을 지니는 ‘자기애성 인격 장애’로 나타난다. 그러나 다카시가 말하는 과대자기의 개념은 훨씬 폭넓고 복합적이다. 그는 과대자기증후군이야말로 사회 전체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적 성향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며 정신의학적, 심리학적인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인 측면까지 내포하는 복합적인 증후군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로, 현대사회에 나타나는 이상 행동은 어느 정신질환에도 속하지 않거나 정상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정신질환 증상이 아닌 행동의 밑바탕에 깔린 공통된 병리를 살펴보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이 공통점이 바로 ‘과대자기증후군’이다. 예를 들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공상에 몰두하는 특징 때문에 ‘발달 장애’라고 진단 내리기엔 죄책감이 없는 점과 과대한 전능감이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는 자살을 시도하지 않고 지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기분이 쉽게 변하고 자아
저자소개
저자 : 오카다 다카시
저자 오카다 다카시
도쿄대학교 철학과에서 공부를 하다가 연구실에 틀어박힌 생활 에 회의를 느끼고 교토대학교 의학부에 다시 들어가 정신의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교토대학교 대학원에서 뇌과학신경생물학과 뇌병리의학을 연구했고 교토의료소년원, 교토부립라쿠난 병원에서 근무했다. 상처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비가 올 때 필요한 우산과도 같은 ‘마음의 안전기지’를 마련해주겠다는 취지로 2013년 자신의 이름을 건 오카다 클리닉을 개원했다.
『상처받는 것도 습관이다』, 『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일이 나를 아프게 할 때』, 『나는 왜 적응하기 힘들까』, 『아버지 콤플렉스 벗어나기』,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등의 저서들로 일본 정신의학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았다. 한국에는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애착 수업』 등 여러 권의 저서가 소개되어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역자 : 최용우
역자 최용우
일본 게이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중일어문학과 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 『인간의 영혼은 고양이를 닮았다』, 『어느 하급장교가 바라본 일본제국의 육 군』, 『페퍼로드』, 『도쿄 최후의 날』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_ 할 말을 잃은 정신의학
제1부 이상 사태의 밑바탕에 있는 것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이였는데 | 벽에 부딪힌 지금까지의 정신의학 개념 | 커다란 단층의 존재 | 어째서 소년은 도끼를 내려친 것일까?| 우등생이었던 소년의 비즈니스 | 집에 불을 지르고 데이트를 하러 나간 소녀 | 기저에 있는 공통점 | 공통된 다섯 가지 특징 | 발달 장애일까? | 질환 개념으로는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병리 | 경계라는 사각지대 |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는 정신의학
제2부 과대자기증후군이란 무엇인가?
원조 과대자기증후군 | 자기애의 발달과 과대자기 | 애착의 파탄과 자기애 장애 | 힘의 원천으로서의 전능감 | 나만 바라봐 | 세계의 중심에 있는 나 | 진정한 공감 능력을 잃어버리다 | 자기대상과 전능대상 | 소유와 지배의 관계 | 판타지 세계와 해리성 증상 | 쉽게 상처받는 성향과 회피·공격 | 자기애의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상처 입은 자기애와 분노의 폭주 | 전능감의 표현으로 나타나는 파괴 | 확산되고 있는 과대자기증후군
제3부 과대자기증후군의 비극
‘왕자님’의 범죄| 방화를 저지른 명문대학 학생 | 아름다운 방화광 | 게임 마니아 청년의 실험 | 풀리는 수수께끼 | 강한 척 무장했던 갑옷이 벗겨졌을 때 | 암담한 사건 | 혜택받지 못한 양육 환경 | 비대해지는 병적인 소망 | 판타지와 자기대상의 폭주 | 최후의 강한 척 | 사상 최악의 범죄 | 점점 심해지는 문제 행동 | 광명에서 암전으로 | 책임 전가의 말로 | 발달, 애착, 자기애의 장애라는 삼중고
제4부 과대자기증후군을 초래하는 현대사회
회피형 애착과 과대자기증후군 | 과잉보호와 방치 | 혼내지 않는 부모와 너무 혼내는 부모 | 아버지 없는 사회와 과대자기증후군 | 위대한 아버지를 둔 경우 | 조증적 방어를 하는 사회 | 경쟁 사회의 표상 | 발달 장애아에게 미치기 쉬운 악영향 | 자기애형 사회가 만들어내는 자기애의 상처 | 양극화라는 발전기| 뇌 측면에서 바라본 과대자기증후군 | 공감성과 위험 회피의 의외의 연관성 | 제어의 실패와 폭주하는 감정
제5부 우리 가까운 곳에 있는 과대자기증후군
가정ㆍ학교에서의 과대자기증후군: 비대화된 이상과 버려진 현실
우리 아이라는 스타 | 버려진 현실 속 아이 | ‘천재 플레이어’의 타락 | ‘귀엽다’의 의미가 변했다! | 가장 사랑하는 이를 죽이는 심리 | 좌절된 재능 |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지 않다 | 의문시되는 군대식 단련 효과
직장에서의 과대자기증후군: 끝없는 욕망과 투쟁의 결과
양육강식의 시장경제 | 심화되는 격차 |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 | 우울증과 심신증으로 괴로워하는 기업 전사들 |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을 찾아서 | 카지노화되는 경제와 칩에 멸시당하는 일꾼들 | 히카리 클럽 사건을 통해 보는 과대자기증후군 | 조증적 방어가 불가능할 때| 단 한 번의 실패가 부른 몰락
연인관계에서 나타나는 과대자기증후군: 환상을 사랑하는 현대인
남근 나르시시즘의 표상들 | 또 하나의 전략 및 사랑을 둘러싼 게임의 행방 | 사라진 영국인 여성 | 과대자기의 표상인 오나시스 | 끝이 보이지 않는 늪, 가정 폭력 | 슈퍼스타의 범죄 | 위험한 초남성적 전능감 | 스토커, 가정 폭력, 성희롱 그리고 과대자기증후군 | 대등하지 않은 사랑의 병리 |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를 사랑하다
제6부 과대자기증후군 극복 방법
과대자기증후군과 마주하다
가까이에 있는 과대자기증후군 | 과대자기증후군을 인식하다 | 거울이 되는 기술 | 거리를 유지하는 기술 | 안전 기지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 애착이란 특별 취급을 하는 일 | ‘이상화’의 위험성과 효용 | 거래에 응하지 않기 | 승패를 다투지 않기 | 충고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려면
과대자기증후군을 방지하다
상처를 이겨내는 힘을 기르는 것 | 애정과 질책의 균형 | 안정된 애착이 되돌아보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 사람은 혼자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 | 따뜻함이 느껴지는 체험 | 자립을 재촉하는 사회 시스템의 필요성 | 공평한 기회와 격차 해소
과대자기증후군에서 벗어나다
다양한 경험이 주는 중요함 | 이상화한 대상과의 만남과 졸업 | 마하트마 간디의 경우 | 부모로 성장하기 위해서 |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사는 일 | 자신을 알고 자신을 받아들이다
끝내며 _ 행복은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사람 곁에 있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