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우리 헌법 이야기
2004년은 명실공히 '헌법의 해'였다. 대통령 탄핵 소추라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해서 신형정수도법 위헌판결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이슈들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잇따르면서 전 국미의 눈과 귀가 헌법에 쏠렸고 '관습헌법'이란 말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새삼스레 헌법을 읽자는 외침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헌법의 의미에 대한 재조명이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진 한 해였다.
하지만 그 열풍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지금까지도 '현대사회의 경전'이라는 헌법을 뒤적여보려는 일반인들을 위해 쉽게 풀어쓴 헌법 해설서는 찾기 힘든 형편이다. 더구나 뚜렷한 헌법관이 있는 헌법책을 보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한상범의 <살아있는 우리 헌법 이야기>는 명실상부한 '시민을 위한 헌법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 한상범은 동국대에서 42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불교인권위원회 대표,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을 역임하며 일제 잔재 청산과 인권 개선에 앞장서왔으며, 2004년까지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최전선에서 독재시대 인권유린의 망령과 싸웠다.
그는 군사독재 시절 1964년 한일협정 반대, 1969년 3선개헌 반대, 1972년 유신반대 운동에 참가하는 한편, '수형자의 인권' '세계의 인권' 등 매년 30~40편의 인권 관련 논문을 발표하면서 글쓰기와 행동 양쪽에서 활발한 현실 참여를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