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국내 최초 소개되는 장편소설 《거미남》작가, 평론가, 독자 모두 손꼽는 대표 단편소설 3선《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권에는 총 4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국내 최초로 번역 출간되는 《거미남》과 란포의 대표 걸작으로 이견이 없는 『오시에과 여행하는 남자』, 『애벌레』, 『천장 위의 산책자』가 그것이다. 《거미남》은 란포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연재한 첫 번째 장편소설로, 활극적 통속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탐정소설의 인기가 한풀 꺾였던 당시, 란포는 ‘남녀노소 두루 즐길 수 있는 소설’을 지향하는 잡지 《고단쿠라부》에 《거미남》을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란포 스스로의 우려와는 달리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대중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지만 란포 특유의 그로테스크함과 에로티시즘은 잃지 않았으며, 특히 당시로서는 충격적이었던 범인 설정으로 인해 현대의 쾌락형 사이코패스나 시리얼킬러의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마치 변사가 관객에게 이야기를 하듯 작가가 독자들에게 직접 사건과 인물을 서술하는데, 옛 소설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정겹다.환상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작가 스스로 최고작으로 손꼽은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는 분위기, 묘사, 이야기 등 모든 면에서 낭비가 없이 뛰어나 같은 시대의 문학 소설도 능가하는 완성도를 보인다. 전쟁으로 팔다리를 잃은 남편과 아내의 기이한 애증을 다룬 『애벌레』는 출간 당시 일본 군부의 검열을 우려하여 소설의 상당 부분을 출판사가 임의로 삭제했는데, 이후에도 반전(反戰)소설로 낙인 찍혀 판매금지를 당한 문제작이다. 우연히 발견한 천장 위 공간에서 타인을 훔쳐보며 쾌락을 느끼는 남자를 그린 『천장 위의 산책자』는 란포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명탐정 아케치 고고로가 등장하는 이 작품은 수차례 영화,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작가의 모든 걸작선마다 반드시 소개되는 걸작이다.
저자소개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가로서 일명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린다. 본명은 히라이 타로(平井太郞)이지만 에드가 앨런 포의 이름에서 따온 필명을 평생 사용하였다. 1894년 미에 현에서 태어났다. 초등학생 때 어머니가 번안된 추리 소설을 읽어준 것을 계기로 추리 소설에 빠졌다. 1914년 처음으로 에드거 앨런 포와 코난 도일의 소설을 접하고 심취하였다.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후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서점 경영과 잡지 출간에 실패한 뒤 1923년 신청년에 『2전짜리 동전』을 발표하며 추리작가로 데뷔했다.
1925년 일본을 대표하는 탐정 캐릭터 ‘아케치 고고로’를 탄생시킨 추리 소설 및 괴기, 환상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발표했다. 전쟁 기간 동안 예술에 대한 검열이 거세지자 [소년 탐정 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었다. 눈부신 걸작 단편들을 다수 발표하여 일본 추리소설계의 유명 작가가 되었지만, 한때 붓을 꺾고 방랑하기도 하고 반전 혐의로 검열에 걸려 전면삭제를 당하기도 했다. 전후에는 일본탐정작가클럽을 창설하고 잡지를 발간하며 강연과 좌담회를 개최하는 등 추리소설의 발전과 보급에 큰 공헌을 했다. 1947년 ‘추리 작가 클럽’을 만들고, 1954년 추리 소설 문학상인 ‘에도가와 란포 상’을 만드는 등 일본 추리 소설을 대표하는 인물이 되었으며, 그의 환갑을 맞아 탄생한 에도가와 란포상은 지금까지도 일본의 추리소설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며, 추리작가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은 고단샤講談社가 출판하고 있으며, 38회부터는 후지TV가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하고 있다. 일본 추리소설 문단의 중심적인 인물로서 추리소설의 부흥을 위해 헌신한 것으로 평가된다. 1965년에 뇌출혈로 사망했다.
작품으로 『빨간 방 赤い部屋』, 『D언덕 살인사건(D坂の殺人事件)』(1925), 『심리시험(心理試)』(1925), 『음울한 짐승(陰)』(1928), 『황금가면(金面)』(1930) 및 소년 탐정이 활약하는 시리즈물 『괴도 이십가면(怪人二十面相)』(193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