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국주의와 가부장제의 폭력적 이데올로기에 맞선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영화 〈박열〉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 한가운데로 들어온 가네코 후미코는 우리에게 그리 낯익은 이름은 아니었다. 그녀는 영화를 통해 독립운동가 박열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아나키스트로 재조명을 받았고, 그녀의 이름 앞에는 ‘조선을 사랑한 아나키스트’, ‘아나키스트 박열의 연인’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이런 수식어만으로는 치열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삶과 사상을 설명할 수 없다. 이 책은 천황 암살을 시도한 혐의로 박열과 함께 구속된 가네코 후미코가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쓴 옥중 수기이다. 사후 5년 되던 해인 1931년에 출간된 이 수기에는 가난과 학대 속에서 보낸 혹독한 어린 시절은 물론, 박열을 만나기까지 치열하게 살아내야 했던 삶의 궤적을 담고 있으며, 무엇이 그녀를 아나키스트로 이끌었고 스물세 살의 나이에 옥중에서 죽어야 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가네코 후미코
저자 가네코 후미코는 1903년 일본 야마나시현 요코하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갖은 고생을 하며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1912년 고모 집의 양녀가 되어 충청북도 청원 부강리로 갔다. 하지만 사실은 식모살이나 다름없었고 7년을 친할머니와 고모의 학대 속에서 살다가 일본으로 돌아왔다. 외갓집과 아버지 집을 오가며 앞으로 살아갈 길을 모색하던 중, 학문에 대한 열망을 품고 도쿄로 가서 신문팔이, 가루비누 행상, 식모살이, 식당 종업원 등을 하면서 어렵게 공부했다. 일본인과 조선인 아나키스트, 사회주의자 등과 교류하면서 사회 모순에 눈을 떴고, 우연히 박열의 시 〈개새끼〉를 읽고 반하여 1922년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이후 박열과 함께 ‘불령사’를 조직하여 아나키스트 운동을 전개했으며, 1923년 9월 간토대지진의 혼란 속에서 천황 암살을 시도했다는 혐의로 박열과 함께 검거되었다. 1926년 3월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열흘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지만, 1926년 7월 우쓰노미야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역자 : 장현주
역자 장현주는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공부한 후 일본 문학을 더 깊이 연구하고자 일본 분쿄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 진학했다. 분쿄대학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분쿄대학 대학원에서 연구생으로 1년간 더 일본 문학에 대해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 《IQ 210 김웅용 : 평범한 삶의 행복을 꿈꾸는 천재》, 《삼국지 1~10》, 《마음》, 《글 잘 쓰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도련님》, 《은하철도의 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