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0년대 한국 시단에서 김경주의 등장은 돌발적이고 뜨거운 사건이었다. 연극과 미술과 영화의 문법을 넘나드는 다매체적 문법과 탈문법적 언어들, 그리고 시각의 층위를 넘나드는 다차원적 시차(視差), 그러면서도 '폭력적'일 수준의 낭만의 광휘는 서정적 논리 자체가 내파되는 언어적 퍼포먼스였다. 김경주의 이러한 시작(詩作) 행위는 두 번째 시집 『기담』과 세 번째 시집 『시차의 눈을 달랜다』에서도 이어져 아직 실현해보지 못한 자을 미상의 어떤 새로운 예술적 경지를 욕망하며 타고 난 직관으로 온몸으로 그곳을 향해 나아가며 눈앞의 모든 것을 본능적으로 간파하는 모험을 해왔다.
그런 뒤에 우리는 다시 시인의 첫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를 읽는다. 그리고 숨차고 울렁거리는 언어의 폭우와 틈을 파고들어 다른 누구도 보지 못하는 다른 층위를 보고 느끼는 분명한 '있음'에 대한 감각은 모두 이 시집 안에 내재된 에너지의 기화였음을 깨닫는다. 김경주 시의 근원적 우주인 첫 시집을 다시 읽는 이 '회귀'의 경험은 또한 다시 살아난 이 시집의 당위를 실감하게 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김경주
저 : 김경주
시인이자 극작가. 1976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문단에 등단하였다.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 작품을 올리며 극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야설작가, 대필작가, 카피라이터 등을 전전하다가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를 펴내면서 이 문단과 대중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등단 2년 만인 2005년 대산창작기금을 받을 당시, 주최 측에서는 상금 천만 원보다도 더 귀중하고 무서운, '걱정스러울 정도로 뛰어난 시적 재능'을 가졌다는 극찬을 했다.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상, 200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 문학 부문상, 2009년 제28회 김수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독립영화사 '청춘'을 확장 개편한 무경계 문화펄프 연구소 '츄리닝바람'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인디문화를 제작하고 개발하며 공연기획들을 하였다. 최근에는 스튜디오 '나는 공항'에서 다양한 문화 작업과 실험극 운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노빈손의 판타스틱 우주 원정대』, 『시차의 눈을 달랜다』, 『기담』, 『패스포트』 『노빈손 조선 최고의 무역왕이 되다』『고래와 수증기』 등이 있다. 역서로는 『분홍주의보』 등이 있다.